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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책읽는여시
책 : 한국이 싫어서
사진 : 영화같이 여시, 미국 토록토 여행할때 아이폰으로 찍고 보정한 사진들 2탄
(http://cafe.daum.net/subdued20club/Scxl/52461)
1
내가 여기서는 못 살겠다고 생각하는 건……
난 정말 한국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야. 무슨 멸종돼야 할 동물 같아.
추위도 너무 잘 타고, 뭘 치열하게 목숨 걸고 하지도 못하고, 물려받은 것도 개뿔 없고,
그런 주제에 까다롭기는 또 더럽게 까다로워요.
직장은 통근 거리가 중요하다느니,
사는 곳 주변에 문화시설이 많으면 좋겠다느니,
하는 일은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거면 좋겠다느니, 막 그런 걸 따져.
(내가 바라는 게 많은건가?
난 남들처럼 치열하고, 열심히 살 자신이 없어.
열심히 라는 단어만 봐도 진이 다 빠져. 난 '그냥~' 살고 싶은데)
2
이민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는,
쉰쯤에 은퇴를 하고 제주도에 가서 사는 상상을 자주 했지. 그때 생각은 이랬어.
그때까지 모은 돈으로 제주도에 허름한 아파트를 사는 거야.
거기서 산다면 되게 규칙적으로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일정한 시간에 잘 거야.
그리고 집에서 요리를 할 거야.
반찬은 간소하게 두세 가지만 먹을 건데 내가 직접 만들거야.
치킨을 먹고 싶을 때 치킨을 먹을 수도 있지.
수도사처럼 산다는 게 아니야.
평범한 날에는 그렇게 아침을 먹고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책을 좀 읽다가
밖에 나가서 바닷가 근처에서 달리기를 할 거야.
헬스클럽에 돈을 쓸 여유는 없을 거 같아.
밖에 나가서 스트레칭하고 달리기를 해야지.
그다음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
그래서 그 책을 되게 많이 읽을 거고, 또 악기를 배울 거야.
시간이 많으니까 두 가지를 배워도 돼. 연습을 되게 많이 할 수 있겠지. 시간이 많으니까.
(나는 지금 이렇게 살고 싶어. 내가 바라는게 많은 건가?)
그렇게 살다가 예순이 되면 죽는 거지. 더 오래 살아서 뭐해? 10년 그렇게 살면 됐지.
가만 생각해 보면 지금 그렇게 고생하며 회사에 다니는 것도
예순부터 여든까지 좀 편히 살려고 그러는 거잖아.
어차피 죽을 때는 자살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거든.
비실비실거리면서 아흔 살이고 백 살이고까지 사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해.
그렇다면 여든에 자살하든 예순에 자살하든 똑같지 않나? 은퇴를 아예 5년 더 당기면 어떨까?
마흔다섯부터 10년 동안 여유 있게 살고 쉰다섯에 죽을 수도 있겠네. 이 얼마나 아름다워.
(내가 생각해 둔 나이는 마흔일곱살. 왜 마흔일곱인지는 나도 모름.)
3
회사에서 일할 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 같아.
내가 어떤 조직의 부속품이 되어서 그 톱니바퀴가 되었다 해도,
이 톱니바퀴가 어디에 끼어 있고 이 원이 어떻게 굴러가고
이 큰 수레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그런 걸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난 내가 무슨 일을 왜 하는지도 모르겠고
이 회사는 뭐 하는 회사인지 모르겠고, 온통 혼란스러웠달까.
아니 아예 알려고 하지도 않았지. 중고생과 다름없었던 거 같아.
(딱 저런 생각으로 학교를 자퇴했어. 고등학교.
10년이 되어가는 시간동안 '왜' 자퇴했을까, 뚜렷한 이유를 끊임없이 찾고있는데.
이 부분을 읽고 정리하면서 떠오른 또다른 생각은,
저런 세상에 복수하고 싶은 마음도 있던 거 같아.
내가 떠나서 세상이 고장나길 바라는 마음. 지금도 남아 있는 거 같아.
날 놓친 학교든, 세상이든 '그냥~' 그들이 날 만질 수 없는 곳으로 가고싶어.)
