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후원
왕의 정원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그야말로 호기심 천국이예요.
나지막한 언덕을 내려가니 연못과 함께 나타났던 부용지를 보는 순간 너무도 놀랐어요.
마치 숨겨놓은 보석을 보는 듯 화려하게 빛을 내고 있더군요.
사각형 연못을 중심으로 2층 규모에 주합루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518년 조선왕조의 르네상스는 25대 정조라고 합니다.
1776년 정조가 창건한 주합루 아래층에는 왕실 직속 도서관 규장각이 있고
위층은 열람실과 누마루를 만들었답니다.
주합루로 들어가는 출입문에 쓰인 현판이 어수문이네요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다는' 정조의 정치철학이 마음을 사로잡아요.
주합루 동쪽으로 있는 영화당이예요.
왕이 직접 입회하는 특별 과거시험을 치른 장소라고 합니다.
연꽃이란 뜻의 부용정이 보입니다.
부용정은 과거에 급제한 이들에게 주연을 베풀고 축하해 주었던 정자라고 해요.
억불정책으로 유명한 조선왕조지만 왕들은 유난히 연꽃을 좋아했나 봐요.
정조도 연꽃의 부용지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숙종은 연꽃을 유난히 좋아했다고 해요.
숙종이 지였다는 정자 애련정이예요.
연꽃은 지고 연잎이 연꽃인양 화려합니다.
애련지 맞은편에 1827년 효명세자가 지었다는 의두합이 나지막한 기와담장 너머로 보입니다.
숲 속의 작은 집이어서 더욱더 운치가 있어요.
마치 동화 속에 주인공처럼.
한 여름 숲 속에 있는 정자들이야말로 피서지로는 최상급일 거예요.
흐르는 물을 벗 삼아 날렵한 부채꼴 모양의 관람정과 맞은편 언덕에 있던 승재정 보입니다.
1644년 인조 때 지었다는 존덕정이예요.
특이하게 지붕이 두 개로 되어있어요.
정조가 1798년 쓴 '만천명월주인옹'이란 나무판이 존덕정 안 북쪽 지붕에 걸려있다고 해요.
'뭇 개울들은 달을 받아 빛나지만 달은 하나다'라는 왕권신수설에 가까운 주장은
사대부가의 밀당에서 선점을 차지하기 위한 정조의 강한 의지인 듯싶어요.
아버지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죽음을 어린 나이에 경험하면서 누구보다도 효자였던 정조는
활 쏘기에서 50발 모두 명중시킬 수 있었지만 한 발은 빗나가게 쏘면서
"무엇이든 가득 차면 못 쓰는 것이다"라고 정조실록에서 했던 이야기는 카리스마 작렬하고
리더십에 고수임을 입증하는 행동인지라
이 정도 되면 왕권신수설에 가까운 그의 정치 철학조차도 용서를 하기로 했습니다.
( 제가 쓰고 있는 글은 창덕궁과 창경궁 안내책자를 보면서 참조하였는데
창덕궁과 창경궁 안내책자에는 정조이야기가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창덕궁 후원에 와서는)
창덕궁 후원 가장 깊숙한 골짜기에 흐르는 물을 옥류천이라 부릅니다.
여름비가 그치고 한여름 땡볕은 속살까지 태울 기세지만 숲 속에 내려앉는 햇살은 초록빛 천국을
꾸미며 소요정이랑 숨바꼭질을 하고 있어요.
옥류천에는 1636년 인조는 왕희지 흉내를 내고 싶었는지 소요암을 깎아내고 홈을 파서
작은 폭포를 흐르는 물 위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짓는 유상곡수연을 벌였다고 하는
소요암 폭포랍니다.
이제는.... 조선 왕들의 여름 정원 엿보기도
끝나고 내려가는 길에 전설의 느티나무를 만났습니다.
울창한 나무들이 어우러진 후원에서 굵은 나뭇가지
사방팔방으로 뻗어 그 위용을 자랑하던
느티나무가 다른 나무에서 볼 수 없는
신비스러운 타투가 있어 전설의 나무로 통하기도 합니다.
-창덕궁 후원 느티나무-
조선왕조의 흥망성쇠 무심히 볼 수없어
온몸에 세월에 흔적 그려낸 느티나무여!
설핏 비치는 금빛 도포자락에는
피비린내 나는 역사가 스며있으니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위용에 빛이 나는구려.
본문은 창덕궁 창경궁 안내책자를 참조하였습니다
2024.8.30
NaMu
첫댓글 인솔자 따라
걍 워킹만 했는데
올리신 글 따라
다시 한번 가고 싶네요.
그러게요 인솔자 따라 다녀야해서 제대로
뭘 볼 수가 없는데요.
저는 인솔자 얘기 안 듣고 그냥 함 해 봤어요.
마주 잘읽고 갑니다.
잘 봐 주셔서 넘넘 감사드려요.
우리의 궁을
탐방하게 되면..
새로운 마음으로
더욱 자세히 볼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지 인 운영자 님은 역사에
아는게 많으셔서 특히나 마음에
와 닿을 것같아요.
창경궁의 여러 모습,
잘 보고
다시 새기고 갑니다.
느티나무 둥치의
무늬는
문양을 새겨 넣은 듯,
무엇을 의미하는 지?
느티나무만이 알런가요.
본문에 첨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후원은 가이드를 따라다녀야 하는데요.
사진 찍느라 가이드 설명은 안 들었거든요.
근데요 끝나고 나올때 쯤 가이드가 느티나무 옆에서 전설의 느티나무라고 하면서
설명하는데 신기했어요.
그러게요 느티나무가 왜 그렇게 신비한 모습을 했는지....
옙^^ 창덕궁 창경궁 안내책자가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감사는 제가 드려요.
이제 정말 끝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