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서른을 먹고도 슬램덩크에 대한 글을 쓰네요.
이미 끝나버린, 만화에 불과할 뿐인데도 카페에서 관련 글이 나오면 무조건 관심갖고 보게 되네요.
'실재하는' NBA나 KBL의 선수들보다 만화 캐릭터의 성격을 더 잘 알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선수들의 플레이는 볼 수 있지만, 실제 성격은 어떤지 잘 모를 수 밖에 없죠.
그러나 만화에서는 대화와 행동으로, 3인칭 관점을 통해 무척 자세히 알게 되니 그야말로 슬램덩크 인물들에 대해
실재 존재하는 것과 같은 감정까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작가가 그만큼 입체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이겠죠)
1년에도 몇 차례씩 감동을 하면서 보게 되는 슬램덩크를 보며, 내내 궁금했던 게
"해남은 정말 강한가?" 라는 겁니다.
'무슨 소릴 하는거냐? 이정환이 있는 전국 2위의 초강팀이 아니냐?'
네. 강하죠. 특히 이정환은 압도적인 플레이어죠.
근데 이정환과 신준섭 말고 전국은 고사하고 도내에서 손꼽힐 플레이어가 있나요?
물론 이정환의 엄청난 능력으로 팀을 어느 정도는 끌어올릴 수 있겠죠.
르브론의 클리브랜드도 강했으니까요. (포지션은 다르다 치더라도, 둘 다 준우승한 건 같네요 ㅎㅎ)
선수층을 살펴보죠.
일단 스타팅 5 : 이정환, 신준섭 & 센터 고민구, SG 전호장, 꼽슬머리 3학년(김동식인가요?) + 홍익현
고민구 : 그런대로 쓸만한 센터이고 변덕규를 은근히 잘 막는 장면도 나오면서
변덕규가 "이 녀석, 내가 신장도 파워도 우위인데 끈기가 있다"라는 류의 말을 하긴 합니다.
그러나 전국도 아닌 도내에서도 채치수, 변덕규에는 밀리는 게 맞다고 봅니다.
=> 전국 2위 팀의 스타팅 급은 아니라 생각 / 고민구<채치수,변덕규
전호장 : 스프링같은 엄청난 탄력, 빠른 스피드를 분명 가지고 있고, 이따금 멋진 덩크를 뽐내지만,
만화에서 나온 북산, 능남과의 경기에서는 큰 활약은 나오지 않습니다. 북산에서 후반에 서태웅을 좀 막긴 하지만,
=> 전국 2위 팀의 스타팅 급은 아니라 생각 / 전호장< 서태웅, 정대만 (2번?3번?인지 모르겠는데 2번인듯)
김동식 : 핵심은 이 선수죠. 이 친구는 솔직히 능남의 안영수, 박정태보다도 덜 빛춰집니다.
기억하는 장면 중 하나는 북산과의 경기에서 중거리 슛 쏘고, 안경 선배가 "이건 안들어가기만을 바랄뿐" 하고
실제로 노골. 평가 거리 자체가 부족하지만, 슛도 잘 안나는 걸로 봐서 슛팅이 좋은거 같지도 않고 수비도 잘 안나옵니다.
=> 실력 자체를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도내 17년 연속 우승한 기간 중 최근 3년만 보면, 이정환이 1,2학년이었던 때는 엄청 잘하는 선배들이
있었다 가정하고 빼더라도 현 시점에서의 멤버들로 전국 2위는 불가능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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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모든게 작가의 설정이고 이정환에 대한 부각인 것 알고 있습니다 ㅎㅎ
작가가 준우승이라 하면 준우승인거죠. 그리고 실제로 이정환을 위시하여 강팀으로 나오니까요.
다만 너무나 슬램덩크를 좋아하고 감정이입이 격해지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됐죠.
전에 누군가의 글에서 "강백호 서태웅도 벌써 서른 중반이겠구나"하는 말을 봤습니다.
93년인가 94년인가 혜성같이 출간됐던 그 시절의 고1들의 만화를, 제가 20살이 되고, 30이 되도록
이렇게 재미나게 보면서, 한 켠으론 너무나 다음 얘기가 궁금해 지네요.
이노우에상, 이렇게 밸런스를 잘 못 잡아놓으면 어떡합니까! A/S 해주셔야죠.
이미 그려놓은 걸 바꿀 수는 없고, 그냥 2부만 대충 30권 정도로 그려주세요.
그 정도는 별거 아니겠죠?
슬램덩크를 보면서 항상 했던 생각이네요 ㅎㅎ 해남은 거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