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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고 또 사랑했던,
그애에게 바칩니다.
" 맙소사- 절대 안돼,그건. "
" 왜 안돼는데! "
" 절대절대절대. "
" 야... 이미 약속 다 잡아놨대도. 오랜만에 얼굴만 보고 오는 건데 뭐가 어때서- "
" 그래도 안돼. "
" 너 자꾸 그럴래!! 대현이가 너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데- "
" 그래도 안돼- "
" 얼굴만 보고 오는거래도? 너 요번에 안보면 대현이 영영 못 볼지도 모르는데-? "
어째서, 어째서냐고- !!!
휴.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정말 죽어라 짝사랑했다던 그 김대현이란 남자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휘리릭 외국으로 날랐었다 며칠전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겨우겨우 연락이 닿았다며 오늘 만나러 가자고 나를 조르는 내 친구 유라-
아우, 얄미워.
" .... 그래도... 나 요즘 영원이랑 안좋단 말이야. "
" 야, 대현인 친구라 그러면 되지. 외국에서 잠깐 온 친구 만나는데 영원이가 뭐라 그러겠어? "
" 아우, 너 진짜-!! "
" 사실, 한영원 걔 너한테 몇 달전부터 연락도 뜸하고 이상한 소리만 자꾸 한다며- "
" ... 그건... "
" 그건 말이지, 닭살 커플도 피해갈 수 없다는 바로 그 권태기이기 때문이라구- "
" 그런건 이미 지났어!! "
" 이하늘, 정신차려 이 바보야. 요건 한 번 지나가면 놓칠 수 없는 기회라구- "
" 아씨... 그치만... 그래 좋아!!"
결국 난 한편으론 커다란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오케이 해버리고 말았다.
이건 순전히 한영원 때문이야-
두어 달 전부터 연락도 끊기고, 어쩌다 연락이 되면 바쁘다면서 끊어버리고...
벌써 한 달 째 얼굴도 못보고...
그래, 이건 순전히 한영원 때문이니깐 될대로 되라고 해-!!
꼬일테면 꼬여보라지-
매정한 놈 같으니라고...
그날 오후.
어느 시끌벅적한 술집 앞.
너무나도 익숙한 가게 안 풍경.
" 안돼에 유라야- !!!!!"
" 뭐가? "
" 여긴 절대 안돼- "
" 왜? "
" 여기 영원이 아르바이트 하는 데란 말이야.... ㅜ_ㅜ "
" 진짜야-?? 에씨, 내가 안에 들어가서 있나 없나 보구 올게, 기다려! "
" 응... "
에씨, 정말 꼬이려나 보다.
왜 하필이면 영원이가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 야, 없다는데? "
" 응? "
" 한영원 없데. "
" 진짜-? "
" 그래, 기집애야! 저기 대현이 앉아 있다, 얼른 들어가자! "
" .... 응. "
가슴이 콩닥콩닥-
아니, 쿵덕쿵덕- 방아소리보다도 더 크게 뛰고 있다.
" 어- 이하늘!! "
" 어,어,어... 대현이... 안녕!! "
" 오랜만이네!! 3년만이지? "
" 응... 그렇네. "
" 너 더 이뻐졌다. "
" 그런가?? "
" 하하, 더 귀여워지기도 했는데? "
아, 이런...
머릿속에 온통 한영원 생각이 떠올라서 도무지 대화에 집중 할 수가 없잖아-
" 여기요!! 주문 좀 받아주시겠어요? "
" 아, 예, 예- "
" 여기 소주 5병이랑요, 과일 안주랑 감자 튀김이랑 골뱅이 쫄면 무침이랑 갖다 주세요! "
" 네! "
" 하늘아, 뭐 더 먹을래? "
" 아, 아니 됬어. "
" 유라 넌? "
" 음... 나도 됬다,야. 먹구 더 시키자. "
" 오케이! "
잠시 후, 푸짐한 안주와 퍼런 술병들이 탁자에 놓이고,
나는 슬그머니 자리를 빠져나와 주방으로 향했다.
