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창작산실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차근호 작 최원종 연출의 세기의 사나이
공연명 세기의 사나이
공연단체 극단 명작옥수수밭
작가 차근호
연출 최원종
공연기간 2019년 2월 22일~3월 3일
공연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관람일시 2월 22일 오후 8시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차근호 작, 최원종 연출의 <세기의 사나이>를 관람했다.
차근호는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출신으로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선정 <로맨티스트 죽이기>, 대산창작기금 희곡 부문 선정, 창작마을 단막극제 관객이 뽑은 작가상, 연출상 수상, 창작마을 희곡문학상, 한국희곡신인문학상 <닭에 대한 논리>, 동아연극상 작품상 <조선제왕신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내일을 여는 젊은 작가 선정, 한국대표희곡선 선정, 삼성문학상 장막희곡부문 당선 <천년제국 1623>,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천국에서의 5월> 등의 경력이 있는 작가다. 특히 걸작 <루시드 드림>을 비롯해 <70분간의 연애> <로맨티스트 죽이기> <트라우마 수리공> <그날 밤 너랑 나> <어느 마술사 이야기>를 발표 공연했다.
최원종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출신으로 1999 예장문학상 수상,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내마음의 삼류극장>, 제7회 창작마을 단막극제 작품상 수상 <삿포르에서의 윈드서핑>, 제8회 창작마을 단막극제 작품상 수상 <이모티콘 러브>, 국립극장 “시선집중-극작가전” 참여작가 선정 <외계인의 열정>, 서울연극협회 서울연극제 “희곡아 솟아라” 희곡공모 당선 <청춘, 간다>,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NArT)선정 <잘가, 청춘 신기루>,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내작품 선정 <청춘의 등짝을 때려라>, 신작희곡페스티벌 희곡공모 당선 <두더지의 태양>, 대상창작기금 희곡부문 수혜,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작품 제작 지원 <헤비메탈 걸스>, 제15회 서울연극제 대상 희곡상 남자연기상 여자연기상 신인연기상 무대미술상 서울특별시장상 서울연극인 대상 연기상 <청춘, 간다>, 2016년 일본 요코하마 카나가와 카모메 단막연극제 대상 <카모메상> 희곡상 <이 세상 마지막 데이트> 2016 한국국제2인극 페스티벌 최우수 작품상 희ㅣ곡상 연기상 <시계가 머물던 자리>. 2017 서울연극인대상 젊은 연극인상 <블루 하츠>로 수상한 극작가 겸 연출가로 현재 라푸푸서원 대표 겸 극단 명작옥수수밭 대표다. <초대> <청춘, 간다> <청춘은 아름다워> <안녕 후쿠시마> <헤비메탈 걸스> <포켓몬 고 청춘 고> <블루하츠> <그렇게 산을 넘는다> <어느 마술사 이야기>를 쓰거나 연출하거나 쓰고 연출했다.
<세기의 사나이>는 20세기에서 21세기 초까지 125세라는 장수를 기록한 주인공 박덕배의 일대기다.
한국의 역사에서 20세기는 대한제국 시기와, 일제강점기, 그리고 해방이후 남한과 북한의 분단 시기로 구분될 수 있다. 1905년 일본 제국은 이른바 을사조약을 강제하여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통감부를 설치하여 내정을 간섭하였다.
1907년 정미조약으로 대한제국의 군대마저 해산한 일제는, 1910년 대한제국을 강점하여 식민지로 삼았다. 일제강점기 동안 한국인들은 지속적으로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1919년 3·1 운동은 일제의 강점에 맞서는 전 민족적인 저항 운동이었다.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독립운동이 있었다. 해외에서는 독립군을 조직하여 무장 독립 투쟁을 하는 한편 각국을 상대로 한 외교적 노력이 있었고, 국내에서는 일제의 수탈에 항거하여 각종 파업과 쟁의가 끊이지 않았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추축국의 일원이었던 일본 제국이 패망하여 해방을 맞이하였으나, 거세지던 냉전의 영향력 아래 단일 국가를 수립하지 못하고 남북으로 분단되었다. 남북의 두 정권은 서로에게 적대적이었으며 결국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한국전쟁은 큰 피해를 남기고 휴전을 맞았고, 이후 두 국가는 70년간 체제 경쟁을 지속하였다.
