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년도 오거스타 마스터즈는 '세르지오 가르시아'의 극적인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가 챔피언이 되던 날은 우연히도 그의 우상이자 멘토였던 스페인의 별 '세베 바예스테로스'
탄생 60주년이었습니다.
이번에 스페인 남쪽 골프코스가 밀집해 있는 휴양지 '말라가' 지역을 여행하면서 일세를 풍미한
세베의 드라마틱하고도 짧은 그의 인생 스토리를 다시 떠울려 보았습니다.
그는 상상을 초월하는 창조력과 라틴의 정열을 가져 당대에 압도적 존재감을 가진 가장 화려
했던 천재 골퍼의 한사람이었으나, 말년은 더없이 비극적이었습니다.
세베는 1957년 스페인에서 태어나 2011년 54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난한 집안의 5형제 중 막내였는데, 일곱살 때 캐디로 일하던 형이 준 낡은 아이언 헤드에다
나무를 끼워 돌맹이를 굴리며 놀다가, 여덟살 때 제대로 된 3번 아이언 하나를 얻어, 주워온
헌 골프공의 속살이 터지도록 혼자 연습해 12세에 스크랫치 플레이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6세에 프로에 입문하는 조숙한 재능을 보였는데, 불과 2년 뒤 1976년에 유러피언 투어
첫승을 올리고 그 해 상금왕에 오릅니다.
180센티 75킬로의 몸에 배우 같은 준수한 미남청년으로 자란 그는 이 때 연모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골프장 언덕의 저택에 사는 부자 은행가의 딸 카르멘을 사모했으나, 신분의 벽에 막힌 그에게
그녀의 아버지는 전영오픈 우승을 결혼 조건으로 제시합니다.
세베는 절치부심하여, 1979년 전영오픈에 출전해 첫 메이저 우승을 성취합니다.
대회 마지막 날 16번홀.
안전하게 가기위해 보통은 아이언 티샷을 하는 곳이지만 공격적인 그는 드라이버를 빼들고
닥공(닥치고 공격)을 선택했으나 볼은 우측으로 크게 휘어 임시주차장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는 언플레이어블 선언 대신 자동차를 옮기고 보이지도 않는 그린을 향해 맨땅에서
세컨드샷을 날렸고 그 볼은 홀컵 4미터에 붙어 버디로 이어져 잭니클라우스와 밴크랜쇼를
따돌렸습니다.
그러나, 카르멘의 아버지는 한번 우승으론 부족하니 한번 더 우승하면 허락하겠다고 말을
바꿨지만, 그는 또 다시 우승하여 둘은 1988년 결혼에 이릅니다.
그는 관중을 매료시키는 투우사 같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공격형 골퍼였습니다.
파이팅 스피릿 넘치는 박력있는 드라이버샷은 힘있게 멀리 날았고, 아이언샷은 날카로워 송곳
같았으며, 상상력 풍부한 숏게임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보통의 프로들이 그린주위에서 30∼40종류의 기술을 가진데 비해 그는 1만가지도 넘는 화려한
기술을 가진 듯 했습니다.
시합전 그가 벙커에서 연습을 할 때면 구름 갤러리는 물론이지만 프로들까지 와서 구경
했습니다.
어릴적 그의 집은 해변가에 있었고, 많은 날을 모래밭에서 놀고 연습했던 그였습니다.
특히 트러블샷에 강해 어디서건 결과를 만들어 내는 진기한 골퍼였습니다.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돌격이었습니다.
유럽대륙에서는 역사상 그가 가장 위대한 골퍼라는데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습니다.
1980년 마스터즈 파이널라운드 17번홀.
티샷이 크게 휘어 옆의 7번홀까지 날아갔습니다. 그린도 보이지 않고 높은 나무들을 넘겨야
하는 세컨샷이었지만, 그는 그대로 강공을 택해 홀컵 2미터에 붙여 버디를 합니다.
락커룸에서 중계를 보던 잭니클라우스는 무슨 이런 골프가 있냐고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마스터즈 사상 최연소 우승을 거둡니다.
그리고, 61주 세계랭킹 1위를 지켜 나갑니다.
그는 통산 전영오픈 3회, 마스터즈 2회, 유러피언 투어 50회, PGA 9승, 일본오픈 2연승 포함
전세계 91승을 남겼습니다.
제가 일본에 있을 때 일본에서의 인기도 대단해 유명 광고에도 자주 등장해 친숙했으며,
게인적으로 나카지마쯔네유키와 더불어 가장 좋아한 플레이어이기도 했습니다.
세계 매채플레이에서는 5회 우승하여 매치플레이의 강자로도 불립니다.
1991년 그는 마지막으로 유러피언투어 상금왕을 하지만, 이후 어쩔 수 없는 내리막길 시련이
찾아옵니다.
허리와 무릎 부상에다, 퍼시몬 헤드에서 메탈 티타늄으로 도구 변화에 적응키 위한 스윙개조
실패로 긴 슬럼프에 빠져듭니다.
그는 독학으로 스윙을 익혔습니다. 몸으로 스윙을 익혔습니다.
어릴적부터 손에 익힌 재래식 클럽으로 일세를 풍미한 그에게 골프크럽 소재의 진보는 오히려
그에게 낯설은 장애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자존심 강한 그는 이후 세상에 나오기를 즐겨하지 않았고, 결국 카르멘과의 결혼생활도 3자녀를
두었지만 파경에 이르러 2004년 이혼합의에 이릅니다.
세베는 이 여자와의 결혼을 갈망했지만, 카르멘은 진정 이 남자를 사랑해서 결혼했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2008년 출국을 기다리고 있던 마드리드 공항에서 졸도해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으로
실려 갑니다.
뇌종양 판정을 받고 12시간의 대수술을 받는 등 네차레나 수술을 받고 투병했으나 2011년
54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합니다.
세베는 영화배우같은 용모를 지녔으며, 영화같은 스토리의 삶을 살았습니다.
궁지(트러블)에서의 탈출이 주특기였던 그는, 가난에서 탈출해 부와 명성을 얻었습니다.
영화같은 로망스로 사랑을 얻었으나, 영화보다 더 비극적인 사랑과 생의 결말이었습니다.
첫댓글 열정이 넘쳐나는 나라 스페인 여행, 익숙함을 떠나 낯선 것들을 찾아 떠나는 가슴이 뜨거운 사람 입니다.
온화한 기후의 휴양지, 말라가의 여행기를 기대합니다.
나는 세베가 6년전에 죽은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냥 은퇴한줄로 알고 있었지요. 이런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고 갔군요. 좋은 자료였습니다. 好材 好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