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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더 아픈가?
첨단 의료기기로 가득한 한 대학병원, 사람들로 붐비는 커다란 로비에 앉아 있다고 상상해 보자. 붕대를 두른 외상 환자가 많은가 아니면 겉보기에는 멀쩡한 환자(?)가 더 많은가? 아마 붕대 없이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로 가득한 병원 로비가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겉으로는 문제없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소화불량부터 불면증까지 온갖 통증과 불편을 안고 사는 사람들일 것이다. 현대인 2명 중 1명이 앓고 있고 전체 의료 비용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만성질환’으로 병원을 찾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신약과 시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만성질환의 발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만성질환은 향후 20년간 세계경제에 47조 달러의 손실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서도 얻는 것은 그와 반대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의사와 약에 써버려야 할 것이다.
더 오래 살지만 더 건강하지 못한 시대
질병의 증상이 아니라 원인을 해결하는 기능의학 혁명!
질병은 허상이다. 환자의 공통된 신호와 증상을 한데 묶어 ‘질병’으로 분류하면 편리하긴 하다. 약을 처방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질병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질병의 이름을 안다고 해서 아픔의 진짜 원인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올바른 치료법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이 책 『질병은 없다』는 현재 우리의 건강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 현대의학의 실패를 고발하면서 질병의 이해와 치료에 있어 ‘기능의학’이라는 새로운 지도를 제시한다. 기능의학은 최신 과학의 생물의학적 발견을 활용해 개인의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에 초점을 맞춰 증상이 아니라 원인을 해결한다. 기능의학은 우리의 삶에 부담을 안기며 우리를 더 빨리 죽음에 이르게 하는 만성질환에 대처하는 검증된 과학이며, 앞으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건강관리 방식이다. 기능의학의 창시자인 제프리 블랜드 박사는 후성유전학, 분자교정학, 시스템생물학에 기초한 40년간의 연구와 경험을 통해 진정한 건강에 이르는 방법을 이 책에 정리해 두었다. 이 책 『질병은 없다』는 기능의학의 교과서이자 건강을 원하는 모든 이들의 필독서이다.
우리는 질병에 걸렸기 때문에 아픈 것이 아니다!
슬픔과 무력감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있다고 하자. 잠을 못 자고 일상 활동과 음식, 성관계에 흥미를 잃은 그 환자에게 ‘우울증에 걸렸다’고 말해주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울증은 그가 당하는 비참의 ‘원인’이 아니라 일군의 증상에 우리가 붙인 ‘이름’에 불과하다. 우리는 항우울제로 이 증상을 치료하려고 하지만 이것은 우연보다 조금 더 나은 효과를 보일 뿐이다.
우울의 실제 원인은 환자마다 크게 다르다. 면역계가 갑상선을 상대로 항체를 만들도록 자극하는 글루텐에 의한 장 누수 때문일 수도 있는데, 이 경우 갑상선 기능 저하와 우울증이 생긴다. 또 위식도역류를 막는 위산 억제제를 장기 복용할 때 생기는 비타민B12 결핍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MTFHR이라는 유전자에 의해 생기는 엽산(비타민B9) 부족 때문일 수도 있다. 또는 햇볕 부족으로 생기는 비타민D 결핍이 원인일 수도 있다. 참치가 너무 많이 든 식단으로 인한 수은 중독 때문일 수도 있고, 생선 지방이 너무 적게 든 식단으로 인한 오메가-3 결핍 때문일 수도 있다. 설탕이 많이 든 식단으로 생기는 당뇨병 전증 때문일 수도 있다. 삶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나 스트레스로 인한 뇌의 화학적 변화 때문에 우울 증상이 생길 수도 있고,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장내 미생물의 변화 때문에 우울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이들 식단, 환경, 생활 습관 등 각각의 요인은 서로 다른 종류의 불균형을 일으키지만 모두가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질병의 이름을 아는 것은 질병의 진짜 원인에 대해 우리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게다가 그것은 올바른 치료법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진 질병이라는 허상이다.
“대부분의 처방약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효과가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글로벌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부사장이었던 앨런 로지스Allen Roses 박사가 이렇게 말한 것도 놀랍지 않다.
