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처음 해외 여행 갈때가 생각납니다. 무엇이라도 하나 빠지면 큰일 날까봐, 이것 저것 모두 여행가방에 털어놓고는, 끙끙대면서 비행기를 올랐던 그 기억들.. 그러나 한때 직업상 많은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결국 목욕탕 가방에 츄리닝과 슬리퍼를 끌면서 심사대를 통과하는 저를 발견하였습니다.
사진도...
처음엔 꼭 멋진곳을 등지고, 누구에게나 보여주려는듯 그렇게 열심히 증명하며 찍어 댔었지요. 그러다.. 점점 그 사진의 관점은 1인칭으로 바뀌어 가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그 사진의 시각으로 그 추억들과 기억들을 반추하는 저를 발견 했어요.
아무리 소중한 추억도. 아무리 소중한 기억도.... 결국 거품이 빠지고 나면 철저히 나 개인 혼자가 반추하는 사유의 부분들...
결국 기억되지 않으면 그것은 나중에 내가 찍었는지도 모르는 한장의 의미없는 사진일 뿐이겠지요. 정말 소중한 사람들과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저를 잊지않고 그 소중한 추억에 넣어주신것도 감사했지만, 함께했던 시간들과 소중한 인연들. 그리고 시각과 기억들과 미각들을 함께 영원히 함께 반추하고 싶었습니다.
철저히
일인칭 시점에서....
통영시장에서 본 태어나서 처음 보는 대장간 입니다. 공장같지는 않지만 거칠고 단순한 농기구들과 칼들이 뜨거운 불속에서 만들어져 나오고 있었어요. 투박하고 거친 농기구들을 보니... 이곳 분들의 삶도 다르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시인들 처럼 다듬어 지지는 않았지만, 이분들과 악수라도 할라치면 마치 뚝뚝 떨어질것 같은 그 인간냄새를 누가 흉내라도 내겠어요.
세상의 무게가 힘들어질때는 시장에 가보라고 어떤 작가가 이야기 했지요. 갖 잡은 숭어처럼 펄떡대는 삶의 건강한 몸부림과 냄새들을 맘껏 느끼고 맡을수 있었어요. 코를 찌르는 비린내와 아울러 귀에 꽂히는 사투리들...
물메기가 많이 잡혀서 통영시장엔 바다메기로 넘쳐났어요. 징그럽게 생긴 저 누런 물고기는 한마리에 5천원밖에 하지 않더군요. 아주머니가 손질해주시면, 그걸 명태 끓이듯이 끓여 먹으면 정말 맛있는 바다메기 탕이 된답니다. 바다메기는 특히 소화력이 약하신 노인분들과 여자분들의 피부에 무척 좋아요. 그리고 술국으로도 그만이랍니다. 우리들도 두세번이나 먹었답니다.
충무김밥의 원조집은 통영시장에 있는 나무로 된 간판이 인상적인 <뚱보 할머니 충무김밥집> 이랍니다. 점심때가 아니어서 많이는 먹지 못했지만, 그 감칠맛에 모두 몇인분씩 더 시켜서 먹었답니다. 전 집에 올때 5인분이나 사왔지요.
절벽에 선사람의 삶의 무게와, 아름다운 저녁놀이 지는곳에 선 사람의 삶의 무게는 분명 다르겠지요. 무엇이든 아낌없이 주는 바다와 함께 아울려 사는 통영사람들의 인심에 이미 배부른 우리맴버들이었어요. 어촌의 저녁노을은 특별한 애수가 느껴져요. 열심히 사는 사람들만이 느낄수 있는 부뜻함 같은거.. 대학때 열심히 공부하고 집에 가는 길에 느끼는 그런 기분이랑 비슷한.. 뿌듯함... 지는 해가 제 하루를 칭찬해주는 느낌...
고령이신 손님을 직접 부축해서 <오래 사셔야지요. 어르신...> 이라시며, 자기 부모 모시듯 맛난 바다메기탕을 서빙하시는 사장님의 인심에 음식먹기 전에 감동부터 밀려오는 통영의 유명 물메기탕 집을 소개합니다. 식사중인 손님들에게도 일일히 인사하시고 더 필요하신것 없는지 마음써주시는 사장님이 정말 마음으로 다가왔어요.
통영에 오시면 이 마음씨 따듯한 바다메기탕 사장님 가게를 들러보세요. 사장님이 정말 친절하세요. 사람들도 북적북적대요.
비진도의 저녁노을 입니다. 항구가 두군데 있던데 우리 맴버들은 사람들이 없는 민박집에 자리를 잡고, 이렇게 섬을 한바퀴 돌았더랬지요. 한시간여 안에 섬을 다 돌아봤어요. 좋은 비박지도 많이 봐두었답니다.
새해 해뜨는 장면때문에 수많은 사람들과 방송국 차량까지 들어와 있다는 소매물도를 포기하고 정말 조용히 우리끼리 민박했던 그 파란
예쁜 대문집 사장님은 해녀 셨지요. 술이 몇순배 돌고 모두 오랫만에 느끼는 민박의 즐거움과 구수한 밥뜸내음에 함박웃음이
될때즈음... 어디론가 사라지셨던 인심좋은 여사장님은 방금 물질해서 캐온 자연산 소라를 인심과 아울러 얹어주셨지요.
