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카인 왕국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대호수에는 고귀한 페어리들의 여왕인 페어리퀸이 살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데리안' 300년전에 엘카인 왕국의 왕인 '데르모니아'왕을 사모하며 그를 위해 평생을 그 대호수에서 살고있는 쓰라린 과거를 간직한 그녀...
그녀는 그가 사랑했던 한 남자를 못잊고 그가 살던 왕국, 그가 다스리던 왕국에 3년에 한번씩 그 왕국을 최고의 풍년계절로 맞이하게 해준다.
그리고 100년에 한번씩 데르모니아 대왕의 생일과 데리언의 날이 겹치게 되는데... 그때는 엘카인 왕국의 유명한 재상이나 장군, 혹은 왕이 될수 있는 능력을 지닌 위인들이 태어나는 축복이 더해진다.
지금 엘카인 왕국의 수도인 '에이셔'는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에 흠뻑 젖어 있었다.
오늘 저녁에 드디어 엘카인 왕국에 최고 행사인 '데리언의 날'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 들떠서 신나 있지만 그런 분위기에 젖어들지 않는 한 소년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긴 갈색 머리를 출렁이며 아주 깊은 푸른 눈까지 그 소년의 모습은 신비감 그 자체였다.
그 소년 옆에는 금발의 매우 발랄한 소녀가 애써 그 소년을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소녀는 소년의 팔을 잡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즐거워하고, 마치 멍멍이(?)처럼 이리저리 끌려다닌 소년의 얼굴은 그리 좋은것 같지는 않았다.
"필립~!! 오늘은 축제야!! 축제!! 좀 즐겁게 행동해봐! 맨날 똑같이 그게 뭐야!!"
소녀가 소년을 향해 소리쳤다.
"미안.. 그치만.. 수잔 너두 알듯이 난 이렇게 시끌벅적한건 싫다구..."
필립은 얼굴을 떨구며 뇌까렸다...
"나참~ 내가 너를 뭐하러 데리고 왔을까... 그럼, 지금부터 나혼자 놀께. 이따가 저녁 파티때 만나~ 안녕~"
수잔은 그렇게 말하더니 시장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어..? 수잔..."
필립은 수잔이 달려간 곳을 계속 응시하다가 등을 돌려 다시 초원쪽으로 돌아갔다.
필립이 눈을 들어 하늘을 올려보았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그렇게 파란하늘이 어느덧 붉은색의 하늘로 바뀌기 시작했다.
"18...18년 전에 난... 잘못 태어난거야.."
필립은 온통 붉어진 하늘을 보며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필립은 어렷을때 부터 주위에서 많은 기대를 받으며 살아왔다.
18년전... 필립과 수잔이 태어난 날 그때도 행사가 치뤄지고 있었다.
오늘보다 더욱 성대하게...
그날이 바로 100년만에 이뤄지는 데르모니아 대왕과 데리언의 날이 만나는 '에이션트 데이'였었다.
과거가 말했듯이 그날의 태어난 아기는 유명한 재상이나 장군 혹은 왕이 된다고 사람들은 굳게 믿고 있다.
그날 태어난 아이는 3명이였다.
필립,그리고 수잔과 루먼이라는 쌍둥이가 태어났다.
그런데, 루먼은 아주 어릴적에 하급 악마가 납치해가 버렸다.
남은 아이들인 필립과 수잔은 루먼의 몫까지 더 기대를 받으며 살아왔고, 그런일이 있기에 둘은 더욱 친하게 서로를 의지하면서 살아올수 있었다.
약간의 문제가 있다면, 남자인 필립은 소심하고, 여자인 수잔은 털털하다는 성격상의 문제였다.
필립과 수잔은 주위에 기대도 그렇고 꽤 부유한 생활을 하면서 지내왔다.
남들이 보면 부러워할 운명이지만... 필립은 자신의 존재가 너무 싫었다.
자신이 남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 꼭 훌륭해야 한다는 사실등... 그런것에 얽매여서 살기가 싫었던 것이다.
"싫다... 평생동안 무언가에 얽매인다는게... 이럴때는 정말... 바람이 되고 싶다..."
필립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에 등을 기대며 작게 뇌까렸다.
'바스락' 그때였다. 갑자기 누군가 다가 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필립이 그 사실을 알아차렸을때, 검은 물체가 빠르게 필립에게 달려들었다.
"악~! 어... 이론... 놀랐잖아! 요 말썽꾸러기!!"
필립은 검은물체를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검은 물체를 반겼다.
검은 물체는 다름아닌 강아지였다.
신기하게도 붉은 털을 갖고 있는 강아지였다.
"페니야, 어디서 뭐하고 있었어?"
페니는 2년전 필립이 구해준 강아지다.
배고파 허덕이다가 강물에 빠져서 떠내려 가는 것을 필립이 구해줬었다.
처음에는 필립을 경계하고 도망다녔지만, 점차 필립의 마음이 진심인것을 알았는지 필립을 따르기 시작했다.
필립은 페니가 건강해지자 자신처럼 자유가 얽매이는것이 싫다며 보내주었지만, 날마다 필립을 따라다니고 한시도 필립곁을 떠나지 않자, 필립도 굳이 페니를 보내려고 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 필립에게는 친구가 한명 더 생겼고, 사람들은 페니가 만약 사람이였다면 둘은 카루스와 이몬의 부활이 될꺼라며 껄껄 웃곤 했다.
페니는 필립의 옷깃을 물더니 어디론가 가자는 뜻처럼 옷깃을 당기기 시작했다.
"어? 왜그래? 어딜 가자는 거야?"
필립은 페니의 뜻을 알아채고, 일어나서 페니를 따라갔다.
페니는 초원을 내려와 조그마한 숲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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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숲으로 들어간 페니와 필립은 무슨일을 격을까요?
끝까지 읽어주신분들께 감사드리구여~
많은 평가해주세여~
감사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