4
나중에 사표 쓴다고 하니까 팀장이 따로 불러서 고기를 사 주더라.
삼겹살이랑 항정살. 나한테 두 달만 버티라고 했던 거 같아.
자기 아랫사람이 별 이유 없이 퇴사하면 인사고과 평가가 낮아지잖아.
그래서 평가 지나갈 때까지만 버텨 달라고 했던 거 같아.
지금 생각해 보면 더 버틸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
그때는 '왜 이래? 넌 내가 말하는 거 하나도 안 들어주고.' 그렇게 생각했지.
그래서 매몰차게 "싫은데요." 이러고 그만뒀어.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두세 달 더 다닐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그 사람한테는 나름 중요한 문제였을 텐데.
(이 책의 화자 이름이 '계나' 야.
계나가 너무 힘들어서 부서를 옮겨달라고 했는데, 팀장이 들어주지 않았어.
'넌 내가 말하는 거 하나도 안 들어주고'가 그걸 말하는거야.
내가 계나라면, 시간을 다시 돌려준다고 해도 두 달을 더 다니거나 하진 않을거야.
그냥 훗날 이렇게 '그럴걸' 생각하는게 좋아)
5
낮에 그 교육을 받으러 회사에 가자면 진짜 어디서 차라도 한 대 인도로 돌진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
차에 치여서 팔이나 다리라도 부러지면 좀 쉴 수 있을 거 아냐.
(나 등교길이 4차선 도로 옆이였는데 그 시간에 다들 출근하는지 차들이 쌩쌩달려,
가기 싫어서 울면서 학교 갔었는데, 그렇게 도로에 뛰어들고 싶더라)
6
바로 W증권 직원 자살 사태였어.
그중에 어떤 분은
"회장님 이러실 순 없는 거 아닌가요. 제 고객님들 돈 꼭 돌려주십시오."
라고 유서를 남겼다지.
W그룹이 경영이 어려워지니까
증권사 직원들한테 할당량을 주고 건실한 거라면서 계열사 회사채랑 어음을 팔게 했어.
그런데 건실은 개뿔. 몇 달 있다가 그 회사들이 부도가 났어.
직원들한테 사기를 치게 한 거지. 완전 양아치 짓거리 아냐?
(쩌리에 있는 뉴데 첨부할게
“회장님, 이럴 수는 없습니다” 동양증권 제주지점 직원 자살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eHf/496832)
7
"한국에서는 딱히 비전이 없으니까.
명문대를 나온 것도 아니고, 집도 지지리 가난하고, 그렇다고 내가 김태희처럼 생긴 것도 아니고.
나 이대로 한국에서 계속 살면 나중에 지하철 돌아다니면서 폐지 주워야 돼."
(지금 생각은 아닌데, 내가 우울한 감정에 말 그대로 사로잡혀서 2년을 보낸 적이 있는데.
그 때 쩌리에서 폐지 줍는 노인에 대한 기사를 '외면'하는 나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
그 때야 몸도 마음도 많이 약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지만,
과연 지금 생각해도 저 미래가 내것이 아닐 거라고 확신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8
생판 모르는 타인들 사이에 몸이 끼어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진짜 옆의 아저씨가 내뱉은 숨을 내가 들이마시고,
반대쪽 아저씨와 서로 같이 몸 비비며 땀 흘리는 형국이었지.
뒤에 있는 남자 그게 다 느껴지더라고. 그 아저씨가 딱히 성추행을 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몸이 너무 바짝 붙어 있다 보니 물렁물렁한 상대의 살덩이를 엉덩이로 감지하게 되는 거야.
눈앞에 "코·가슴, 이제 무통증으로 예쁘게 되자."는 광고가 있더라.
(나는 지하철이 없는 곳에 살아서, 가끔 타지에 놀러가면 타게 되는 교통수단인데.
사람이 붐비는건, 내가 사는 곳은 워낙 사람이 없어서 그냥 사람 구경같은 느낌이 드는데
지하철에 걸려있는 광고가 기분을 묘하게 해.