“대부분의 처방약이 대부분의 사람에게 효과가 없다. 90퍼센트의 약물이 단지 30~50퍼센트의 환자들에게만 효과가 있다.”
즉, 당신의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복용할 때 당신은 많은 사람에게 효과가 있었으나 ‘또 다른 많은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었던 치료법에 믿음을 걸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손가락을 걸거나 행운의 부적을 갖고 다니며 그 치료법이 당신에게 효과가 있기를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의사들이 한 가지 약물이 효과가 없으면 다른 약물을 처방하는 시행착오적 방식을 계속 사용하는 이유이다. 다양한 원인으로 일어나는 서로 다른 증상을 다스리기 위해 여러 가지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다중약물요법의 경우에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여기서 문제는 한 사람 안에서 여러 가지 약물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있다. 즉 하나의 약물이 다른 약물에 역효과를 일으키면서 약물들 사이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비통제 실험에 참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7가지 핵심 생리 과정, 세븐 코어
신체의 모든 기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7개의 핵심 생리 과정이 있다. 그리고 어떤 기관계든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불균형들이 대부분의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우리가 아프다면 그 중심에는 신체 기관계의 불균형이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신체 기관계에 불균형이 일어나는가?
당신의 환경과 행동은 식사, 주변 환경(공기, 거주지, 주변 풍경), 당신이 하거나 하지 않는 운동, 스트레스,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당신의 몸에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이 입력 정보는 당신이 가진 고유한 유전적 소인을 통과하며 처리된다. 이런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와중에 어디선가 무엇이 기능 오작동을 일으킨다. 당신의 유전자는 주변과의 상호작용에서 얻는 메시지를 세포에 대한 지시 사항으로 변환시키면서 그러한 상호작용에서 얻는 메시지에 항상 반응하고 있다. 이 점을 감안하면 주변에서 받는 특정한 입력 정보가 핵심 생리 과정의 어느 한 곳에 균형이 틀어지게 만드는 특정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즉 당신의 외부와 내부, 당신의 외부 세계와 내부의 고유한 유전자 사이에 불일치가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런 불균형이 불건강 증상을 일으킨다.
이것이 기능의학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환자의 모든 기능장애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이다. 이 방법 외에 환자의 불균형을 찾아내는 방법이 있을까? 환자의 생리 과정과 주변 환경의 입력 정보 사이에 평형을 회복하는 방법이 이것 말고 또 있을까?
7개의 핵심 생리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흡수와 배설
소화-흡수와 제거-배설이라는 두 과정 사이의 생리적 팀워크는 몸 전체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이 과정의 특정 단계에서 자그마한 불균형이라도 일어난다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2. 해독
해독 과정은 해독 기구의 대부분이 존재하는 간에서 주로 진행된다. 이 과정을 통해 독성물질이 비독성 부산물로 바뀌며 신장과 장을 통해 배출된다. 신장과 장에도 부가적인 해독 능력이 조금 있다. 해독 능력의 결함은 일반적으로 만성질환이 계속 악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3. 방어
‘방어’란 감염과 세포 손상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 감시하는 다양한 과정을 의미한다. 우리 몸 안에 살고 싶어 하는 불청객들은 감염이나 온갖 만성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4. 세포 연락
우리의 세포는 끊임없이 주변을 감지하며 신체의 한 부위에서 다른 부위 사이에 생리적 메시지를 보낸다. 이것이 세포 연락 과정이다. 이 연락 메커니즘의 어느 곳에 기능 이상이 생기면 그로 인해 신체 생리에도 기능 이상이 일어나 수많은 만성질환과 관련된 신호와 증상을 일으킨다.
5. 세포 수송
물질은 신체의 특정 부위에서 다른 부위로 이동해야 한다. 소화계가 흡수한 영양은 세포 바깥으로 나가야 하는데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이것이 수송 과정이 하는 일이다. 이 수송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온갖 문제가 일어난다. 순환계에 문제가 생기면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 되는데, 심혈관계 질환은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하고 무서운 만성질환이다.
