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의자
김금래
시골 마을 텃밭 옆에 폐타이어가 있지. 바퀴 닳도록 길을 달리다 할머니를 만난 폐타이어. “비 맞아도 젖지 않는당께. 앉아 보소!
엉덩이가 따습구만이라.” 밭이랑의 참외처럼 달달한 할머니 칭찬에 타이어는 시골 의자가 되었어. 허리 두드리며 텃밭을 나온 할머니가 수건으로 옷을 탈탈 털고 의자에 앉으면 이웃 사람들 흘러와 맑은 물소리를 내지. 낼은 운동회고 글피는 혼자사는 할아버지 생일이고 시냇물에 나무다리 떠 내려간 것도 사투리로 아는 의자. 나비, 방아깨비, 별도 달도 앉았다 가는 의자. 아이들 달려와 둥글게 앉으면 해바라기가 되는 의자, 동그라미 속에 토끼풀도 키우는, 이제는 시골 사람 다 된 의자.
첫댓글 시골 풍경이 정겹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