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박 영 춘
아부할 줄도 모르고
빌붙을 줄도 모르고
열심히 살아온 죄밖에
나 아무것도 잘못한 것 없소
그저 그렇게 삶을 노래할 뿐이오
십자가도 짊어져 봤고
누더기도 뒤집어써 봤고
무시도 당하여 봤지만
나 아무런 불평불만 없소
하도 무덥게 삶아대는 여름날
마음속이 쓰려 쓰리랑
마음결이 아려 아리랑
이슬 한 모금 받아 마시고
그저 그렇게 자연을 노래할 뿐이오
만 칠년 동안 세상사 외면하고
흙속에 파묻혀 때를 기다리다
단 한 번의 기회를 만나 허물 벗고
멍에 굴레 고삐 다 벗어 내려놓고
날개옷 갈아입고 훨훨 날아
삶아대는 땡볕더위 피해
나 이제 모처럼 유유자적할 뿐이오
굳이 청렴결백하다 노래하지는 않겠소
앞질러가기도 싫고 뒤쳐져가기도 싫고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한 번의 기회
하늘만 믿고 묵묵히 일하여왔지만
여하튼 나 모든 것이 마땅치 않아
그저 그렇게 세월을 노래할 뿐이오
나 아무것도 잘못한 것 없소
누가 알아듣든 말든 아리랑 쓰리랑
첫댓글 잘 살아오신 겁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매미의 삶을 잘 표현하셨군요
몇달이 지나면
아리랑 쓰리랑~ 세월을 노래 하겠지요
감사히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매미가 노래하는 여름 날
녹음 속
참외 먹는 풍경 그립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