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대본: 김 진 연출: 김광보 음악: 이동준 안무: 안애순 출연: 송영두,안근호(호동) 박화요비,김선영(사비) 박완규(운) 이지은(선우) 그외 서울예술단
줄거리: 대무신왕 15년. 고구려와 낙랑, 한(漢)이 날카롭게 대치한다. 고구려는 향후 한과의 전쟁에 앞서 후일의 위협이 될 낙랑을 제거하고자, 낙랑은 영토확장을 위한 남진 시에 고구려의 참견을 막기 위해 고심한다. 한은 고구려의 서진정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 에 삼국은 결혼을 정치수단으로 이용, 서로의 이권을 챙기려한다. 내면적으로는 고구려의 대무신왕은 후일의 왕권 이양을 위해, 호동은 그 대권을 이어받기 위해 이 계략에 동조하나,낙랑의 공주 사비를 만나면서 그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낙랑 또한 공주를 이용한 혼인으로 고구려의 약점을 잡으려하나, 이미 집적된 균열과 사랑이라는 변수를 깨닫지 못한다. 낙랑의 사비에게는 '자명고'라는 두 오빠가 있으니 ,북에 해당하는 '충'은 왕자다운 위 엄을 갖추었고,피리에 해당하는 '운'은 수시로 몽환과 현실이 뒤섞이는 신비한 인물이다. 결혼 혼수를 위장한 고구려 군사가 낙랑에 다다르지만 울리는 북과 피리소리로 인해 저지 당하고,호동은 갇히게 된다. 낙랑의 운명과 호동의 사랑에 갈등하던 사비는 그 사랑에 못 이겨 운을 충동하고,급기야 운은 미쳐버리는데... 고구려는 승전하지만 낙랑의 폐허 앞에서 호동은 죽은 사비를 맞는다.
바람의 나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비극적인 사랑을 나누는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를 소재로 하였다. 바람의 나라는 1992년부터 10년간 만화로 다뤄진 내용의 후일담을 내용으로 담고있다.1996년에는 온라인 머드게임으로 만들어졌고 이 뮤지컬은 원작자인 김 진이 직접 대본을 맡았고, 음악은 '쉬리' '은행나무 침대'의 사운드트랙을 맡았던 이동준이, 군사들의 역동적인 군무는 중견 무용가 안애순이 맡았다. 여러 사람의 절도있는 동작의 어울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느낄 수 있었고, 호동과 사비의 애틋한 사랑의 노래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아픔을 대신하였다. 특히.고구려의 웅장함이 잘 표현되었고,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얽히고 설킨 미묘한 애증관계도 엿볼 수 있었다. 바람의 나라는 한국적인 소재를 발굴하여 우리 정서에 가장 어울리는뮤지컬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만화속의 캐릭터도 상당히 매력이 있는데 , 실제 공연을 보면서도 서서히 빠져들 수 있었다. '운'이 절규하며 부르던 crying, crying, crying... 호동과 사비의 힘든 사랑, 잊혀졌던 고구려의 웅혼한 기상...!
"한번도 해본 적 없지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사랑'입니다"
사비가 호동에게 했던 말이던가? 잠시, 또 다른 사랑에 휩싸여 보았다.
*지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