6. 에너지
생체 에너지라고도 부르는 이 과정은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 소기관 내에서 에너지가 활용되도록 음식을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과정이다.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통증이나 피로와 관련한 다양한 만성적 건강 문제의 원인이 된다.
7. 신체 구조
우리의 뼈대는 5~7년마다 한 번씩 리모델링된다. 또 뼈와 결합조직은 끊임없이 우리의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적절한 신체 구조가 있어야 적절한 생리 기능이 가능하므로, 신체 구조는 우리의 건강과 질병을 규정하는 요소가 된다. 뼈 건강을 잃으면 골절의 위험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만성질환의 위험성도 함께 높아진다.
기능의학의 통합적 접근으로 몸의 불균형을 치료하라.
당신이 평생 달고 있던 증상과 통증이 말끔히 사라질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제프리 블랜드 박사는 질병의 증상을 치료하기 보다는 병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예방하고자 하는 기능의학의 최첨단을 걸어왔다. 현대의학으로 만성질환을 ‘관리’(치료가 아닌)하는 것은 우리가 이러한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보다는 약물과 임시적인 치료로 가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더 나쁜 것은, 증상만을 치료하는 것은 우리를 더 큰 질병의 길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현대의학의 발전이 단 4세대 만에 수명을 거의 두 배로 늘렸지만, 우리의 삶의 질은 그것과는 정반대의 길을 빠르게 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능의학은 시스템적 접근 방식을 사용한다. 환자의 전체 생리적 네트워크를 살펴 환경요인으로 유전자 발현이 변형된 곳(들)의 불균형을 찾아낸다. 이때 불균형은 생리 시스템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 내의 불균형일 수도 있고, 각 시스템들 사이에 나타나는 불균형일 수도 있다. 실제 건강 메커니즘, 즉 환경이 당신의 신체에 전하는 입력이 당신의 고유한 유전적 소인을 거쳐 처리되
는 과정에는 이런 불균형이 존재한다. 기능의학 이론에서는 균형이 틀어진 생리적 과정을 찾아 그것을 다룰 때 마침내 만성적인 불건강 상태를 제대로 다룰 수 있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겪고 있는 증상을 사라지게 만드는 방법이다.
더 나아가 기능의학에서 취하는 시스템적 접근 방식의 최종 목적은 당신의 유전적 고유성과 당신의 환경, 생활 습관, 행동 사이에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당신의 유전자가 가진 잠재적인 긍정적 활력을 최대한 실현하고 당신의 신체 기관의 예비력(신체
기관의 기능 비축분)을 가득 채워 넘치게 한다. 기능의학은 당신의 신체 수명을 연장할 뿐 아니라 건강수명(건강 상태로 사는 기간)도 최대한 연장하고자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당신의 개별적인 신체 생리 내에 어떤 불균형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당신의 몸에서 건강상 문제를 없애주고 당신의 고유한 유전적 잠재력을 실현하게 하는 개인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질병 관리 VS. 건강 관리: 당신은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전통적인 통념과 달리, 만성질환은 유전적으로 미리 결정된 것이 아니라 유전자와 환경, 생활 방식 간의 불일치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질병이라고 부르는 것은 위에서 말한 7가지 핵심 생리 과정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불균형의 결과이다. 수많은 연구와 경험, 최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하여 제프리 블랜드 박사는 평생 동안 만성질환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건강 로드맵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블랜드 박사가 이야기하는 바와 같이, 어떤 질병의 형태도 동일하지 않으므로, 적절한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아픈 것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어떻게 질병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치료법에 접근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다.
블랜드 박사는 메멧 오즈, 조엘 펄먼, 알레한드로 융거, 크리스틴 노스럽과 같은 오늘날 의학계의 많은 거물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지만, 아직까지 현실의 의학은 만성 질환을 이해하거나 평생 건강을 증진하는 더 큰 틀에 접근하지 못했다. 이제 우리는 드라마틱한 과학 발견 덕택에 노화와 질병에 맞닥드리는 것을 피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다. 그야말로 혁명인 것이다.
