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의 진정한 의미
저는 김정택 신부님이 흑판에 부산을 2주 동안 다녀오면서 휴식이라고 써 놓으신 것을 보면서 오래전 제가 썼던 글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그대로 나누지요.
지금 잠시 쉼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월요일 새벽, 제주에 와서 어느 모임에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하루 피정 지도를 해 주었지요. 피정 장소가 납읍리 다래산장이었는데, 아주 나무들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하루 자고 어제 화요일에는 이곳 제주 강정 마을에 있는 예수회 공동체에 들려서 고생하는 형제들 만나고, 강정 마을 미사를 같이 하고 많은 느낌을 받았지요.
비가 쏟아지는 거리에서의 길거리 미사. 미사 중에도 100명이 넘게 둘러싼 경찰들에 의해 들려 나가는 공사장 앞에서 연좌하여 미사 드리던 세 신부와 여러 활동가을 바라보며 그 앞에 앉아 있지 않고, 그 모습을 사진 찍는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혹자는 왜 길거리 미사를 하는가? 라는 물음을 던졌지요. 이에 강우일 주교님이 부활 대축일 미사에서 말씀하셨다고 해요. 오늘 예수님이 이곳 제주에 와서 미사를 참례하신다면, 주교좌 성당인 중앙성당의 이 미사에 오시겠느냐? 강정 마을의 길거리 미사에 오시겠느냐? 고. 당신은 분명히 예수님께서 강정 마을의 길거리 미사를 가실 거라고 믿는다고. 저도 그렇게 믿습니다.
오늘부터 저는 교래라는 마을에서 나무들이 아주 많은 어느 집을 빌려 쉼, 휴식의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잠시 일을 놓고 저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서이지요. 제주의 어느 지인이 저에게 제대로 된 쉼을 가지라고 그 집을 빌려 주었지요. 거의 아무 시설도 없는 작은 집인데, 저는 아주 마음에 듭니다.
한자어, 휴식(休息)이라는 말의 의미를 새겨봅니다. 누군가의 뜻풀이를 보면서 아,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구나. 휴식(休息)이 바로 피정과 같은 의미로구나. 하는 감탄을 한 적이 있습니다. 피정은 영어로 retreat라고 하지요. retreat의 원래의 의미는 후퇴이지요. 그러니 피정은 일상 삶에서 조금 후퇴하여 자신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휴식이라는 한자어에는 영어 retreat, 피정의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휴식(休息). 쉴 휴자에, 숨 쉴 식자입니다. 그런데 글자를 가만히 바라보면 거기 깊은 의미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휴(休)는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어 있는 모양새입니다. 그리고 식(息)은 쉼쉴 식자인데, 바로 마음(心)위에 자신(自)을 가만히 오려 놓은 모습입니다. 그러니 휴식(休息)이란 말의 뜻은 우리가 바라보는 그 모양새를 그대로 읽으면 되네요. 휴식은 나무에 기대어, 혹은 나무 옆에 앉거나 서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저는 휴식의 식자가 쉼쉴 식라는 것에 어떤 느낌이 왔고, 거기 마음이 와 닿아 잠시 머물게 되었습니다. 식(息)에서 스스로 자(自)는 원래 코를 나타내는 상형문자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코로 쉼을 쉬니까 코에 생명이 있다고 본 것이지요. 가만히 쉼을 쉬면 거기 휴식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만히 숨을 쉬면 숨을 쉬면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니까요.
동서양의 사고방식이 어쩌면 이렇게 같을 수도 있는지요? 구약성경, 창세기를 보면 히브리 사람들도 하느님께서 진흙으로 사람을 빚으시고 코에 숨을 불어넣으시자, 생명이 태동하고 사람이 되었다고 본 것이지요. 우리가 숨을 쉴 때, 스스로 존재하는 자신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잠시 휴식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합니다.
첫댓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피정은 영어로 retreat라고 하지요. retreat의 원래의 의미는 후퇴이지요. 그러니 피정은 일상 삶에서 조금 후퇴하여 자신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휴식이라는 한자어에는 영어 retreat, 피정의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휴식(休息). 휴(休)는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어 있는 모양새입니다. 그리고 식(息)은 쉼쉴 식자인데, 바로 마음(心)위에 자신(自)을 가만히 오려 놓은 모습입니다. 휴식은 나무에 기대어, 혹은 나무 옆에 앉거나 서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