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0주간 수요일>(2023. 6. 14. 수)(마태 5,17-19)
복음
<나는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17-1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1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19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수님과 율법』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마태 5,17-19).”
이 말씀을 겉으로만 보면,
예수님이 율법주의자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율법주의자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신 분입니다.
반면에 바리사이들 같은 율법주의자들은 ‘아버지의 뜻’은
생각하지 않고 율법만 중요하게 생각한 자들입니다.
그리고 율법주의자들은 많은 경우에 율법만 중요하게 생각하다가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는 쪽으로 갔습니다.
여기서 ‘율법, 예언서들, 계명들’이라는 말은,
그 안에 들어 있는 ‘아버지의 뜻’을 가리키는 말이고,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신앙생활’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완성’이라는 말은 ‘완전한 실천’을 뜻하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신앙생활에 부족한 점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그것을 완전하게 하려고 오신 분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원수를 사랑하여라.” 라는 계명입니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6-48).”
하느님은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그 사랑이 바로 ‘완전한 사랑’이고, 그 사랑을 실천하면서
사는 것이 ‘완전한 신앙생활’입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하는 것은 불완전한 사랑인데,
사실은 죄인들이 짓는 죄라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은, “아버지의 사랑이
완전한 것처럼”이고,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너희도 완전한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입니다.
원수 같은 사람도 사랑하는 것, 그것이 바로 완전한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이고, 신앙생활을 완성하는 방법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 그러나 서로 사랑하는 것은
예외입니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완성한 것입니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탐내서는 안 된다.’는 계명과 그 밖의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그것들은 모두 이 한마디 곧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됩니다.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로마 13,8-10).”
여기서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
그러나 서로 사랑하는 것은 예외입니다.” 라는 말은,
사랑이란, 아무리 많이 해도 늘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자기 마음대로 이만큼 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십계명을 언급한 것은, 계명 실천은 ‘사랑으로’ 해야 하고,
사랑이 없는 실천은 실천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또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라는 말은,
사랑은 곧 선이고, 사랑의 완성은 ‘선의 완성’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라는 말은,
완전한 사랑을 실천해야 신앙생활이 완성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 말씀에서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라는 말씀은, 모든 사람들이 구원받기를 바라시는
‘아버지의 뜻과 사랑’은 영원하다는 뜻입니다.
(영원하다는 것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인간들의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너무 쉽게 변하고
오락가락하지만, 하느님의 사랑은 영원히 변함이 없습니다.
<그것을 믿고, 끝까지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라는 것입니다.>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 라는 말은, 인간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계명들을 큰 것과 작은 것으로 분류해서 큰 것만
중시하고 작은 것은 무시하는 것을 꾸짖으시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의 뜻은, “계명들 가운데에서 작은 것은 없다.”입니다.>
실제 현실에서, 인간들이 어떤 계명을 무시하고 안 지키는 것은,
그 계명을 ‘작은 계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라
‘지키기 싫은 계명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지키기 싫어서 안 지키면서도
‘작은 계명’이라서 그런다고 계명 탓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태도도 위선입니다.)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라는
말씀은, “하늘나라에 못 들어간다.” 라는 뜻입니다.
계명들을 자기 마음대로 분류하고 무시하는 것은
하느님을 모독하는 죄를 짓는 일이고,
그래서 그렇게 하는 자들은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하늘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라는
말씀은, “하늘나라에 들어갈 것이다.” 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강조하시는 것은, 모든 계명들을 세세하게 다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정성’으로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이든지 ‘이웃 사랑’이든지 ‘가족에 대한 사랑’이든지
‘모든 사랑’은 ‘정성’으로 드러납니다.
사랑이 부족하면 정성도 부족하게 되고,
참으로 사랑하면 온 정성을 다 쏟게 되는 것이 실제 상황입니다.
<전례를 거행할 때가 좋은 예인데,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온갖 정성을 다해서 거행합니다.
아무런 정성도 없이 그냥 대충 거행하는 것은, 사랑 없이
억지로 한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일이 될 뿐입니다.>
[출처] 연중 제10주간 수요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