통영도. 그리고 이곳 비진도도.... 정말 인사 건내면 따듯하게 웃어주시고, 뭐 하나 불편한것 없는지 챙겨주시고 마음써 주셔서.. 별로 준비해간것도 없는데 다들 잘 먹고 잘 대접받고 온것 같아 감사한 마음을 잊을수 없습니다. 글로만 읽었던 바다같은 가슴과 아낌없이 주는 풍족한 바다의 맘을 가지신 분들... 잠시 잊고 있었던 여유와 따듯함을 이분들에게 느낄수 있었어요.
연배는 저보다 낮으시지만, 언제나 크고 꽉 차있는 정수기님과 제 초등학교 동창인 정수기님의 피앙새님. 살면서 처음 술 대작에서 제가 두손두발 다 들었던 대장부 고등어 누님. 그리고 궂은일 모두 앞장서시고 제 짖궂은 장난도 잘 받아주셨던 민이숑님 내외분..
모두 감사했습니다... 다시 뵐때까지 건강하세요.
추신1) 마지막날 밤 술마시고 엉덩이까고 춤 춘거 잊어주세요. 부디. 흑흑.
추신2) 통영에서 첫날밤 나를 울렸던 그 망할뇬 이야기도 잊어주세요. 술취해서 막 이야기 했네요. 무지 후회중(근데 술만 마심 또 나온다는게 문제임) ... 흑흑.
첫댓글 피아노맨님... 글솜씨 좋으십니다. 집에 돌아와 지나간 추억이 담긴 후기를 보니 왠지 모르게 짠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통영에 대한 그리움? 지나간 우리의 우정?... 함께 해서 참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언제 우리 다시 이렇게 만날 수 있을까요? 물보라 다찌집 음식이 예술이었는데요. ^^
우리에겐 새털같은 날들이 있잖아요^^
뉘시더라??ㅎㅎㅎㅎ
표정이 넘 우끼죠? ㅎㅎ
아쉬웁게도 반가운 분들을 못뵈러 갔네요 아직 아들넘은 오지님들과의 만남이 어색하답니다 ㅋ 여러분들이 가셨던
통영맛집 자주가는데 분소식당 사장님. 정이 깊으신분이지요 담을 기약해 봅니다 ^^
피아노맨님~
맨날 걸쭉한 후기만 올리시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감성적, 낭만적이네요 ^^
물뽀라다지의 무시무시한 해산물이 사진에 없는게 좀 아쉽긴 합니다 ㅎㅎㅎ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느라 ㅜㅜ ㅋㅋ
그 망할뇬 이야기 괜히 궁금해 집니다. ^^
누가 얘기좀 해주세요~
어디서 많이 본분들이 있네여 ... ^^
담엔 모자이크처리좀 ... ㅎㅎㅎ
부럽부럽 ... ^^
예전 통영 갔을때 먹고 싶던 충무김밥 맛은 참~~좋은데 주인이 넘 불친절한 기억이 ... ^^
간만에 통영 구경 잘~~하고 가네여 ...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통영까지 가셨는데 큰누님한테는 인사도 안드리셨군요...
후우린노오또님!!! 한번 집합시키셔야할 듯....
저도 통영은 좋은 이미지가 있네요..딱 한번 가봤지만...
피아노맨님 담에 술 한잔 하시면 그 망할뇬얘기 꼭 부탁드립니다...엉덩이 춤도....
후기 재밌게 잘 봤습니다.
아이고 그기아이구요 ㅋㅋ 정수기님께서 출발전부터 전화주셨는데 아들넘이 연차를 목욜내려와서. 아들 같이가자 ! 꼬드겨도 안간다니 우짭니꽈 ㅎㅎ 하동 금오산. 노고단 대피소 둘러둘러 놀다 왔습니다 ^^
제가 사는곳이 통영이 아니고 진주넘어가기전 사천입니다 그러니 얼굴도 못뵙고 말았네요 ㅎㅎ
아고~~ 사진 올려주셨네요^^ 올한해 첫날 혼자 외로이 있지않아서 너무 고마웠답니다. 정.말.감.사.드.려.요~!
아름다운 삶의 향기가 물씬 배어있는 맛깔나는 피아노맨님의 후기 잘 보았어요~~ *^^*
그나저나 부산에 피아노맨님 뵈러 한번 놀러 가야 하는데... 요즘은 가끔 일산엔 안 오시나요?
일산에 오실때라도 한번 뵈면 좋을텐데요~~ 올해도 자주 뵐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
일산엔 일만 잠시 보고 내려온답니다. 월말 회의때만... 아주 컴백시점이 다가 오고 있으니.. 그때 아주 징그럽게 자주 뵈게 되실거예유. 푸헷
크레커님 저도 일산에 삽니다...ㅎㅎ
바다냄새가 나네요....마지막사진 분위기 좋아보이는데요...ㅎㅎㅎ
에이~
통영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중 한곳인데요....통영에 다녀오셨군요.....부럽습니다...다찌집도 가시고....분소식당도 가시고......충무김밥도 드시고..... 감성 가득한 후기 잘보았습니다. ^^
진주와 비길만 하다 하여 지어진 섬
몇년전 다녀왔던 비진도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지요...
비진도 사진이 한장 밖에 없어서 좀 서운한데요...
저도 작년 겨울 통영에서 이 물메기탕 먹고 왔는데...
너무 살살 녹아서 좀 이상하더라구요...ㅋ
자전거 동우인들과 3번 내려간 본 곳인데 가면갈수록 정감있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