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궁창에서 승천한 용
오다 노부나가의 아이돌
똥💩에 진심인 사람
처세의 달인
입신양명의 화신
천하 통일을 꿈꾼 원숭이
“내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명대사이다. 내가 전생으로 돌아가면 가슴앓이하며 사랑할 것 같은 남자, 아니 전 대한민국의 역사적 영웅, 조선의 남자 이순신의 유언이다.
임진왜란의 원흉인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도 교토의 후시미 성에서 1598년 9월 18일 61세에 원로들을 불러놓고 “내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조선에 침략한 군사들을 철군하라.”라고 했다. 그 둘의 유언이 같다는 게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센고쿠 시대부터 아즈치모모야마 시대에 활약했던 다이묘이다. 오와리 국의 나카무라 마을의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천하 최고의 영웅의 자리에 이른 사람이다. 우리 민족에게는 임진왜란이라는 치욕의 역사를 안겨준 원흉이자 괴수이다.
그는 쥐새끼 같은 이에 원숭이의 얼굴을 지니고 있었다. 꽃미남 노부나가에 비해 엄청난 추남이었다. 외모와 가문이 권력인 세상에서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고 태어났다. 배움 또한 부족해 평생 문맹이었다. 그럼에도 일본에서의 그의 위치는 신화와 전설이 되었다.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함께 전국 3 영웅으로 불린다. <시궁창에서 솟아오른 용>이다. 평민에서 관백까지 오른다.
아버지 기노시타 미우에몬이 총에 맞아 죽자 가난한 중2병환자 15살 소년은 계부를 피해 집을 나가 세상을 떠돌았다. 1554년 9월 18세에 당시 두각을 나타내던 노부나가의 하인 < 아시가루>가 되었다. 주인 노부나가의 짚신을 관리하는 일이었다. 오늘처럼 추운 겨울날, 보잘것없는 소년은 주인의 신발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 따뜻한 신발은 주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되고 요직을 하사 받는다.
그 요직은 바로 놀랍게도 "똥퍼"였다. 오랫동안 우리 기억에서 지워진 검정 고무신에 나오는 똥퍼 아저씨랑 같은 업종이었다. 동네 골목골목을 누비벼 " 똥퍼 <~~ 라고 외쳤던 그들이 생각난다. 아! 그리움 속의 소리들!
오다 노부나가의 화장실 청소를 담당했는데 비루한 소년은 똥에 진심을 담았다. 끔찍하게 더러운 화장실을 깨끗하고 향이 나는 장소로 바꾸었다. 이 모든 것이 주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불세출의 영웅에게는 가장 중요한 무기가 있었다. 바로 < 눈치>였다. 그는 눈치 100단의 천재였다. 하찮게 보이는 일이라도 진심을 다하면 통하는 법이다. 똥을 푸더라도 정성을 다하니 하늘도 이를 인정해 주었다.
배움도 짧고 왜소하고 못생겼지만 한때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군 인물,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보면 진중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폭군처럼 보이지만 그는 실제로 그는 농담도 잘하고 여자들에게도 아들에게도 사랑이 많은 가벼운 남자였다. 감성 있는 정치인이었다. 무사라기보다는 정치인이었던 만큼 그는 처세의 달인이었다.
순간 판단력과 순발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매우 뛰어났고 이로 인해 오다 노부나가의 총애를 받기도 했지만, 학문은 전혀 익히지 않아 문맹인 탓에 히데요시에게 글을 읽어주는 전담을 따로 두었다.
부자 지인들 중에 배움이 짧은 사람들은 많이 보았지만 눈치 없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눈치라는 건 다른 게 아니다. 상대편에 서서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을 시기적절하게 써먹을 줄 아는 것, 나서야 할 때와 물러나야 할 때를 구별할 줄 아는 것이며, 미움받지 않을 인간 최고의 기술인 것이다. 수백 년 전에도 지금도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을 것이다.
자신의 주인인 오다 노부 가나에 대한 배신이었을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유일한 아들이었던 히데요리 마저 후사가 없는 상태에서 1615년 도쿠가와 가문의 습격을 받아 어머니 요도도노와 오사카 성에서 자결하는 바람에 도요토미 가문은 2대로 끊어지고 말았다.
삶이란 결론을 알고 있는 추리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성질이 급해서 책의 끝부분을 먼저 읽게 되는 경우가 있다. "셜록홈스"를 읽다가 범인이 너무 궁금해서 자꾸만 뒷페이지부터 보게 된다. 우리 모두의 결론은 같다. 누구나 언젠가 죽음 앞에 서게 된다. 죽음 앞에 섰을 때 비로소 삶이 보이기 시작한다.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는 것이다. 내가 그동안 살아 있었구나! 이제 드디어 나도 죽는구나 하는 그 순간이 온다.
이 힘든 시간! 우리의 영웅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국민들의 시린 발을 따뜻하게 녹여줄 그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화장실에서 조차 향이 날만큼 삶에 진심인 자는 어드메에 있는 것일까?
몸이여, 이 슬로 와서 이슬로 가니
오사카의 영화여! 꿈속의 꿈이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모든 것을 다 가졌으니 그의 그의 죽음은 미련이 많고 더 허망했을 것이다. 두고 가야 할 것이 많아서 일까? 늦둥이 히데요리와 아름답고 젊은 아내까지! 저승길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시궁창에서 날아 오른 용, 히데요시는 부하들에게 아들을 지켜 달라고 다짐을 받고 또 받았다.
도마뱀의 꼬리처럼 잘라내도 잘라내도 미련은 그의 마음에서 다시 자라났을 것이다. 뽑아도 뽑아도 또다시 나는 상어의 이빨처럼 후회는 끝이 없이 자리 잡았을 것이다. 후회만큼 질긴 생명력을 가진 것은 없는 것 같다. 천년을 살아도 후회는 잠자는 씨앗처럼 언제든 기회가 되면 싹을 틔울 것이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난 회한이 없을 것 같다. 높은 산에 오르려는 자 짐을 버려라.
<세상의 모든 것들이 이야기가 되는 밤> 난 오늘도 공부를 한다.
진정한 학문이란 세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이기 때문이다.
첫댓글 감동입니다.
더럽고 천한것이라도 최선을 다해 모든것에 진심이었기에 적장이지만 본받을점이 많은것 같습니다.
작가님은 이런글을 쓴다는것 자체가 이미 경지에 도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루하루 더 건강하시고,행복하시길진심으로 기원 합니다.
매서운 추위에 님의 글이 힘이 됩니다. 주신마음 평생기억하며 겸허히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