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감추는 것이 신앙의 핵심이다
요한복음 7:1~10
“그 형제들이 명절에 올라간 후에 자기도 올라가시되 나타내지 않고 은밀히 가시니라”(요한복음 7:10)
찬송가 310장(아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 본문 말씀에 보면 예수님의 육신의 동생들 곧 야고보와 유다 등 마리아의 아들들이 예수님께 초막절 명절에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사람들 앞에 나타내 자기를 드러내라고 요구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기적과 이적을 나타내어서 사람들에게 대단한 선지자인 것을 증명해보이라는 것입니다. 3절과 4절에 나오는 말씀이 그러한 뜻입니다.
“그 형제들이 예수께 이르되 당신이 행하는 일을 제자들도 보게 여기를 떠나 유대로 가소서 스스로 나타나기를 구하면서 묻혀서 일하는 사람이 없나니 이 일을 행하려 하거든 자신을 세상에 나타내소서 하니”
이 말씀 깊은 곳에는 예수님에 대한 진실한 믿음이 그 육신의 형제들 가운데 없기 때문이라고 사도 요한은 밝힙니다. 예수님께 대한 믿음과 신뢰와 사랑이 없었기에 그들은 예수님으로 하여금 예수님을 죽이려 드는 그 위험한 유다 지역에 가서 거리낌없이 예수님의 능력을 한껏 뽐내어서 자기의 대단함을 입증하라고, 선지자로서의 위상을 나타내라고 유혹하는 것입니다. 마귀가 예수님을 시험할 때에 “성전 위에서 뛰어내리라 그리하면 천사가 받들어 그 발을 땅에 부딪히지 않게 할 것이라.”고 유혹한 것과 같습니다. 사람들 눈에 대단하게 보여 놀라움과 탄성을 자아내게 하여 몰려들게 하라고 유혹하는 마귀처럼, 예수님의 육신의 동생들도 예수님께 그렇게 그럴 듯한 말로 시험한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넘어가지 않고 자기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다고 말씀하시면서 육신의 동생들과 가족이 먼저 올라가라고 자기는 아직 올라가지 않겠노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형제들이 명절에 올라간 후에 나중에 예수님은 자기 제자들을 데리고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은밀하게 따로 움직여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자기의 대단함을 뽐내려 하지 않습니다. 자기의 능려과 힘을 과시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표적을 구하는 유대인들을 향하여 탄식하시면서 이르시기를
“악하고 음란한 세대가 표적을 구하나 선지자 요나의 표적 밖에는 보일 표적이 없느니라 요나가 밤낮 사흘 동안 큰 물고기 뱃속에 있었던 것같이 인자도 밤낮 사흘 동안 땅 속에 있으리라”(마태복음 12:39,40)
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요나처럼 사망의 깊은 땅 속에 사흘 동안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시는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의 표적만을 자신의 진정한 표적으로 삼으시겠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많은 이적과 기적을 드러내 보이셨지만 그 모든 것들은 믿음이 부족한 자들의 믿음을 돕기 위한 것이요 자기 과시를 하기 위함이 아닌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주님은 언제나 아버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를 원하셨고 자기 자신을 높이고자 아니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인 우리들도 우리 자신을 나타내기보다는 우리 주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자신의 능력과 지혜와 지식과 재능과 소유의 남다름은 감추는 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런 것들은 숨기고 도리어 자기의 부족함, 자기의 연약함, 자기의 어리석음을 깊이 인식하여야 하겠습니다.
사도 바울이 사도권에 대하여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의심하면서 그를 대적하는 자들에게 성도들이 크게 영향을 받을 때에 자기의 삼층천에 올라간 간증을 잠깐 말씀하시더니 이내 그만 두면서 “누가 나를 보는 바와 내게 듣는 바에 지나치게 생각할까 두려워하여 그만 두노라”(고린도후서 12:6)고 말씀하면서 오히려 자기가 자랑하고자 한다면 자기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겠노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이는 자기 자신의 대단함을 드러내고 자랑한다면, 자기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능력이 머물거나 나타나지 아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습니다. 라틴 격언에 “학문을 감추는 것이 학문의 핵심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허세와 자기 자랑, 자기 과시는 인격이나 처신에서나 신앙의 세계에서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자기의 부족함을 늘 깊이 인식하며 자기를 내려놓고 자기를 감춥시다. 그 대신 한평생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늘 사모하며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자랑하며, 우리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자비와 능력과 영광만을 힘써 드러내는 성숙하고 참된 지혜자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