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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리비아와 페루, 조류 독감에 비상 대응 체제 돌입
◦ 볼리비아, 상업 농가에서 조류 독감 발견 후 비상사태 선포
- 볼리비아 정부가 조류 독감에 따른 방역 비상 체제를 가동했다. 볼리비아 식품농축산물안전청(Senasag, Servicio Nacional de Sanidad Agropecuaria e Inocuidad Alimentaria)은 최근 볼리비아 코차밤바(Cochabamba) 지역의 한 농가에서 조류 독감에 감염된 개체를 발견했으며, 이에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발견된 개체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H5N1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 식품농축산물안전청은 비상 대응의 첫 단계로 우선 조류 독감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 대응반을 현장에 파견했다. 또한, 조류 독감 상황을 빠르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기 위해 중앙 정부부터 소규모 지방 정부까지 아우르는 정보 교환 채널을 개설하는 한편, 공동 대응 체제를 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리비아는 가금류 및 관련 식품 이동 제한 등 비상사태 체제를 최소 120일 동안 유지하며, 추후 진행 상황에 따라 기간을 더 연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에콰도르는 대규모 백신 접종 시작
- 조류 독감으로 비상이 걸린 곳은 볼리비아뿐만이 아니다. 에콰도르 농업축산부(Ministerio de Agricultura y Ganaderia)는 에콰도르 내의 조류 독감 확산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으며, 이에 전국적인 백신 접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농업축산부에 따르면 약 200만 마리의 농가 가금류와 조류가 접종 대상이며, 에콰도르 정부는 많은 양의 백신을 조달하기 위해 멕시코와 협력한다고 덧붙였다.
- 에콰도르에서 처음으로 H5N1형 조류 독감 바이러스 감염 개체가 처음 발견된 시기는 지난 2022년 11월이었다. 그로부터 약 3개월여가 지난 지금, 120만 마리 이상의 조류 및 가금류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농업축산부는 추정하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백신 접종이 적어도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23년 3월 중으로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중남미 각지로 퍼져가는 조류 독감...이종 감염도
◦ 야생 조류 수천 마리 사망한 페루,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조류 독감 상륙
- 에콰도르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페루 역시 조류 독감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페루 정부는 조류 독감으로 수천 마리 이상의 야생 조류가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며, 리마전문대학(Universidad Científica del Sur in Lima) 해양 조류 연구자 카를로스 살바라가(Carlos Zavalaga) 박사는 이번 H5N1형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기존 조류 독감 바이러스보다 훨씬 높아 앞으로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 또한, 칠레와 아르헨티나 역시 조류 독감 감염 개체 발견 사실을 연이어 보고하면서 조류 독감이 중남미 지역에서 계속 남하하고 있음이 분명해지고 있다. 칠레 정부는 서부 해안가 안토파가스타(Antofagasta) 시에서 조류 독감에 감염된 야생 개체를 확인했다고 알렸으며, 아르헨티나 정부도 볼리비아와 국경을 접한 북부 후후이(Jujuy) 주에서 H5N1형 바이러스에 감염됨 야생 조류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 포유류 및 인수 감염 사례도 늘어나
- 한편, 이번 조류 독감이 야기하는 문제는 비단 조류와 가금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H5N1형 바이러스는 높은 전파력만큼 이종 감염력도 강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실제로 조류 독감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포유류를 비롯해 사람까지도 조류 독감에 감염된 사례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페루의 경우 안토파가스타 해안에서 바다새뿐만 아니라 바다사자 등 야생 포유류 역시 대량으로 사망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 사람의 경우 조류 독감이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가능성은 낮다고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가 발표했다. 그러나 호흡기에 큰 타격을 입히는 조류 독감의 특성상, 나이가 어린 영유아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노년층이 감염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 물가와 경제에 큰 타격 입힐 수 있어
◦ 핵심 육류 수출국 브라질, 의심 사례 발견
- 세계 최대 육류 가공 업체 다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닭고기를 비롯해 글로벌 핵심 육류 수출 국가인 브라질에서는 아직 조류 독감 확진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브라질 남부 지역 리우그란데두술(Rio Grande do Sul) 주에서 H5N1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야생 조류가 발견되며 브라질 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조류 독감 의심 사례를 보고 받은 브라질 방역 당국은 즉시 자세한 조사를 위해 담당팀을 현지로 파견했다.
- 이번 리우그란데두술 이슈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브라질의 주요 육류 가공 업체가 대부분 브라질 남부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남쪽으로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 등과도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최근 볼리비아의 비상사태 선포와 아르헨티나의 첫 조류 독감 확진 보고가 브라질 방역 당국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 코로나19 다음은 조류 독감? 인플레이션에 부담 더해
- 만약 브라질에서도 조류 독감이 확산되고, 그로 인해 가금류 사육 농가와 육류 가공 업체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 이는 곧 주변국을 비롯해 전 세계 각국의 육류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육류뿐만이 아니다. 대규모 백신 접종을 시작한 에콰도르는 매년 46억 개 이상의 달걀을 생산하는 중요 수출국 중 하나이다. 따라서, 조류 독감의 확산은 달걀 및 달걀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식료품의 가격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 각국 정부가 조류 독감 대책에 분주한 이유에는 식료품 가격 인플레이션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2022년 물류 병목 현상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 대부분 국민의 생활고가 깊어진 상황에서, 조류 독감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실제로, 이미 조류 독감으로 다량의 가금류를 폐사시킨 미국에서는 달걀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식품 종류와 닭고기 소비량이 많은 서구 사회의 식습관상, 조류 독감이 이제 겨우 진정 기미를 보였던 인플레이션을 다시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단순히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 피해를 남기는 다른 전염병과는 달리 경제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조류 독감에 중남미 각국이 어떻게 대처할지, 그리고 조류 독감 상황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을지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More South American nations report bird flu cases; Brazil remains free, 2023.02.16.
teleSURtv, Avian Flu Outbreak Triggers Animal Health Emergency in Bolivia, 2023.01.30.
Nationa World, Bolivia kills thousands of birds after bird flu outbreak, 2023.01.30.
Wattagnet, Avian flu surges in Ecuador, arrives in Bolivia, 2023.02.01.
News Medical Life Sciences, WHO reports a severe case of avian (bird) flu in Ecuador, 2023.01.20.
Reuters, Ecuador to vaccinate more than two million birds against bird flu, 2023.02.02.
teleSURtv, Chile Reports First Sea Lion Infected With Avian Influenza, 2023.02.16.
Merco Press, Bird flu reaches northern Argentina, 2023.02.16.
Mongbay, Avian flu hits Peru, killing thousands of sea birds and infecting some marine mammals, 2023.02.16.
Reuters, Explainer: What are the bird flu risks to people and animals?, 2023.02.15.
[관련정보]
1. 칠레, 조류 독감 포유류 감염 첫 사례 발견...중남미 타 지역에서도 확산 계속 (2023.2.20)
2. 에콰도르, 200만 두 이상 조류독감 백신 접종 예정 (2023.2.3)
3. 볼리비아, 조류 독감 감염 개체 발견에 비상사태 선포 (2023.2.1)
4. 중남미, 글로벌 조류 독감 영향 계속...사람에게도 감염 확인 (202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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