이리저리 흘끗흘끗 주방 안을 살펴보았지만,
벌써 한 달째 코빼기도 볼 수 없었던 영원이는 주방 안에도,
늘 있던 홀 서빙 자리에도, 그 어느 곳에서도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 저... 저기요! "
" 네? "
" 여기... 한영원이라고, 아르바이트 하던 사람 어딨어요? "
" 아, 영원이 말하는구나? "
" 네- 한영원이요! "
" 걔 한 달 전에 아르바이트 그만 뒀는데. "
" 아... 왜요? "
" 흠... 뭐래더라, 아 맞다. 키 요만하고 눈 동그랗고 머리긴 여자애가 찾아와서 자기 얘길 묻거든
절대 대답해 주지 말랬어- "
" 에에-? "
" 너가 딱 보니깐 영원이가 말한 여자애인 거 같은데?
그래서 난 한영원에 관련된 거라면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어- "
" 그런게 어딨어요!! 왜 그만뒀는데요? "
" 그녀석에게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 "
" 그게... 연락이 잘 안되서요... "
" 아.. 그래? 영원이 믿구 기다려- 좋은 놈이니깐. "
" 아, 네... 수고하세요- "
" 응, 미안하다- "
" 네... "
" 하늘아, 어디 갔다 왔어? "
" 아.. 영원이 찾으러 주방에.. "
" 영원이가 누군데? "
" 아, 하늘이 남자친군데 벌써 몇달째 연락이 닿질 않는데. "
" 이하늘, 나한테 말해. 내가 혼내줄게- "
" 아하하... 대현아, 괜찮아. "
" 야, 이하늘!! 오늘은 잊고 마셔!! "
" 그래, 너 나 오랜만에 보는데 그렇게 시큰둥해 할꺼냐? "
" 미안- "
" 야, 부어랏!!! "
" 그래, 까짓거... 마시자!!!! "
그렇게 3년만에 얼굴을 본 내 짝사랑 대현이의 얼굴이 도깨비로 보일 즈음-
이쁘장한 내친구 유라의 얼굴이 눈 4개 달린 마녀로 보일 즈음에,
나는 가득 취해 대현이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가게 밖으로 나왔다.
" 아우우- 시원하다!! "
" 끄억- 반갑다 하늘아!! "
" 구랭- 나도 반갑다 대현아!! 요게 얼마만이냐아아 - "
" 둘이 꼴깝들 해요! "
" 일루와, 너두 껴줄게 유라야- "
" 킥킥 되써 되써~ "
응?
근데 왜 저기.. 낯익은 물체 하나가 보이는 거지-
" 엇- 저거저거! 한영원이네? "
" 아~ 그 연락 없다던 나쁜 놈? "
" 그래그래-!! 나쁜놈!! 천하의 배신자!! "
" 근데 옆에 서있는 여잔 누구래-!! "
" .... "
하늘과 땅이 분간이 안될 정도로 취했는데도..
왜 그앨 본 순간 울컥 눈물이 치솟았는지..
" ....... 이하늘, 여기서 뭐하는 거야.. "
" 어라- 한영원이네? "
" 이하늘, 뭐하는 거냐고. "
" 넌 ... 한 달 만에 나타나서 한다는 소리가 고작 그거야? 응? "
" 다 큰 기집애가 잔뜩 취해서는 밤늦게 그렇게 다른 남자한테 안겨서 돌아다녀도 돼? "
" 뭐? 너 말 다했어? "
" 그래, 한영원~ 너 말 다했냐-!! "
" .... 이하늘... 얘 누구야. "
" 누구 나?? "
" ... "
" ... 나 하늘이 남자친구다!! "
" 그래 그래! 얜 대현이라구 내 새 남자친구다, 남자친구!! "
순간 비틀거리는 내 손목을 확 잡아당긴 영원이.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날 내려다본다.
아니... 화가 났다기 보단... 그저 쓸쓸한 얼굴.
뭔가 깊이 젖어있는 눈으로, 날 내려다본다.
뭐야, 너.
한달만에 연락도 없이 불쑥 나타나서는 왜 그런 눈으로 서있는 건데.
정말 화가 나야할 사람은 난데, 왜 니가 그런 슬픈 눈을 하고 있는 건데.
" .... 이하늘.... "
" 왜- "
" ... 나랑 얘기 좀 하자... "
" 싫어- 너랑 할 얘기 없어. "
" 박민지, 하늘이 친구들 좀 부탁할게- "
" 그래... 알았어. 너무 무리하지 말고, 집에 빨리 돌아와. "
" 응. 먼저 가있어. "
영원이 옆에 말 없이 서있던 그 여자는 이윽고 날 조용히 스쳐 지나가,
아직도 비틀비틀거리는 대현이와 유라를 부축해 간다.