계나가 느낀 기분은 아니었는데, 그 묘한 기분이 좋은 쪽은 아니었지.)
9
아이엘츠 시험 치러 한국에 왔을 때 대학 친구들도 몇 년만에 만났어.
뭐, 만나서 낮부터 술을 마셨지.
술 마시는 내내 은혜가 시어머니 흉을 보더라.
미연은 그 IT 회사에 여전히 다니고 있더라.
사실 지루한 얘기는 두 가지뿐이었어.
은혜 시어머니 이야기, 그리고 미연이 회사 이야기.
그런데 은혜랑 미연이 그 두 얘기를 너무 오래 하는 거야.
몇 년 전에 떠들었던 거랑 내용도 다를 게 없어.
근본적인 해결책은 힘이 들고, 실행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니까.
회사 상사에게 "이건 잘못됐다."라고, 시어머니에게 "그건 싫다."라고 딱 부러지게 말하기가 무서운 거야.
걔들한테는 지금의 생활이 주는 안정감과 예측 가능성이 너무나 소중해.
10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해 봤어.
나는 먹는 거에 관심이 많아서 맛있는 음식이랑 과자를 좋아하지. 또 술도 좋아해.
그러니까 식재료랑 술값이 싼 곳에서 사는 게 좋아.
그리고 공기가 따뜻하고 햇볕이 잘 드는 동네가 좋아.
또 주변 사람들이 많이 웃고 표정이 밝은 걸 보면 기분이 좋아져.
매일 화내거나 불안해하는 얼굴들을 보면서 살고 싶지 않아.
그런데 그게 전부야.
그 외에는 딱히 이걸 꼭 하고 싶다든가 그런 건 없어.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아는 건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 쪽이야.
일단 난 매일매일 웃으면서 살고 싶어.
남편이랑 나랑 둘이 합쳐서 한국 돈으로 1년에 3000만 원만 벌어도 돼.
집도 안 커도 되고, 명품 백이니 뭐니 그런 건 하나도 필요 없어.
차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돼.
대신에 술이랑 맛있는 거 먹고 싶을 때에는 돈 걱정 안 하고 먹고 싶어.
어차피 비싼 건 먹을 줄도 몰라. 치킨이나 떡볶이나 족발이나 그런 것들 얘기야.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남편이랑 데이틑 해야 돼.
연극을 본다거나, 자전거를 탄다거나, 바다를 본다거나 하는 거.
그러면서 병원비랑 노후 걱정 안 하고 살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
그리고 나는 당당하게 살고 싶어.
물건 팔면서, 아니면 손님 대하면서 얼마든지 고개 숙일 수 있지.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내 자존심이랄까 존엄성이랄까 그런 것까지 팔고 싶지는 않아.
난 내가 누구를 부리게 되거나 접대를 받는 처지가 되어도 그 살마 자존심은 배려해 줄 거야.
자존심 지켜 주면서도 일 엄격하게 시킬 수 있어.
또 여유가 생기면 사회를 위해 작더라도 뭔가 봉사를 하고 싶어.
11
걔 얼굴이 과로와 수면 부족 탓에 검고 거칠거칠했어.
입 주변이랑 턱에 거뭇거뭇하게 수염이 올라와 있더라.
이불을 덮기 전에 본 배는 포동포동하게 살이 올라 있었어.
얘가 아저씨가 됐네, 하고 정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마음이 더 짠하고 아프고 그렇더라고.
얘 이렇게 일하다 암 걸리는거 아닌가 싶고,
내가 이 모습을 10년이고 20년이고 보다가, 그냥 얘는 매일 이렇게 열몇 시간씩 일하는 애다,
그렇게 당연하게 여기게 되면 어떻게 하나 싶고……. 막 눈물이 날 것 같았어.
12
내 고국은 자기 자신을 사랑했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를.
그래서 자기의 영광을 드러내 줄 구성원을 아꼈지. 김연아라든가, 삼성전자라든가.
그리고 못난 사람들한테는 주로 '나라 망신'이라는 딱지를 붙여 줬어.