이것은 무엇보다 만성질환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병에 ‘걸린다’고 할 때처럼 ‘걸리는’ 병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당신은 야구에서 야수가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낚아채는 방식으로 만성질환에 ‘걸리지’ 않는다. ‘질병’은 이 단어의 순수한 의미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내가 ‘질병은 허상’이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그보다는 각 개인의 고유한 유전자 조합이 그가 인지한 위협에 대해 시간에 걸쳐 반응을 일으키며 특정 신체 조직의 기능이 변질되는데, 이 ‘부상’은 땔감을 쌓아 올린 불처럼 천천히 타들어가 지속적인 저강도 손상을 일으킨다. 우리는 이것을 ‘질병’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질병이 일정 기간 지속되면 ‘만성질환’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우리의 식단과 환경, 생활 습관에서 전달받는 메시지에 실제로 반응하는 주체는 우리의 유전자이다. 생체지표는 신체에서 그 수치를 변화시키면서 우리의 유전자가 주변 환경의 특정 위협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여준다.
--- 「질병이라는 허상과 만성질환이라는 난제」 중에서
20세기 말에 이르러 부모 양측에서 정확히 절반씩의 유전자를 물려받는다는 생각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 의문은 오직 어머니로부터만 물려받는 부가적 유전물질인 미토콘드리아 DNA의 발견으로 더욱 커졌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에너지 공장으로, 음식물 분자가 세포 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소이다. 남성에서 미토콘드리아는 정자의 꼬리 부분에 있는데 일단 난자가 정자와 수정하면 정자의 꼬리가 떨어져 나가 정자의 미토콘드리아는 태아에게 전혀 전달되지 않는다. 간단히 말하면 자식에게는 오직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만 유전되는 것이다. 즉 세포 에너지 센터의 유전학은 어머니 쪽과 밀접히 관련되는 한편, 아버지 쪽에서는 세포 에너지 센터에 기여하는 바가 전혀 없다. 따라서 유전자의 50퍼센트가 아버지에게서 왔다고 해도 50퍼센트 이상을 어머니로부터 물려받는다. 그리고 50퍼센트가 조금 넘는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한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 「모든 것을 바꾸고 있는 생물학의 획기적 발견」 중에서
장 면역계는 장내 미생물이 만드는 대사물질을 모니터링함으로써 이 일을 한다. 대사물질이 유해하다고 감지하면 위장관 면역계는 경고 세포의 수를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반응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당신은 그것을 통증, 팽창, 설사, 위장 염증 등의 증상으로 느낀다. 그런데 이 경고 세포들이 혈류를 타고 바깥으로 퍼져나가면 위장관에서 멀리 떨어진 신체 부위에서도 그것을 느끼게 된다. 두통, 관절 통증, 구취, 근육통, 피부 트러블, 시력 문제, 심지어 기분 변화 등 어느 모로 보나 위장관과 무관해 보이는 증상들이 장 면역계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 「흡수와 배설」 중에서
약물유전체학은 사람들이 특정 약물을 대사하는 방식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으로 어떤 단일 약물도 모든 사람에게 적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중략) 약물 과민반응은 점점 더 흔하고 무서운 의료 현상이 되고 있다. 병원 입원 환자의 6.7퍼센트가 훈련받은 의료 전문가가 처방한 약물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입원할 만큼 무서운 현상이다.73 실제로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약물 과민반응은 3비非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와 진통제, 특히 아세트아미노펜 때문이라는 사실은 매우 끔찍하다. 약 3,600만 명의 미국인이 매일 의사의 도움 없이 사용하는 약이다. 각 개
인이 가진 고유한 유전적 소인은 그의 해독 과정에 매우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가 약국에서 구입하는 ‘간단한’ 약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제대로 알기 어렵다.
--- 「해독」 중에서
여기서 우리가 자가면역 질환과 관련해 얻을 수 있는 메시지는, 매우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 자가면역 질환이 처음부터 우리의 유전자에 새겨져 있지 않다는 점, 그리고 자가면역 질환에 취약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 질환에 걸려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다. 유전자 외에 주변 환경, 식단, 생활 습관상의 중요한 촉발 요인들이 존재한다. 이 촉발 요인들이 면역계의 기능 이상을 일으켜 신체가 스스로에게 손상을 가하는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나 주변 환경, 식단, 생활 습관을 변화시켜 면역계 작용을 조정하는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준다면 우리는 신체가 스스로에게 가하는 손상을 중지시키거나 역전시키거나 또는 피할 수 있다.