" .... 야, 한영원- 저 여자 누구야.. "
" 몰라도 돼. "
" 뭐? "
" 몰라도 된다고.. "
" .... "
순간 머리끝까지 화가 나버려서.,
정말 참을 수도 없이 화가 나버려서, 난 다짜고짜 그녀석의 팔을 뿌리치고 돌아서버렸다.
그렇게 영원이를 뒤로 한 채 세 걸음을 걸었을 때,
나는 어쩌면 전에부터 담아두었을지 모르는 말을 꺼내버렸다.
" ........ 한영원. 우리 끝내자. "
" .... 이하늘... 뭐? "
" 우리 끝내자고. "
" 너 취했어. "
" 아니,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취하진 않았어. "
" ......... 이하늘.. 나 지금 너무 힘들다. 그런 얘긴 그만하자. "
" 그럼 뭐. 그럼 무슨 얘길 해야 되는데? "
" .... "
" 말해봐. 두 달치 변명 다 들어줄게. "
" .... 이하늘... "
힘없이 내 이름을 부르는 녀석.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진 알 수 없지만, 알게 모르게 너무나 힘들어보이는 녀석의 모습이
미워졌다.
방금 막 병원에서 뛰쳐나온 사람처럼 창백한 녀석의 모습이 서글퍼졌다.
어쩌면 그래서...
녀석이 너무나 위태롭게 아파보여서,
더 아픈 말을 해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냥 무작정 슬프고 미워져서.
사람이란 게 너무나 미워져서.
" 나 솔직히 너한테 질릴라고 그래. "
" ... "
" 뭐 그리 속좁게 구느냐고 욕해도 좋아. "
" 이하늘.. "
" 그니깐 헤어지자고. 너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몇 달이 지나도록 연락 하나 없이... 나한테 아무 말도 없이,
무조건 너혼자 끙끙대는 게 난 정말 진절머리나도록 싫어. "
" .... 미안해. "
" 아니, 그 말도 인젠 질려버렸어.
난 항상 혼자인 느낌이야.
사소한 것부터 커다란 일까지 넌 어느 하나도 나에게 말해주려 하지 않잖아.
그저 너혼자 싸매들고 끙끙 앓잖아... 넌 내 기분 생각해봤어, 한영원? "
" ... 내가 죽도록 미안해. "
" 그만해. 더이상은 말하지마.
니 얼굴까지도 질려버리니깐. "
그렇게 나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미친듯이 집으로 뛰어왔다.
정말 미친듯이.
정말 이게 너와 나의 마지막인지도 모르지.
...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게 아닌데...
정말 이게 아닌데..
그냥 만나기만 할 수 있다면,
너무 보고싶었단 말 해주고 싶었는데.
그리구 아무 말 없이 꼭 안아주려고 했었는데...
그애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길거란 걸 알면서도 난 그렇게 매정한 말을 하고 돌아서버렸다.
그로부터 정확히 한 달 뒤.
♪♪♬ --------------------------------------
' 발신자 번호 표시 제한'
어라.
" 여보세요. "
" ........ "
" 누구세요. "
" ........ "
" .... 대답 없으시면 이만 끊겠습니다. "
어쩐지 불길한 예감.
" 저... 영원이 친구 박민지라구 하는데요. "
" 네? "
" 그때 술집 앞에서 잠깐 만났던 그 여자라구. "
" ..... "
" 지금 빨리 삼성 병원 1004호실로 와줄래? "
" 왜... "
" 영원이 마지막은 지켜야 하잖아. "
" 무슨 말인데.. "
"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애 마지막을 함께 지켜줄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인거 같더라구. "
" .... 무슨 말인데!! "
" 1004호야. 기억하기도 쉽지? 이거 그 애가 겨우겨우 얻어낸 병실이야.
너무 늦지 않길 바래- 그럼 끊는다. "
뚝하고 끊긴 전화.
난 망설일 겨를도 없이 택시비 삼만원을 손에 움켜쥔 채 뛰쳐나갔다.
