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여년 전만해도 붉은 색은 우리 사회에서 금기의 대상이었다.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던 ‘레드 콤플렉스’(적색공포증) 때문이었다. 붉은 색은 곧 공산주의, 나아가 북한을 상징하는 색깔로 인식됐고 ‘빨갱이’로 낙인찍히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붉은 색을 멀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자들은 레드 콤플렉스를 “공산주의의 위협에 대한 과장되고 왜곡된 공포심과 그 공포심을 근거로 한 무자비한 인권탄압을 정당화하거나 용인하는 사회적 심리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레드 콤플렉스가 국민들의 의식속에 자리잡게 된 것은 해방과 6·25를 거치면서 였다. 전쟁을 직접 경험한 세대들은 몸서리 치는 전쟁의 기억을 통해 레드 콤플렉스에 사로잡혔고 그 후 세대들도 철저한 반공교육을 통해 이 콤플렉스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과거의 권위주의 정권들은 레드 컴플렉스를 체제유지와 정적축출의 수단으로 이용했고 국민을 동원하는 명분으로 삼았다. 냉전체제의 해체와 더불어 레드 컴플렉스가 대폭 약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 잔영이 남아 있다. 아직도 선거때면 어김없이 색깔논쟁의 망령이 되살아 나고 있다.
원래 붉은 색은 우리 민족과 친근한 색이었다고 한다. 민속학자 주강현씨에 따르면 붉은 색은 청 백 흑 황과 함께 오방색의 하나로 남쪽을 뜻하며 재앙이나 악귀를 쫓는 색깔이다. 또 천연염료의 하나인 잇꼿(홍화)의 붉은 색에서 보듯이 민간에서는 복을 불러 들이는 색깔로 사랑을 받아왔다.
★ 나폴레옹 콤플렉스
(키가 작은 사람들이 보상심리로 공격적이고 과장된 행동을 하는 콤플렉스)
나폴레옹 1세가 키가 작은 데서 연유한 말이다. 외모·가문·학력 등
이 보잘 것 없었던 나폴레옹은 바로 그런 자신의 콤플렉스를 보상하려는
심리 때문에 진짜 나폴레옹이 될 수 있었다. 부족한 것을 보상하고 해소
하려는 끝없는 욕구가 바로 도약을 위한 분발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
처럼 자신의 콤플렉스에 대한 보상심리로 공격적이 과장된 행동을 하는
심리를 가리킨다.
바야흐로 영상시대, 시각적 이미지에 몰입하는 아이들의 외모 콤플렉스
는 점점 늘고 있다. 아이들은 유치원 때부터 신체 이미지를 구체화한다.
이 시기 아이들은 거울을 보거나 손과 발 도장을 찍어 보며 자기 신체 이
미지를 형성해가고 다른 사람이 자기에 대해 보이는 반응에 귀 기울이
며 '잘 생겼다, 못 생겼다'를 인식한다. 그런 과정에서 '키가 작다, 피부
가 검다, 얼굴에 점이 있다'는 식으로 자신의 신체적 특징으로부터 콤플
렉스를 갖게 된다.
외모에 대한 자기 느낌은 자신감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아이의 심리적 발
달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사람들의 모습은 다양하고 미에 대한 기준 역
시 주관적인 것이다. 일란성 쌍생아도 각자 생김새에 개성이 있다. 그 개
성을 건강하게 인지하기 전에 어른들이 무심코 툭툭 던지는 말은 상처가
될 수 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먼저 외모란 객관적인 것보다 주관적인
평가가 더 크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 아이의 고민을 진지한 자세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힘을 얻는다. 아이와 눈 높이를 맞추고 '너
는 귀가 잘 생겼구나', '너는 코가 오뚝하구나' 하며 긍정적 시각으로 보
아주면 아이도 스스로의 아름다운 개성을 찾아내고 당당하게 행동한다.
외모 평가보다는 내적 특징을 찾아 격려해주면 내적 가치를 중시하게 되
고 더욱 노력하는 아이가 된다. 모택동이나 나폴레옹처럼 작은 키의 외
모 콤플렉스를 극복한 영웅의 예를 들려 주며 콤플렉스를 긍정적인 힘으
로 전환시켜 준다.
아이로 하여금 종이에 용모, 재능, 친구관계, 습성, 감성 등의 항목을
적게 한 뒤 항목에 따라 자신 있는 부분을 나열하도록 해 보는 것도 스스
로의 개성과 내적 가치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좋은 방법이다. 아이
가 체크 리스트를 제대로 기록하지 못하면 옆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도
록 한다. '너는 네 얼굴에서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들지?', '네 친구들이
왜 너를 좋아하지?', '네가 잘 하는 것은 무엇이더라?'하는 식으로 답을
유도한다.
★ 엘렉트라 콤플렉스
(딸이 아버지에게 애정을 품고 어머니를 경쟁자로 인식하여 반감을 갖는 경향을 가리키는 정신분석학 용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남성이 부친을 증오하고 모친에 대해서 품는 무의식적인 성적 애착)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신과 영웅 가운데 오이디푸스는 20세기에 들어와 더욱 친숙해졌다.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가 남성이 아버지를 미워하고 어머니에 대해서 무의식적으로 품는 성적인 애착을 두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여아가 부친에게 집념을 갖고 모친을 시기하는 성향에 대해 '엘렉트라 콤플렉스'라고 한 것도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어머니를 죽인 그리스의 여신 엘렉트라에서 따왔다.
호숫가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움에 반해 몸을 던졌던 나르시스에서 보듯, 자기애(愛)는 인간의 기본 심성이다. 학자들은 노출의 미학을 향유하는 인간의 묘한 심리를 여기서 찾고 있다. 자기 몸에 대한 사랑,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아름다움을 인정받고 싶어 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출에 탐닉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몸을 통해 스스로의 개성을 표출하고 타인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에게 있어 노출은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서, 더더구나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표현수단인 셈이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인간의 노출심리에 대해 이성부모에 대한 애착을 의미하는 일종의 콤플렉스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이를 두고 여성은 엘렉트라 콤플렉스라 부르고 남성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 칭한다.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노출은 정신건강에도 좋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