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아들 중국 가고
딸래미는 외출하고
냄푠은
결혼식 가고
종일 굶으면서 잠 만 잤습니다.
다 저녁 무렵~
냄푠이 들어 왔지만
내 기분에 전혀 도움이 안됩니다.
그냥
누워서 눈 감고 있다가
끙~
일어나서 샤워를 합니다.
지갑을 들고 밖에 나왔습니다.
힘이 들지만
천천히 걸으면서 머리는 빠르게 회전합니다.
가까이 있는 안말환에게 문자를 넣습니다.
거기도 도움이 안 되게 조선일보사 미술관에 가 있더라고요.
여자는 바람을 쐬려고 잠시 나와도 갈 곳이 정말 없습니다.
이럴 땐...
술친구가 하나 절실히 필요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신세계 백화점으로 갔습니다.
우선
시원해서 기분이 좋아졌지요.
랑콤 립스틱을 골라 봅니다.
마땅치 않아 붉게 입술을 바른 채 그곳을 지납니다.
양산을 고릅니다.
저 번에 빨다가 살을 부러뜨려서 양산이 필요했지요.
맘에 드는 것이 없어서 고르다 말았습니다.
썬그라스를 써 봅니다.
켈빈 클라인
에스카다..... 꼭 필요하지 않아 써 보다가 그곳도 지나칩니다.
핸드빽도 기웃거려 보지만 이거닷!!! 하는게 없습니다.
메트로씨티 악세서리에서 귀걸이를 골라 봅니다.
"음....괜찮은데~~"
카드를 긁었습니다.
내친김에
은팔찌도 고릅니다. 카드 또 긁었습니다.
흠~흠~
배가 슬슬 고파집니다.
하루종일 제대로 먹은게 없었지요.
지하로 내려가서 회전 초밥집 의자에 앉습니다.
럭셔리하게 농어까지 5접시를 먹었습니다.
커피를 즐기려 4층 스타벅스로 올라갑니다.
안말환의 문자가 도착합니다.
이제 출발하는데 화실로 올래? 술 사줄까?
그냥 스타벅스에서
캬라멜 마끼야또를 즐깁니다.
커피숍이 너무 혼잡해서 나와서 옷가게를 서성입니다.
이 옷 저 옷을 입어봅니다.
그렇지만
애 들 옷만 여섯 벌을 질렀습니다.
제 옷은 안 샀지요.
화 났을 때 충동구매 한 옷은 언제나 후회하는 경향이 있어서지요.
애 들만 수지 맞았습니다.
백화점 폐점 시간이 가까웠습니다.
지하 식품부로 내려갑니다.
떠리 식품을 사기 위해서지요.
스테이크를 만원에 건졌습니다.(아! 이러는 내가 정말 싫닷!!)
백화점이 문 닫는 10시가 되자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갑니다.
그래도
허전한 마음에 맥주를 마십니다.
요즘
잘 마시는 호가든 맥주를 2 병 마시자 온 몸에 노을이 집니다.
술김에 일을 합니다.
쌓여있던 설겆이를 합니다.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말은 편지~~
노래까지 흥얼흥얼~~부엌 바닥 걸레질까지 합니다.
그러나
마음엔 슬픔으로 물이 고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밖으로 나갑니다.
자정이 넘은 아파트 단지는 고요합니다.
비가 조금 뿌렸나봅니다 바닥이 젖어 있네요~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높게 솟은 아파트를 눈으로 세어보면서
각 가정마다 각 각의 걱정거리가 있겠지?
잠시 서성이다가 집으로 기어 들어갑니다.
그 사이
화장실에 개가 똥을 싸 놨습니다.
락스를 뿌리면서 세상 근심에도 락스를 뿌리면 사라질까?
요즘 여성홀몬이 많이 나오는 남편은
쿨쿨 소파에서 잠 만 잡니다.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술이 깨기 시작하네요.
아~~
깨기 싫다
술을 더 마시기는 싫고
깨는 것도 싫고
오늘 밤에는 책을 들고 몇 시까지 버티나 두고 볼 겁니다.
가끔은
주어진 삶이 지랄맞게 싫을 때가 있습니다.
오늘이
그런 지랄맞은 날이지요.
평범하지않은 고집....하하하~~ 그거 울 남편 트레이드마크!! ~~~ 같이 있을 땐, 잘해주고...따로 있을 땐, 철저히 잊으며 각자 즐기면 되더라...에궁~ 말이 쉽지~~ㅜㅜ
에효~~이제 5개월째인데.... 본인도 답답하겠지만 저도 살기 힘드네요.... 세월이 가면 포기가 빨라지겠죠? 지금도 많이 포기했다고 생각하는데...아닌가봐요....암튼...감정정리가 필요해요....지리산 신부님은 ..남편을 잘 알기에..나더러..변하라네요...내탓이요 하라네요...
결혼 후,긴 시간 같이 보냈던 기간이 그동안 없었잖아요... 서로에게 익숙해질 때까지는 ...힘들어요.. 은퇴후의 남자들, 교육시키는 기관 어디 없을까..?
아.. 몇년후의 날 보는거 같아요.. 두분 선배님들, 제가 몇년후 뻔질나게 전화질 해매믄서 술 한잔 하자구 할지도.. 일본 가서 지는 아사이 맥주 쏠께요~~~
반디야!~~ 남편을 알기까진 안즉안즉 멀었어... 알다가도 모르는게 타인!~~
아이구~~저는 뒤늦게 뒷북이라도 칠래요. 오늘 미술관 외출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 졌기를...........아낙언니~ 우덜은 이큐가 높아서 남편들 입장에서도 비위 맞추기 어려운 여자에 속할거예요. 흐린날 갠날이 주기적이라서..ㅎㅎㅎ그래서 저도 나중에 무조건 자유부인으로 인정해 달라고 확실하게 찍어 놓으려구요.ㅎㅎㅎ
ㅎㅎㅎㅎㅎㅎ 똑똑한 참새 님아~~~남자들 사실 불쌍해요~~~ 알면서도 투정이지요....자유부인으로 인정해 주는것만도 내 남편은 너그러워요...잘 알면서도 욕심을 부리지요...ㅠㅠㅠ
아낙의 남편되시는 분도 아량이 넓으시지요..아낙이 호주에서 몇 달을 지내도 혼자 잘 지내시고~..다양한 취미와 관심을 지닌 여인네 거느리느라 한편으론 곤피하실꼬야..나으 남편도 그러하거든...ㅎㅎ
아낙이 내가 왔던 길을 걸어오넹~~~이젠 정리가 된거지? 그런 의미에서 술 한 잔 살께~~
울집은 너무 멀지요? 맥주고 소주고 언제나 대기하고 있는데......산길을 휘적휘적 걸어도 좋구요. 내도 그대가 필요할때가 있거든요.
아~~`작은사랑 님 계신곳은 언제라도 갈 수 있는 내 피난처로 남겨놀께요~~~ 그 때를 위해서 소주 남겨두세요~~~ ㅎㅎㅎ
작은 사랑님!~~산길을 휘적휘적....어쩜 그리 멋진 얘기를...나도 아낙따라 언제라도 갈 수 있기를 ㅎㅎ
토끼 님~~ 답답해서 산소가 필요할 땐...손잡고 작은사랑 님 집으로 고우~고우~ㅎㅎㅎ 적절한 동병상련의 맞장구가 카타르시스에 도움이 되었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