" 아저씨, 삼성병원이요!!!! 빨리요!! 제발 빨리 가주세요!!! "
난 애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초조하게 손톱을 만지작거렸다.
지금 이순간 내가 가장 두려운 건.... 박민지란 아이가 말한 '그애의 마지막'이었다.
택시가 병원 입구에 다다르고,
나는 삼만원을 택시 안에 내팽개친 채 성급히 병원안으로 향했다.
떨리는 손으로 10층 버튼을 꾹 누르려다가 멈칫하고 말았다.
10층 버튼에 조그맣게 쓰여진 낙서 하나를 발견했기에.
' 하늘은 영원해 '
조금은 삐뚤빼뚤한 하늘색 글씨.
난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텅 빈 병원 복도.
조금은 어두운 그곳에 발을 디디자 정확히 두달전 잠시 스쳐지나갔던 그 여자애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 일찍 왔네. "
" .... 영원이는... "
" 의사가 오늘 밤에 여행을 떠날 거래. "
" 무슨... 여행? "
" 그애 표현에 의하자면 하늘나라 여행. "
" ..... "
" 조용히 따라와. "
난 또각 거리는 그 여자애의 구두 굽 소리를 따라 햇살이 가득 비치는 병실 앞으로 다가섰다.
' 1004호 '
" 이 안에 누워 있어. "
" .... 영원이 어디가 아픈데... "
" 심장이 많이 아파. "
" .... 언제부터... "
" 한 서너달 됬을걸. 아픈지는 1년도 넘었고. 자기가 괜찮겠거니 치료 미루다가 이렇게 된거야. "
" .... "
난 감쪽같이 몰랐구나...
참 바보같게도...
" 서너달 전부터 갑자기 너무 악화되어서 이리저리 수술받고 병원치료 받느라고,
너한테 연락 못했을거야. 아니 자기가 일부러 안한거겠지. 너 걱정한다고. "
" ..... "
" 그래, 넌 그것도 모르고 그애한테 그날 가슴 아픈소리 막했지? "
" ...... 미안해 죽을 것만 같아... "
" 그애 그날 집에 와서 숨소리도 못낼정도로 꺽꺽대더라. "
" .... 난 정말이지, 하나도 몰랐어. 정말 하나도 몰랐어... "
" 적어도 눈치는 있었어야지. "
" 이제와서 어쩌지.... 미안해 죽을 거 같은데... 그 애 얼굴 볼 자신조차 없는데, 이제와서 어쩌지.. "
" 어쩌긴 뭘어째.. 마지막까지 함께 있어주면 그걸로 된거야. 그애로서는 최고의 행복일테니깐. "
...
난 조심스레 고개를 돌려 뿌연 창문 너머로 하얀 침대를 바라보았다.
온통 새하얀 병실 안에 덩그러니 놓여진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그녀석..
그토록 싫어한다던 몇십개의 주사 바늘 속에 꽁꽁 묶여 무기력하게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여윈 얼굴과 새하얗게 부르튼 입술...
멍하니 허공을 주시하는 그애의 맑던 눈이 ... 내 가슴을 조여오는 듯 했다.
그때,
창문 너머로 보이는 그녀석은 힘겹게 이불속에서 손을 꺼내들더니,
머리맡에 놓인 자기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 잠시 후 한참 동안 핸드폰 버튼을 이리저리 꾹꾹 누르더니 자기 귀에 갖다댄다.
.... 순간 드르륵-하고 진동이 울리는 내 핸드폰..
" 일단 받아봐. "
" .... 응... "
" ..... 여보세요.. "
난 창문너머로 녀석을 바라보았다.
빙그레 미소짓고 있는 녀석.
" ......... "
" 여보세요. "
" ........... 나야. "
" ............... "
난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가까스로 삼키며 녀석을 바라보았다.
뭐가 좋다고 그렇게 예쁘게 씨익 웃고 있니..
" ... "
" 하... 니 목소리 들으니깐 너무 반갑다. "
" ..... "
난 힘없이 거칠기만한 녀석의 목소리를 들으며, 또 한번 울음을 삼켜야만 했다.