무대는 역사적 사건을 사진과 그림의 영상투사로 관객의 이해를 돕고, 날씨변화도 영상투사로 대처하고, 입체로 된 사각의 조형물과 비스듬히 경사진 단을 이동 배치해 출연자들이 앉거나 눕도록 연출된다. 일본어나 영어대사를 한글로 번역한 자막을 투사하고, 저승사자의 검은 의상과 갓, 여성들의 기모노 착용, 남성들의 한복과 군복착용, 정장과 실크 햇 등 의상에 공을 들인 게 눈에 띈다. 총기 나 장검 같은 무기를 사용하고, 대단원에 꽃잎 같은 분말이 천정에서 내려와 무대를 가득채운 것도 인상적이다.
반상제인 신분제를 폐지한 후, 서자 출신 박덕배, 양반 길자중, 그 집의 노비였던 배민국. 각자 신분은 다르지만, 친구로서의 우정을 다지고 세 사람은 대한제국의 멸망이후 서로 다른 인생의 길을 걷게 된다. 의열단이 되겠다고 집을 나간 의붓동생을 찾기 위해, 위안부로 끌려갈 처지에 있는 딸을 지키기 위해, 각기 남과 북을 지지하는 자중의 쌍둥이 아들을 화해시키기 위해, 주인공인 박덕배가 동분서주하며 달려드는 곳은 공교롭게도 모두 역사의 현장이다.
한일병합에 반대소를 올리는 선비들의 대궐 앞에서의 시위를 구경하다가 일본경찰의 총격에 절명한 주인공 박덕배에게 저승사자가 다가와 25세 밖에 아니 된 것을 알고 목숨을 연장한 후에 데려가기로 약속하면서 나이를 늘리기 시작해 100년 뒤인 125세에 데려가기로 한다. 저승사자가 떠난 후 박덕배는 배가고파 음식을 사먹으려고 우연히 들른 태화관에서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문 낭독현장에 참가하게 되고, 3·1 운동발발과 상해임시정부 수립 김 구 주석과 대면, 강우규, 윤봉길 의사 의거, 홍범도 장군과 봉오동 전투, 김좌진 장군과 청산리 대첩, 그 후 동아마라톤에서 2위를 한 손기정을 대면한 후 박덕배의 격려로 손기정은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다. 홋카이도 탄광 매몰사건, 우기시마 호 폭침 사건, 일본군 위안부가 된 딸, 친일행각을 하는 변절자 친구의 모습, 팔일오 광복과 미군정하에서 일본경찰에게 질서유지를 맡긴 미국 측 처사로 차단선을 넘다 일본경찰 총격으로 죽은 사람들, 위안부가 된 딸을 찾으려고 헤매고, 딸은 딸대로 기진해 쓰러진다. 남북의 별도 정부수립, 3·8선 분단과 한국 전쟁의 발발, 베트남 전쟁 그리고 70년간의 분단지속.....박덕배는 시대적 사건과 사고, 그리고 그리운 사람들과 그 자녀들과 마주치고, 남북의 대결현장에서 남과 북은 결코 싸워서는 아니 된다고 부르짖으며 125세가 된다. 당연히 저승사자가 다가오고 결국 박덕배는 저승사자와 함께 염라국의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동현이 박덕배, 오민석이 배민국, 이갑선이 길자중, 김왕근이 저승사자, 유승일이 덕배부, 박종태가 한용운, 박현수가 손기정, 김승환, 문경태, 임정은, 김형섭, 김민규, 이창민, 나명선, 전소영, 김설빈, 정수연, 조수지, 서상원, 박석원, 정아람이 순실, 민태홍, 주연우, 한민구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여느 연극에서 볼 수 없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는 느낌이다.
무대디자인 심채선, 조명디자인 성미림, 조명어시스트 홍유진, 영상감독 최종찬 한준구, 만화 조성훈, 의상디자인 김민경, 음악감독 김동욱, 안무 석수정, 소품디자인 박현이, 사진 이강물, 기타리스트 이남우, 조연출 송상혁 이슬비, 무대크루 박성진 이경훈 박형원 김형석 고자현 김수민, 조명오퍼 김윤아, 영상오퍼 이슬비, 음향오퍼 강수현, 기획 아트리버 등 스텝진의 노력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차근호 작, 최원종 연출의 <세기의 사나이>를 작가의 창의력과 연출가의 신표현주의 연출기량 그리고 출연진의 열정이 무대 위에 구현된 한편의 명작연극의 탄생이었다.
2월 22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