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영철의 동네한바퀴가 우리들의 골목길 추억과 함께 뒤엉켜 있어 재미있게 본다.
김해 읍내로 자그만 2층집 지어 들어온지 이제 5년쯤 되다 보니 그런 골목길에서 재래
시장이며 5일장도 부근에서 서니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더우기 옛날부터 부산 마산 다니던 버스길이 옆에서 지나고 있어 대중교통도 좋아 운전
하기 싫어지는 차에 버스타고 어디든지 가게 되고 졸리면 차창에 기대어 자기도 한다.
걸어서 10분이내에 한의원이야 의원급 병원들이 즐비하다 보니 그것역시 이 나이엔 편리
할 때가 많다.
그래서 오후가 되면 가벼운 베낭 하나 메고 이어폰 귀에 꽂고 잘 돌아 다닌다, 벤티나
24시에 들러 목도 축이고 마트에 들러 맛배기도 즐기며 아이들 줄 먹거리도 챙기면서..
5일장이 서는 날은 베낭도 무거워진다, 떠리하는 과일이랑 꽈베기랑 시골 할마니가
파는 푸성귀도 잘 사 담는다.
요새 도시에는 이용원이 안보이고 미장원 가서 이발하는데 이곳에는 아직 군데군데 남이
있다. 이사하고 어디서 이발할까 하고 찾다가 들어 간 곳이 '마을 이용원'이다. 세면대가
타일로 만들어져 있는 70년대의 정감이 느꺄지는 곳이다.
우리 또래의 이발사가 반가이 맞아 통성명을 했다,
"이 동네에 새로 이사오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아 예. 저는 요 앞 합성국민학교를 나와 71가 되도록 이발만 하는 박아무갭니다."
이 나이에 합성국민학교라면 생각 나는 사람이 있다.
"혹시, 요 앞전에 국회의원 보궐선거 나왔다가 떨어졌지만 이정욱이라고 아시는지요?"
"아 예, 잘 알지요, 합성국민학교 같이 나왔다 아입니꺼,"
"아 그렇습니까."
"정욱이 저거 집은 잘 살았어요, 저거 아부지가 보건소장도 하고 그랬는데 우리는 못살아서
울 옴마가 정욱이 저거 집에 식모 살았어요, 그래서 배고프면 밥 얻어 먹으러 가곤 했어요."
이발료는 머리까지 감겨주고 7천원, 면도까지 하면 1만원이다.
어느날 아침 일찍 들렀더니 아침에 어디 갔다오는 모양이다.
"어디 갔다 오는가베요?"
"아 예, 생림에 돼지를 한 5백마리 키우는데 좀 거들어 주고 안 옵니까."
"아이고 부자시네요, 그정도 키울라면 일이 많을낀데요."
"아 예, 제 처가 키우는데 자동화 시설이 돼 있어 먹이주고 청소하는 기 수훨하다 아입니꺼."
"요새 그기 땅값이 많이 올랐다카던데 얼마나 갖고 있나요?"
"한 오천평 됩니다, 예전에 쌀 때 쪼깬식 사 모았다 아입니까."
생림면은 김해읍내에서 한 4~10키로 떨어 졌는데 공장들이 들어서는 바람에 평당 2백은
훌쩍 넘는 시가다, 5천평이면 100억이다. 배고파 남의 집 식모살이하는 엄마한테 가서
밥 얻어 먹고 오던 국민학교 밖에 안 나와 이발하는 양반이 이 나이에 백억재산가 되어 있다.
베낭 메고 동네 돌아 다니다 보면 살아가는 정감도 들고 인생이 있고 살아가는 냄새 속에
빠져 들기도 한다. 나는 이것을 동네 순찰한다고 한다. 지인이 전화가 와서 지금 뭐하고
있냐고 물으면 그렇게 대답한다.
"나는 지금 동네 순찰 중입니다,"
첫댓글 정본아 이 이발사 사진보고는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지 모르겠다. 저거 엄마가 우리집에 식모살이했다는 것도 내 기억엔 없다. 거쳐간 식모가 4~5명 얼굴도 기억나는데 합성국민학교 동기 엄마가 식모살이를 했다고? 다음에 김해가면 천상 머리 한번 깎으러 가아겠다. 100억대 자산가 이발사한테...
근데 자네가 물려받았을 거제도 땅은 평당 500은 하겠제?
안그래도 내려오면 같이 이발하러 오겠다 했더니 계면쩍게 웃더라
거제도는 요새 엉망 되어있다, 창원도 개창난지 오래고....김해도 난리다..
문제인 카면 이빨 가는 사람 많다아이가 이놈의 정권 하루빨리 바껴야지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