" .... 왜 전화 했어.... "
" ..... 나 여행간다. "
" 여행 어디로 가는데... "
" 히히... 너한테만 말해줄게. 너한테만... "
" 어디로 가냐면.... 무슨 국이었는데 기억이 잘 안난다- ! "
" 무슨 국? "
" 응- "
" ....... 미국? "
" 아니아니.. "
" 중국? "
" 그것도 아니야. "
" 영국....? 아니면.... 태국? "
" 거기도 아냐. "
" 힌트줄까. "
" ..... 그래, 힌트 줘 봐... "
" 어디냐면...... "
잠시 긴 공백이 이어진다.
녀석은 잠시 링겔바늘이 꼽힌 자신의 손을 들어 눈가를 쓸어낸다.
" .... 온사방에 니가 있는 곳. "
" ..... 거기가 어딘데... "
" 온사방에 니가 있는 곳이야. 거기 가면 평생 너랑 지낼 수 있데. 니 속에 살아있는 거니깐... "
" ... 그런 데가 있어? "
" 응.. 그런 데가 있어. "
" 영원아.... 그럼 나도 따라갈까.... 응? 나도 너 따라 거기 같이 가줄까... "
녀석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다시 한 번 자신의 눈가를 손등으로 훔쳐낸다.
그러고는... 조금 힘주어 말한다.
" 안돼. 거긴.... 난 가기 싫어도 가야하는 곳이지만, 넌 가고 싶어도 절대 지금은 갈 수 없는 곳이야. "
" .... 그럼... 난 언제쯤 거기 갈 수 있는데? "
" .... 100살 쭈그렁 할머니되면 거기로 놀러 갈 수 있어. "
" ...... 진짜? "
" 응.. 진짜. "
바보같게도, 녀석은 또 한번 자신의 눈가를 쓸어내렸다.
정답이 너무 쉽잖아.
니가 말한 그 나라,
하늘나라, 천국이잖아.
온사방에 내가 있는곳..
난 '하늘'이니깐..
하늘나라에 가면 온사방에 내가 있는 거겠지..
난 스르르 핸드폰을 닫아버렸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퐁퐁 쏟아져나와서, 더이상은 녀석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 ..... 인제 들어가봐.. "
" ..... 나 진짜... 엄청난 실수를 했나봐... "
" 들어가서.. 울지만 말고, 마지막은 웃게 해줘. 그게 그앨 위한 너의 마지막 할 일이야. "
" ..... 너무너무 고마워.. "
잠시 후..
난 천천히 병실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하얀 벽쪽을 향해 돌아가있는 녀석의 고개.
그 여윈 뺨위로 얼룩진 눈물자국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 그리고 굳게 닫혀 있는 녀석의 두 눈.
난 조심스레 녀석 옆으로 다가가 손을 잡아 주었다.
그러자 여전히 벽쪽을 바라본채 조심스레 뜨여진 녀석의 눈.
" ..... ... 나 방금... 하늘이랑 전화했다.
근데........ 어제까지는 목소리만 들어도 정말 행복할 것 같았는데,
막상 목소리를 듣고 나니깐.... 이제는 얼굴을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아.. 어쩌지..
나 되게 바보 같지 않냐.. "
너무나 힘들고 지친 목소리로 녀석은 그렇게 눈을 반쯤 뜨고 하얀 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 ........ 보고싶어 미칠 것 같아...
오늘 밤 여행 가기 전에 얼굴이라도 본다면 정말.... 좋을텐데......
그런 희망따윈 포기해야겠지.... 나 이걸로 그냥 만족하고 눈 감아야하겠지... "
" ......... 바보... "
난 그렇게 녀석에게 '바보'란 말 한마디를 던지며, 녀석의 등짝에 얼굴을 파묻고 말았다.
" .......... 야, 한영원.... 너 정말 되게 답답하다.... "
" ... 이하늘.... "
" 그래, 나 하늘이 맞어. "
" 이거 꿈 아니지... "
" .... 그래, 꿈 아냐. "
" 그럼 나 고개 돌리면 니 얼굴 볼 수 있는 거지.. "
" 응... "
천천히 내쪽으로 돌려진 녀석의 고개..
이윽고 그 커다랗던 두 눈에 눈물이 방울방울 맺혀 떨어진다.
