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4일)과 함께 학부모들이 바빠진다.
온타리오주에선 만 4세가 되면 유치원에 입학한다. 한국과 같은 급식이 없는 캐나다에선
자녀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4년 동안 부모들의 도시락 전쟁이 계속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손만 닿으면 도시락을 재미난 캐릭터로
만들어내는 ‘금손’ 주부 윤여리씨의 도시락 이야기를 들어봤다.
도시락 이렇게 예뻐도 되는거니?
피카추, 스누피, 스폰지밥, 세서미스트릿, 미니언까지
윤여리씨 손에만 닿으면 도시락이 살아난다.
워털루에서 남매를 키우는 윤씨는 이미 SNS에서
예쁜 캐릭터 도시락을 뚝딱 만들어내는 인물로 유명하다.
윤여리씨가 만든 캐릭터 도시락. 사진 출처: instagram.com/jyoon_102
이유식을 먹을 때부터 유난히 가리는 음식이 많았던 큰딸 아이린을 위해
윤씨는 예쁜 그릇에 다양한 재료로 모양을 내면서 아기자기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윤씨는 학부모가 된 후에도 아이의 도시락을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했다.
캐나다에선 등교 후 오전·오후 2번의 쉬는 시간을 위한 간식(스낵)과
점심시간에 먹을 도시락까지 1인당 총 2~3개를 준비해야 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특별한 급식 날을 마련해 피자·샌드위치·타코 등을
메뉴로 학생들로부터 신청을 받지만, 그것도 한 달에 한두 번뿐.
매일 아침 아이의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도 일이지만, 도시락 재료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알러지가 있는 아이들이 유난히 많은 캐나다에선 학교 내 견과류(땅콩, 아몬드, 밤 등)
반입이 금지돼 있다.
특히 편식이 심한 아이를 위해 여러 가지 요리 잡지나 책을 통해
캐나다 스타일의 음식 레시피를 공부하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만화 주인공들을 도시락에 담아내는 건 어떨까 생각했다.
윤씨는 "평소 즐기지 않던 음식이라도 예쁘게 차려진 음식에는 아이의 반응이 좋았다"며
캐릭터 도시락의 시작 배경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캐릭터 도시락을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점점 노하우가 생겨났다.
윤씨는 도시락 메뉴를 요일별로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만들었다.
예를 들어 월요일은 파스타, 화요일은 주먹밥과 초밥류, 수요일은 피자데이,
목요일은 샌드위치류 등으로 정해 거기에 맞는 재료를 준비했다.
윤씨는 “냄새가 많이 퍼지는 김치나 젓갈류는 피한다"며
"파스타와 샌드위치 등의 핑거푸드나 볶음밥, 유부초밥 등의
메뉴를 캐리터로 구성해 아이들이 먹기 편한 도시락을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평소 작은 스케치북을 가지고 다닌다는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스케치하며, 도시락 도안을 틈틈이 만들고 있다.
아이린은 엄마의 이런 노력이 담긴 캐릭터 도시락을 먹으면서 편식 습관이 많이 줄었다.
윤씨는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캐릭터 도시락을 만드는 것 자체가 힘들 수 있다”며
"꽃이나 나비, 자동차나 비행기가 달린 작은 포크 등의 소품을 도시락에
몇 개만 꽂아줘도 아이들이 재밌어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한국처럼 급식이 있으면 편하겠지만, 한창 크는 성장기 자녀들에게
최고의 재료를 이용해 사랑을 담은 건강한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도시락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윤여리씨의 캐릭터 도시락 만들기 노하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재료는 전날 밤 미리 준비한다. -상추나 브로콜리 등의 초록 채소들을 아래 깔고, 메인이 되는 재료로 캐릭터의 몸이나 얼굴을 만든다. -콩이나 김 등을 이용해 캐릭터의 눈이나 머리카락 등을 만든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치즈, 각종 야채나 과일 등의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다. |
캐나다 한국일보
윤연주 (anny@koreatimes.net) --
28 Aug 2018
첫댓글 캐릭터 도시락 맛 있겠습니다.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