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 로맨스부터 호러까지
2024년 5월 24일(금)~8월 24일(토)
전시소개
국립현대미술관 필름앤비디오 2024는 우리가 자연, 공동체, 타자 등과 맺는 관계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관찰하고, 새롭게 관계를 설정하려는 다양한 노력에 주목한다. 전 지구적인 질병과 보낸 2년여의 시간 동안 우리의 삶을 둘러싼 많은 것이 달라졌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었고, 삶에서 중요한 것에 대한 우선순위가 재정의되었다.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의 힘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위협, 이어지는 이상기후로 인한 재난으로, 우리는 대자연 앞에 선 낭만주의 시대의 예술가들처럼 ‘위협적인 공포의 대상으로서의 자연’을 마주하게 되었다. 한편,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식물을 키우고, 정원을 가꾸는 등 가까이에서 자연의 생명력을 체험하려는 경향도 강해졌다.
2024년, 첫 번째 프로그램인 《자연과 인간: 로맨스부터 호러까지》는 자연과 인간이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서 8명의 작가와 함께 짚어본다. 1부(5. 24. ~ 7. 14.)는 때로는 평화롭게 공존하고, 때로는 격렬하게 부딪히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 양상을 소개하는 7작가의 작품을 각 5회씩 연속 상영한다. 집 근처의 숲과 풀밭 등 '자연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자연의 일부로 생활한 모습이 담긴 스코틀랜드의 영상 시인 마거릿 테이트의 단편 5점을 상영한다. 재클린 밀스는〈고독의 지리학〉에서 환경운동가인 조이 루커스의 일상을 추적한 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 인간으로 인해 파괴되고 오염된 바다를 돌보는 작가의 모습을 담담하게 담아냈지만, 목가적인 자연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폐플라스틱을 비롯한 쓰레기를 보며, 점점 어두워져 가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알리 체리의〈댐〉과 아마르 칸와르의 〈범죄의 장면〉은 경제적 이익을 위한 개발과 그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국경을 넘어 자연을 파괴하는 자본과 권력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담긴 작품이다. 앨런 세큘라와 노엘 버치가 제작한 〈잊혀진 공간〉은 물질적 이익을 추구하는 글로벌 자본의 공간인 바다와 국제화물 운송을 추적한 다큐멘터리다. 주마나 마나는〈야생의 친척들〉과 〈야생채집자들〉에서 생존을 위한 채집과 이에 대한 규제 등을 다룬다. 주마나 마나가 식물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면, 정재은은〈고양이들의 아파트〉를 통해 도심 속 아파트에 생활하는 야생 고양이들을 관찰한다. 대규모 재건축을 위해 비워진 아파트 단지에 남아 있는 고양이들을 돌보고 구조하는 사람들, 베어지는 나무들, 그곳을 지키는 다른 생명체 등의 낯선 시선으로 도시의 변화상을 바라보게 된다.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2024. 7. 18. ~ 7. 25.)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2부(2024. 7. 19. ~ 8. 4.)는 브라질 출신의 영상 작가 아나 바즈의 중단편 및 장편 15편을 상영한다. 지난해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상영에 이어서 영상 창작자에게 영감을 주는 대표적 영상 작가를 소개하는 ‘인디비주얼’ 프로그램으로 소개한다. 이어 3부(2024. 8. 9. ~8. 24.)는 ‘전작 몰아보기’의 형식으로 1, 2부의 상영작을 모아 여름방학 및 휴가 기간에 상영된다.
근대 이후 자연과 인간을 분리해서 생각하지만, 우리 자신도 이 지구상에 머무는 자연의 한 개체에 불과하다. 이번 프로그램의 감독들은 건강한 자연의 생명체로, 함께 생존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관찰하고 생각하고, 문제를 제기한다.
※ 2부 《아나 바즈: 2024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인디비주얼》의 프로그램 및 시간표는 추후 공개됩니다.
운영
· 월~일요일 10:00~18:00
· 수·토요일 10:00~21:00
· 휴관일 없음
· 무료
참여
· 작가: 재클린 밀스, 마거릿 테이트, 주마나 마나, 정재은, 알리 체리, 앨런 세큘라 & 노엘 버치, 아마르 칸와르, 아나 바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지하1층&1층]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