" .... 보고싶었잖아... "
" 근데 왜 그렇게 숨겼어... 보고싶다면서 왜 그렇게 나한테 숨기려구 했어.. "
" ..... "
" 내가 너한테 막 나쁜 말 했을 때, 왜 미안하단 말만 하면서 듣고만 있었어... 왜... 왜그랬어!! "
" .... 니 눈에서 눈물 나는 게 싫었어... "
" 바보야, 그게 더 슬픈거야!! 아무도 모르게 자기 혼자 그렇게 끙끙 앓다가 떠나버리면...
남은 사람한텐.. 그게 더 슬픈거야...
그게 세상에서 가장 슬픈 거라구... "
" ... 정말.. 미안해... "
" 나... 너한테 미안해서 어떻게해... 나 너한테 죽을 만큼 미안한데.. 그거 어떻게해... "
" 이렇게 찾아와줬잖아. 이렇게 와줬잖아. "
" 한영원... "
" ..... "
" 한영원... "
" ..... "
" 내 마음 빌려줄게. "
" 너... 여행떠난다며.
온사방에 내가 있는 곳으로 여행 떠난다며.
그러니깐 내가 기꺼이 내 마음 비워주겠다구..
... 널 위해 내 마음 비워줄테니깐 다른 데로 가버리지 말구, 평생 내 속에서 살으라구.. "
" 그래... "
" 약속해 한영원.
다른 데로 가버리지 말구 평생 내 마음속에 살겠다고 약속해.
절대 다른 데로 안떠나겠따구 약속해줘. "
" ... 그래... 약속할게. 앞으로 나 한영원은 이하늘 속에서 영원하겠다고.. 약속할게. "
그렇게 그 애는 내 품에서 마지막을 함께 했습니다.
하얀 천사 옷을 입고, 하늘나라로 ... 아니, 내 마음속으로 여행을 떠날 때까지,
나는 영원하자는 약속대로, 그 애의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 어디로 도망가버리지말고 꼭 내 옆에 함께 하자고 소원하면서.
난 그렇게..
사랑하고 또 사랑했던 그 애에게 내 마음을 바칩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영원이가 여행을 떠난지 한 달 후.
난 오늘도 내 마음속에 한영원을 담고 살아갑니다.
한영원이란 녀석을 그렇게 내 안에 가득 담고선,
그 애의 눈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애의 입으로 이 세상을 말하고,
그 애의 마음으로 이 세상을 배워갑니다.
그 애에게 했던 영원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하늘이와 영원이의 이야기 .... THe End ♡
++++++++++++++++++++++++++++++++++++++++++++++++++++++++++++++++++++++++++++++++++++++++++++++++++
안뇽하세요, 외계인입니다!!
무더운 여름날 컴백을 예고했던 외계인인데요!!
저 기억하시는지요..
그리 대단한 작가는 아니지만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꼭 계셨으면 합니다...
그리구, 기억해주신다면 리플 하나쯤은 꼭 남겨주셔야합니다 엉엉엉ㅜㅜ
요번 소설 며칠전에 썼다가 '등록' 버튼을 누르는 순간 에러가 나는 바람에,
글이 싹 지워졌었다는...
최대로 기억을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클클클
뭐, 역시나 지루하고 부족한 점들이 많겠지만, 예쁘게 봐주시구요..
저 정말 정성을 다해서 쓴글이랍니다..
독자분들 너무나 사랑합니다.
여름 무더위 조심하세요~
ㅠㅜ아진짜..진짜슬퍼요.. 진짜조은소설이에영
아 외계인님 왜 이제오셧어요ㅠㅠ진짜 이런게 어딧어요 얼마나 보고펏는지 몰라요 인소닷 단편방에 외계인님 소설이잇다는게 얼마나 행복한데...푸헐헐 진짜 보고싶엇어요!!컴백축하드립니다!!!이번에또울엇어요 역시 외계인님..진짜엄청얼마나완전짱기다렷는지몰라요!!단편보고 운지 기억이 까마득해질쩍..드뎌외계인님이나타낫따푸헐헐인제 잠수뽀르륵타지마세요ㅠㅠ속상함니다푸헐헐 (?) 다음소설또기다리겟음니다!잠수탄벌로 소설자주자주올려주셔야되요!!!!(니가무슨권한으로..)
