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9월 5일
아이들은 '위저드 베이커리'를 읽었다. 책이 두꺼워서 망설이다가 도전해보겠다며 스스로 읽어보겠다고 했다. 아이들 글을 보니 절반은 다 읽지 않고 글을 썼지만 나름 많이 읽었다. 특히 연지에 거의 2년째 있는 '은'이는 글솜씨가 정말 많이 늘었다. 그러나 더 기대가 되기에 이 정도로 만족하면 안된다고 엄하게 일부러 이야기 했다.
이 책은 청소년대상 소설이지만 내용은 시종일관 흐리고 비관적이고 해피엔딩이 아니다. 작가는 아무 근거없는 밝은 미래를 제시하지 않는다. 그 미래는 너에게 달렸다고 다소 강한 소재로 전달한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글들을 썼다.
특히 시간을 돌리고 싶냐는 질문에 놀랍게도 절반이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했다. 자신은 시간을 돌이켜도 다시 이 자리에 있을 존재라는 것이다. 정말 냉소적인 녀석들이다. 한편으로는 벌써 인생의 진리를 깨달았나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모든 일이 시작되기 전으로...
부모를 미워하기 전으로, 가출하기 전으로, 허세떨기 전으로, 나쁜 친구 만나기 전으로... 그러나 돌아갈 수 없다. 주어진건 오늘과 내일 뿐이다. 아이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더 이뻐지고, 더 멋져지고, 더 열심히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들이 웬지 뭉클하다. 지금의 시간이 거름이 되어 오늘을 조금이라도 힘내어 살아가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