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다보니 참으로 오랫만에 경매하기 좋은 시절이 도래했다.
대출금리가 낮아 작은 종자돈으로 우량한 매물을 잡을 수 있게 되었고, 매매수요의 증대로 내 물건을 사줄 사람도 많아졌기 때문에 경매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식인 ‘단기매매로 인한 수익창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현재 경매시장은 이상 과열이라고 표현할 만큼 경쟁이 극심하다. 경매학원과 경매컨설팅업체의 난립이 자칭 경매고수들을 많이 배출해 냈고, 공급은 제한된 시장에 수요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으니 급매투자보다 못한 수익에 경매투자자들의 한숨이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경매인들의 한숨소리에 잠시 귀기울여보면 그 내용은 지금 이 시기뿐만 아니라 과거 어느 때에나 있어왔던 뻔한 푸념들이다. 너도나도 경매하다보니 이제 경매투자의 메리트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경매인들이 한숨 쉬며 시장을 한탄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꾸준히 수익을 내는 경매투자자들이 필자 주변에는 참으로 많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새벽까지 물건을 검색하고 월차를 내서 임장을 다니며, 휴일조차 쉬지 않고 권리 분석을 하면서 그 노력의 대가로 누구나 부러워하는 수익을 내는 아름다운 경매인들이 필자의 주위에는 적지 않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이 치열한 경매시장에서 살아남아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을까. 그들의 투자 전략을 두 차례에 나눠 짚어 보기로 한다.
고수들의 경매투자 전략 두 번째 순서에선 주택 외 물건에 대해 알아본다. 경매는 아파트나 빌라 등 주택 경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토지경매도 있고, 상가경매도 있고 상가와 토지경매의 장점만을 취합해 놓은 공장경매도 있다. 입지가 좋은 곳에 위치한 주유소가 소유자의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경매에 나오는 경우도 있고, 손님은 많아 영업이 잘되는 숙박업소가 소유자의 개인사정으로 경매에 나오는 경우도 있다.
또한 토지경매에도 일반 대지경매를 기본으로 하지만 농지경매도 있고 임야경매도 있다. 농지경매하면 다들 생소하겠지만 농지를 낙찰받아 농지소재지 인근의 지주들에게 적정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방식으로 매년 적지 않은 수익을 내는 사람도 있고 주택연금처럼 농지연금이나 산지연금을 받아 안정적인 노후를 대비할 목적으로 농지투자를 하는 경매인들도 꽤 있다.
건물경매, 그 중에서도 환금성이 좋은 아파트 경매만이 능사이고 전부라는 생각에서 여러분들은 하루 속히 벗어나야 한다. 죽자사자 아파트경매에 매달려 수십 번의 패찰 끝에 몇 번의 낙찰을 받았다 하여도 그런 힘겨운 과정을 통해 얻어낸 수익이 제대로 된 토지경매 한 번으로 일궈낸 수익보다 작다면 굳이 아파트 경매에 목을 맬 필요는 없는 것이다.
장기투자 한 번쯤 고려할 만
아파트 경매 3년 해서 열 번의 낙찰을 받아 종자돈을 두 배로 불리는 것보다, 제대로 된 토지 하나 낙찰 받아 3년을 묻어두고 같은 결과를 이뤄낸다면, 어떤 것이 더 효율적인 경매인지 어렵지 않게 판단이 가능할 것이다.
아시다시피 대형 개발호재가 있어 연일 신문이고 방송이고 떠들어대는 지역이 아닌 이상, 토지경매의 경쟁률은 주택경매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게 사실이다.
어차피 경매 1, 2년 하고 말게 아니라면 달콤한 환금성의 유혹에 지나치게 빠져들 필요는 없겠다. 3년 후에 벌어들일 1억보다, 당장 넉 달 후에 들어올 1000만원이 소중한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어차피 그 돈을 종자돈 삼아 또 다른 매물을 잡을 계획이라면 그래서 결국 3년 후의 목표가 1억원이라면 단기간의 수익이 주는 달콤한 착시현상에 현혹되지 말고 장기적인 투자도 한 번 쯤 고려해 보기 바란다.
개발호재 혹은 길목잡기로 대박의 가능성이 있는 토지경매의 장점과 매달 임대수익이 나올 수 있는 상가경매의 장점을 모두 갖춘 것이 공장경매이다. 공장경매하면 다들 거액의 돈이 투입될 것처럼 생각하지만, 수도권 외진 곳의 공장은 대출 끼고 몇 천만원으로 투자가 가능한 물건도 꽤 있다.
토지 경매 시, 공장 경매 시 유의해야 될 사항에 대해 철저한 연구와 공부를 거쳐 응찰한다면, 실패 없이 경매의 매혹을 만끽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틈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아파트나 빌라경매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다면 상가나 토지 그리고 공장, 주유소, 숙박업체 등의 경매 쪽도 한 번쯤 공부를 해 보기 바란다.
매달 임대수익 얻을 수도 있어
의외로 자신의 적성이나 능력이 토지경매 쪽에 있는 분들이, 경매하면 건물경매라는 선입견에 붙들려 자신의 잠재력을 묵혀두고 있는 경우도 꽤 있을 것으로 짐작되니, 다양한 공부를 통해 자신의 진정한 적성과 능력을 한 번 찾아보기 바란다.
또 하나는 지방이다. 수도권 시장이 과열되어 있다면 과감히 지방시장으로도 눈을 돌려 보시기 바란다.
지방도 사람 사는 곳이다. 객관적인 투자가치 면에서는 수도권이 월등히 우월한 건 사실이지만, 큰 욕심 버린다면 별다른 경쟁 없이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 지방시장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분이 저 멀리 전라남도 해남 땅 끝 마을에 있는 매물에 관심을 가지라는 말이 아니다. 수도권에 거주한다면, 남으로는 대전이나 동으로는 원주, 춘천 쪽의 매물에도 관심을 가져보시라는 말이다.
그쪽 시장도 권리분석 용이한 우량아파트 매물은 수도권과 다름없이 경쟁이 치열하지만, 조금이라도 권리분석이 어려운 물건에는 경쟁자가 고작 두, 세 명에 불과하다. 경매학원이나 컨설팅업체들이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어 경매의 대중화가 아직 그곳까지는 미치지 못한 까닭이다.
평일 내내 직장에 매여 있는 분들은 임장이 쉽지 않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불가능할리 없다. 경매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자신이 잘 아는 지역부터 차근차근 섭렵해 나갈 필요가 있겠지만, 일정 정도 실력이 쌓였음에도 패찰을 거듭하시는 분들은 수도권 외곽지역으로 눈길을 한번 돌려 보시는 것도 경쟁을 피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경매에서 경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실로 다양하고 경매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틈새도 결코 적지 않다. 그럼에도 자신의 한계를, 자신의 선입견을 벗어나지 못한 대다수의 경매인들이 이상과열경쟁의 대열에 휩쓸린 채 힘겨운 한숨만을 토해내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잔뜩 움추렸던 몸을 한껏 기지개를 켜서 일깨우고 너른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때이다.
자료원:중앙일보 2015.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