까아아아아, -ㅅ- 넘슬퍼요오!!! ㅜ 까아..ㅜ_ㅜ 크흐으윽 , 넘흐 불쌍해열 여자가..ㅜ 보면서 눈이 마막 흐려졌어요 크흐으윽, ㅜ_ㅜ 소설 더더 써주세요 , ㅜ_ㅜ 넘흐 슬퍼열~ 감동감동~ 무한 감동~ +ㅁ+// 글엄 잘 읽고 갑니당아~ ㅜ
엄훠 엄훠..ㅜ_ㅜ.... 너무 재밌습니다.ㅠㅠ 역시 외계인님입니다!!!!!!ㅠㅠ 왠일이야.ㅠㅠ 너무 슬픕니다아아아~ㅠㅠ 막 안구에 습기가..........<;;;;;;;;;;;;;;;;;;;;;;;;;;;;; 프키키키키~ 진짜 오나전 잘봤구요오오오~ 다음 소설도 오나전 기대할거에요!ㅠㅠ 진짜 간만에 외계인님 글을 보는듯!ㅠㅠ 다음엔 좀더 빨리 오세요오오오~
외계인님!!!!!!!!! 얼마나기다렸는줄몰라요ㅠ_ㅠ.. 흑흑왜이제서야나타나신겁니까!!! 제가얼마나기다렸는데요! 가끔검색창글쓴이에다가외계인님치고또치고얼마나기다렸는데요~~ 그래도이렇게돌아오셔서정말다행이에요!! 요번소설역시제눈에서눈물을뽑아간답니다ㅠ_ㅠ.. 히히히그럼좋은하루되시구요!! 다음소설도기대할께요!!!!!! 일찍오셔야한답니다~~~~~~~~~~~~
안녕하세요 ㅠㅠ 흐허헝... 너무 슬퍼요 ;ㅁ; 특히 영원이! 왜,. 죽는거예요 !! 아아아- .. 그리고 그 하늘이도 너무 불썅해요 !! 살려주우세에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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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잘보고갑니다.슬퍼요ㅜㅜ
너무너무슬퍼요 ㅜ 읽다가 눈물을 한방울 흘러내렸다는 저는 쌔드잘쓰시는분 보면 신기하답니다
너무 슬퍼요.... 아 지금 저의 눈에서는 눈물이 정말 외계인님소설 이예요
너무 가슴이 아파요 ㅠ 눈물이 한두방울 고였다는....큼큼, 아무튼 소설 정말 잘 쓰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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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슬퍼요 이렇케될줄 몰랏어요 진짜 잘쓰셨어요
반가와요>_< 우연히 인소닷에 들어와 단편방을 따다닥하구 클릭해서 외계인님 소설은검색해떠니 새소설이 왈라왔더군요ㅠㅠ 흐잉>-< 너무너무 반가와요~~~ 얼마나 기다렸다구요ㅠㅠ 요번 소설도 정말 대박이네요 님아ㅎㅎㅎ 항상 제가 응원해드릴게요~^-^ 우잉ㅠㅠㅠ 외계인님 너무너무 존경스럽습니다~~~ ㅎㅎㅎ 다음 소설도 기대하구이쓸께요~ 파이팅이요!!!>_<
외계인님!!!! 정말 보고싶었어요 ㅠㅠ 그동안 집에 인터넷이 안되서...이제서야 외계인님 소설을 보고마네요 ㅠㅠ 와아 근데 이건 왠 우연의일치!? 13일날 제 생일이었는데 그때 마침 소설을 올려주셨네요 헤헤.하여튼 정말 이번소설도 너무너무 잘봤구요~저는 항상 그래왔던것처럼 다음소설 기대하고 외계인님 기다리겠습니다!외계인님 정말 좋은소설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ㅠㅠ♡
외계인님 정말 잘읽었어요~ㅠ_ㅠ 눈물이 막 나오네요...그동안 외계인님 소설읽고서 꼬리말도 안남긴 저를 용서하세요.ㅠ_ㅠ 외계인님 라디오에 사연제목이 "그애에게 바칩니다"라고 사연을 썼는데 죄송해요.ㅠㅠ물론 소설과는 전혀 달라요.그냥 제목만 "그애에게 바칩니다"인데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요..ㅠ 그리고 정말 외계인님 존경해요!!♡<뭐래.-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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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이면서 세드인 이야기.. 정말 슬퍼요..아.. 눈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엄마가 저보고합병원이라네요.. 으으;;; 미치겠어.. 앞으로도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