--- 「방어」 중에서
식품 가공이 우리의 건강에 해로운 이유는 식품을 가공하는 핵심 목적 중 하나가 식품에서 식물영양소를 제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식품에서 식물영양소를 제거할까? 식물영양소는 흔히 쓴맛을 내는데 이는 식물영양소가 식물의 스트레스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쏘기’ 때문이다. 식품업계로서는 식물영양소를 제거하면 풍미를 개선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실제로 식단에 포함된 식물영양소의 양을 나타내는 식물영양소 지수를 보면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할수록 식물영양소 지수가 감소한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난다. 이와 대조적으로 만성질환이 드물게 발생하는 인구 집단에서는 일반적으로 식물영양소 지수가 높게 나타난다.
--- 「세포 연락」 중에서
그러나 이것은 ApoE4 유전자 마커를 보유한 사람에게 희소식이다. 왜냐하면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알츠하이머나 심장병에 걸릴 운명이 아니라 생활 습관, 환경, 식단을 개인맞춤화하여 두 질환에 대한 취약성을 완화하라는 신호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ApoE4 유전자 마커를 가진 사람은 우선 포화지방 섭취를 최소화하고 보호 항산화제와 식물영양소 섭취를 극대화해야 한다.
계속적인 연구를 통해 이런 결론이 확인되고 있다. 즉 마찬가지로 식단의 영향을 받는 두 가지 증상, 바로 인슐린 저항성과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신경퇴행성 질환의 위험이 더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수잔 크래프트 박사가 말한 제3형 당뇨병, 즉 뇌의 당뇨병에 관한 연구를 기억하는가? 크래프트 박사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나이가 들수록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이를 ‘발견’했다. 식단과 질병 사이의 상관관계는 무시하기에는 너무 강력하다.
--- 「에너지」 중에서
블라사라 박사의 연구를 통해 설득력 있게 밝혀진 사실이 있다. 사람들이 열처리 가공된 식품을 점점 많이 먹게 되면서 당 독소 섭취량도 증가했으며, 이러한 당 독소 섭취 증가가 제2형 당뇨병, 신장질환, 치매와 같은 만성질환의 발병률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물실험
에서도 실험동물이 당 독소를 섭취해 염증반응이 증가하면 위의 질병들이 더 많이 진행되었다. 사람의 경우, 이러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혈중 당 독소 수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87,188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탄 고기의 섭취를 줄이고 조리 온도를 전체적으로 낮추는 것이다. 조리 온도를 낮추면 당 독소 생성이 감소한다. 핵심은, 체내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이든 음식으로 섭취하는 단백질이든 단백질 구조에 변화가 생기면 단백질의 생리적 효과, 즉 기능 방식에도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 「신체 구조」 중에서
이 질문에 의학의 아버지인 고대 그리스의 전설적인 의사 히포크라테스가 내놓은 답이 오늘의 우리에게 전해오고 있다. 그것은 라틴어로 ‘자연의 치유력vis medicatrix naturae’이라는 것으로, 생명체에 적절한 환경, 식단, 생활 습관이 제공되면 생명체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다. 오늘날 히포크라테스의 이런 생각은 게놈 혁명의 렌즈를 통해 재조명받고 있다. 우리는 유전자 혁명으로 환경이 우리의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과 그 영향으로 개인의 건강과 질병 패턴을 결정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책의 앞 장에서 설명한 내용들, 즉 게놈 혁명에서 발견한 것들 그리고 시스템생물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만성질환에 관한 지혜
는 모두 그 관점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목적이다. 그리고 그 생각을 실제로 적용한 것이 ‘우리 시대의 의료 혁명’이라 할 수 있는 기능의학 모형이다. 환자 중심의 기능의학 모형은 각 개인이 자신의 건강관리에 전적으로 참여하도록 요구한다. 기능의학의 관점은 간단하다. 개인맞춤
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식단과 생활 습관, 환경에 변화를 주면 유전자가 발현되는 방식과 우리의 건강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 「당신의 건강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