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녕자(惡夫佞者)
말재주 있는 자를 미워한다는 뜻으로,
아첨하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말이다.
惡 : 미워할 오
夫 : 지아비 부
佞 : 아첨할 녕
者 : 놈 자
출전 : 논어(論語) 선진편(先進篇) 제24장
子路使子羔爲費宰한대 子曰 賊夫人之子로다
자로가 자고로 하여금 비읍의 읍재를 삼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의 아들을 해치는구나!”
子路曰 有民人焉하며 有社稷焉하니
何必讀書然後爲學이리잇고
자로가 말하였다.
“백성이 있고 사직이 있으니,
하필 글을 읽은 뒤에야 학문을 하는 것이겠습니까?”
子曰 是故로 惡夫佞者하노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러므로 말재주 있는 자를 미워하는 것이다.”
이 경문은 ‘자로(子路)’가 ‘자고(子羔)’를
‘비(費)’ 땅의 관리자로 삼으려 하니,
공자가 자로를 훈계하는 모습에서 유래되는 것이다.
먼저 ‘비(費)’ 땅은 계손씨의 영토로서
싸움과 갈등이 빈번한 지역이었으며,
매우 거칠었던 황무지와 같은
장소였음을 인지하고 출발해야 한다.
이 경문에 앞서 ‘민자건’이
그곳에 읍재로 제수되는 것에 대하여,
공자가 수차례 이를 거절하는 장면이
서술된 바도 있을 정도였다.
그러한 어려운 곳에 자로가 자신의 후배이자 제자인
자고를 읍재로 삼으려 하였다.
공자가 보기에 자고는 아직
학문도 성숙하지 못한 단계였으며,
선진편 17번째 경문을 살펴보면
공자는 자고를 어리석은 녀석이라고 까지
평가절하(平價切下) 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자로의 답변이 가관이었다.
그 ‘비’ 땅에 백성이 있고 사직이 있으면
학문의 경지가 다소 미숙할지라도
직접 정치 현실에 부딪혀 배움을
완성해 나가면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공자를 비롯한 유가의 학문에서 선비들에게
늘 상기시키는 것이 ‘학우등사(學優登仕)’다.
배움이 넉넉하고 우수하게 된 연후에라야
관직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비록 성품과 자질이 아름답고 착하다고 할지라도,
아직 학문이 성숙하지 못한 채
갑자기 백성을 다스리는 중책을 맡게 되면
공연히 그 지배를 받는 백성들마저 고통을 받게 되는
우(愚)를 범하게 되는 꼴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공자는 바로 이러한 점을 염려하셨는데,
자로는 오히려 자신이 ‘자고’를 ‘비’ 땅의 읍재로
선택한 사실을 합리화하려
그럴싸한 말재주로 고집을 부리니,
공자는 그러한 자로의 모습이 가당치 않았고,
한심하기까지 했던 것이다.
어찌 다른 사람을 지배할 수 있는
높은 자리에 오르고자 할진대,
책도 읽지 않고 배움을 게을리 하고서
정치를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타인의 모범이 되는 솔선수범(率先垂範)의
자세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선인들의 치적을 직간접으로 경험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익혀 爲民意識을
재생산할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가장 밑바닥에서 부터 차근차근 경험해 가며
쌓아올린 정치력은 그 어느 것과도 견줄 수 없는
최고의 자산이 되어 줄 것임에 분명하다.
-옮긴 글-
카페 게시글
스크렙등 회원자유게시판
스크랩
교훈글-오부녕자(惡夫佞者)
도진
추천 0
조회 10
24.11.03 11:24
댓글 0
다음검색
출처: 바람에 띄운 그리움
원문보기
글쓴이: 학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