12월28일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마태오 복음 2장 13~18절
<하느님이 보내주시는 위험신호에 민감해집시다.>
피에르 신부님의 ‘단순한 기쁨’이라는 책에 다음과 같은 예화가 있습니다.
【일을 마치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실내화에 발을 푸근히 집어넣은 채 소파에 안락하게 자리잡고는 음악을 듣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용감한 사람을 난 상상한다.
갑자기 창문이 깨지고 누군가 그에게 소리친다.
“어서 피하세요!”
그러자 그가 외친다.
“조용히 해요. 대체 거기서 뭐하는 거요?” “모르세요? 집에 불이 났다구요!”】
만약 집에 있던 사람이 위험신호를 무시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집과 함께 불타버리겠죠...
그렇게 불타버리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주위에서 들려오는 위험 신호를 잘 감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신호는 신고를 받은 소방관에게서 올 수도 있고, 불길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목격한 이웃주민에게서 올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스스로가 냄새나 열기 등으로 위험 신호를 감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되는 위험 신호들에 민감해져야, 자신의 생명을 구하고 지킬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요셉도 주변의 위험 신호에 민감했기에, 아기 예수님의 생명을 지킬 수 있었던 거라 생각합니다.
주님의 천사가 꿈에서 요셉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합니다.
“박사들이 돌아간 뒤, 꿈에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 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 버리려고 한다.”
만약 요셉이 평소 하느님의 목소리를 구별해내는 훈련을 하지 않았다면, 그냥 꿈이려니... 했을 겁니다.
하지만 요셉은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구별해내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했나 봅니다.
꿈에서 들은 천사의 메시지가 하느님의 목소리임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그 날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아기 예수님의 생명을 지켜줍니다.
우리도 우리 안에 탄생하신 ‘말씀이신 아기 예수님’을 돌보고 지키기 위해서, 하느님이 보내주시는 위험 신호에 민감해 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난 집에서 티비를 보고 있는 사람처럼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의 목소리에 민감해지기 위해서, 기도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성체 앞에서 조용한 침묵 중에 들려오는 하느님의 미세한 음성에 귀 기울여보고, 성경 구절에서 들려오는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 보고, 또 신앙공동체 안에서 들려오는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이 보내주시는 위험신호를 민감하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겁니다.
오늘 하루, 기도 안에서 하느님의 음성에 귀 기울여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인천교구 밤송이(김기현 요한)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