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몹시도 추웠던 1월의 어느 날, 과천 서울대공원에서는 모 서울시장의 대표적인 전시행정 사례가 있었다.
모 시장이 아동복지시설 어린이 2000여 명을 서울대공원에 초청하는 ‘특별한 동물원 나들이’ 행사를 벌인다는 내용의 서울시 보도자료가 각 언론사에 대대적으로 뿌려졌었다.
그 추웠던 그날, 서울대공원에 동물원 한 구석에서 한 무리의 어린들은 언 발을 “동동”구르며 “시장님! 사랑해요.”를 연습하고 있었고, 이 시장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 어린이들은 동물원 구경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한동안 식당에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말 그대로 모 시장의, 모 시장에 의한, 모 시장을 위한 행사였던 것이다.
당시 입수한 ‘복지재단 초청 어린이 관람 계획’ 문건에는 “시장님과 식사할 어린이 사전선정, 시장님 도착 전까지 돌고래쇼장 전원 사전대기, 시장님이 기다리시지 않게 버스 승차 유도” 등 주최 측의 불순한(?) 의도가 그대로 담겨있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몇몇 관계자들이 “이 시장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하거나 “내 목이 날아간다. 제발 기사화시키지는 말아 달라.”고 읍소하거나 “그 문건을 불법적으로 입수했다면 각오하라.”라는 협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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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안보이시죠? 제가 내용을 잘 보실 수 있도록 친절히 번역(?)을 했습니다.^^(사람이름 다음은 핸드폰 번호라 “지지직”입니다. 열 받는 글자는 빨간색으로 표기했습니다.)
시장님 이동 동선별 업무 상황
□ 동 양 관 (11시15분 ~ 11시35분) ○ 해당 단체 : 하마(평화보육원) +사자(신망원)<총 84명> ○ 인솔 직원 : 임문규(핸드폰번호) 노재근(핸드폰번호) ○ 안내 직원 : 김상범(핸드폰번호) ○ 업무 상황 : - 시장님 도착전까지 동물원 사전 도착 대기 - 시장님과 해야할 게임 등에 참여할 어린이 사전 선정 - 시장님과 함께 버스타고 돌고래쇼장 이동 - 시장님이 기다리시지 않게 어린이들 버스 승차 유도
□ 돌 고 래 쇼 (11시35분 ~ 12시05분) ○ 해당 단체 : 9개 단체 전원(총 314명) ○ 인솔 직원 : 강종희(핸드폰번호) 등 9명 전원 ○ 안내 직원 : 양재열(-) ○ 업무 상황 : - 시장님 도착전까지 돌고래쇼장 전원 사전 대기 - 시장님 좌석 확보 및 안내 - 물개팀(영종보육원 36명)은 쇼관람 후 시장님과 함께 버스로 닭전시장 이동 - 돌고래쇼 종료를 즈음에 어린이들 사전에 인솔해 시장님이 기다리시지 않게 어린이들 버스 승차 유도
□ 닭 전 시 장 (12시05분 ~ 12시20분) ○ 해당 단체 : 물개(영종보육원)<총 36명> ○ 인솔 직원 : 강종희(핸드폰번호) ○ 안내 직원 : 임대홍(핸드폰번호) ○ 업무 상황 : - 영종보육원은 시장님과 함께 닭전시장 도착 - 시장님이 어린이들에게 행운 달걀 지급 - 시장님이 어린이들과 함께 소원 엽서 쓰기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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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권력자 스스로만 낮출 수 있다. 권력을 부당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만이 권력자의 의무가 아니다. 늘 주변을 살피며 가신들의 ‘과잉충성’ 또한 경계해야만 한다.
2년 전 그 아이들은 매우매우 추웠다. 이 어린이들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했는지, 이명박은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첫댓글 아유~ ㅅ ㅂ 전시행정의 전형이라니까... 애들이 불쌍타...이 넘이나 그 밑에 넘들이나...
v를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