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에서 / 다중이
뙤약볕 쏟아지는 날은
거꾸로 메달려 울어야 한다
그래야
누군가 나에게 마음을 기우릴 것이다
듣는 사람이 있어서 울고 또 울었다
차곡하게 쌓인 날들의 노래는
넓은 빈터에서는
애처러운 울음소리가 되는 것
햇빛이 뜨겁고 세차게 찌른다고
뫼르소*는 사람을 죽였다
비가 오는 날은
삶을 내려놓기 좋은 날이다
그림자가 드리운 날엔는
한 달간의 사랑을 나눈 껍데기만 남긴 채
바람 속 꼭두각시처럼 사라질 것이다
뙤약볕이 날카롭게 비추는
어긋난 누리에
또 다른 볕은 아래로 아래로
끝없이 쪼일 것이다
* 뫼르소 :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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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에서 / 다중이
장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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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4
24.07.24 08:2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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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3연을 첫 연으로!
뙤약볕의 강열함은 사람을 죽이듯
절치부심의 어둠 속 생명들을 솟아나게 하는 힘을 가졌네요.
뙤약볕
폭죽이 터진 듯
여기저기서 솟아난 생명들을 생각합니다.
뙤약볕의 수혜를 입은 매미
매미의 표현은 울음일까요 노래일까요
짧은 생이 억울해서, 십 년 공이 아까워서, 기가 막혀서, 등등 울 수 있는 요건이 차고 넘치는데...
우리는 노래로 받아드리기도 하지요
우리 말로만! 이것은 그리 특징적이라 할 수 없어요.
한자나 관념어일지라도 꼳 필요한, 우리말보다 더 강열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면 서슴없이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거기에 얽메어 늘어진 문장을 만들기 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