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위대한 인상파 화가인 죠셉 터너(Joseph M. Turner)는, 거센 폭풍이 일어난 바다를 그린 그림을 완성하고 나서,
친구를 자기 화실로 초대했습니다. 터너의 그림을 본 친구는, 감탄을 연발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대단하군! 완벽해! 아니, 자네, 이렇게 실감나는 폭풍우 장면을 그릴 수 있는 무슨 비결이라도 있나?”
터너는 폭풍이 이는 바다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어서,
바람이 거세기로 유명한 네델란드의 한 바닷가로 찾아가서 고기잡이로 생활하는 한 어부에게 돈을 주면서,
다음에 폭풍이 일기 시작하면, 자신을 태우고 바다로 나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성난 파도가 일어나기 시작할 때,
터너는 어부에게 자신을 돛대에 거꾸로 매달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터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때 나는 성난 파도와 폭풍우를 본 것이 아니라네. 아마 폭풍우를 느꼈다고 말하는 게 옳을 걸세.
거센 폭풍우가 나에게 불어와서 어느새 내가 폭풍의 한 부분으로, 그 안에 서 있다는 느낌을 느꼈단 말일세.”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걸으시며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으십니다.
만약 누가 이렇게 물으면, 먼저 얼굴을 쳐다봅니다. 어떤 얼굴인지 봐야 그 정체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뭔가 있어 보일 것 같은 그분의 얼굴은 정작 보이지 않습니다.
십자가 대신 위안과 평안과 영광만 바라는 감추어진 저의 얼굴, 저의 민낯만 보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사랑의 크심을 보여주시기 위해, 작아지셨고 예수님은 저를 채워주시기 위해,
당신을 비우시고, 당신 품 안에 빈자리를 만드셨는데 말입니다.
사람의 일만을 생각하다보면 예수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세상일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저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목소리가
지금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세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