내가 형편이 어려워서 사람 도리를 못하게 되면 나라가 나를 도와주는 게 아니라 내가 국가의 명예를 걱정해야 한다는 식이지.
내가 외국인을 밀치고 허둥지둥 지하철 빈자리로 달려가면,
내가 왜 지하철에서 그렇게 절박하게 빈자리를 찾는지 그 이유를 이 나라가 궁금해할까?
아닐걸? 그냥 국격이 어쩌고 하는 얘기나 하겠지.
(작년에 이 부분을 쩌리에 어떤 여시가 댓글로 올려준 걸 보고 적어뒀다가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갑자기 책에서 뿅! 하고 나온거야. 어찌나 반갑던지.
내가 자꾸 누구한테 잘 보이고 싶어하는거야. 되게 애써서.
그러면서 동시에 그런 내가 너무 피곤하게 느껴져. 안 그랬으면 좋겠고.
나라가 이래서 그런걸까? 내가 안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애국가 가사 알지? 거기서 뭐라고 해?
하느님이 보우하는 건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야.
만세를 누리는 것도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고.
나는 그 나라를 길이 보전하기 위해 있는 사람이야.
호주 국가는 안 그래. 호주 국가는 "호주 사람들이여, 기뻐하세요. 우리들은 젊고 자유로우니까요."라고 시작해.
그리고 "우리는 빛나는 남십자성 아래서 마음과 손을 모아 일한다."고,
"끝없는 땅을 나눠 가진다."고 해. 가사가 비교가 안 돼.
13
"제가 노래 가사를 해석했는데, 이게 맞는지 좀 여쭤 보려고요.
선생님한테 메일로 보내도 돼요? 잘못 옮긴 부분이 없나 싶어서요."
"메일을 보내는 건 상관없다만…… 또 엑소 노래니?"
"네."
(뜻밖의 위아원
계나가 교민 2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를 해.
이 부분 읽으면서, 동양증권 얘기도 그렇고 현실을 그린 소설이 이런거구나 싶었어.
생각해보면 나는 소설을 그렇게 많이 읽었으면서도 싫어했거든.
현실 외면이었을까?)
14
"벌금 안 내도 돼요?"
재인도 다시 물었어.
"네."
출입국 관리소 직원이 마지못한 말투로 말했어.
"그러면 아까는 왜 벌금 내라고 했어요?"
"이게 입국이면 예외가 없는 건데 출국 상황이라서 특별히 예외로 하는 거예요."
이게 말이 되나……. 그냥 대충 지어낸 설명인 게 뻔히 보여.
재인이 뻐기면서
"한국에서는 아직 목소리 큰 게 통해. 돈 없고 빽 없는 애들은 악이라도 써야 되는 거야."라고 하더라.
하, 정말 그런 거야? 돈 있고 빽 있고 막 떼쓰고 그러면 안 되는 것도 되고 막 그러는 거야, 여기서는?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악다구니도 못 쓰는 사람은 그러면 어떻게 해야 돼?
(재인이랑 계나가 호주로 돌아가려서 출국하려는데 문제가 생겨서
출입국 직원들이 각각 200만원씩 벌금을 내라고 하는데,
재인이 '악다구니'를 써서 바뀐 상황이야.
'이게 말이 되나…….' ? 얼떨떨.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악다구니도 못 쓰는 사람인 나는 어쩌라는거지.
난 진짜 악쓰면서 살기 싫은데)
15
밥을 먹는 동안 나는 행복도 돈과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
행복에도 '자산성 행복'과 '현금흐름성 행복'이 있는 거야.
어떤 행복은 뭔가를 성취하는 데서 오는 거야.
그러면 그걸 성취했다는 기억이 계속 남아서 사람을 오랫동안 조금 행복하게 만들어 줘.
그게 자산성 행복이야.
어떤 사람은 그런 행복 자산의 이자가 되게 높아. 지명이가 그런 애야.
'내가 난관을 뚫고 기자가 되었다.'는 기억에서 매일 행복감이 조금씩 흘러나와.
그래서 늦게까지 일하고 몸이 녹초가 되어도 남들보다 잘 버틸 수 있는 거지.
어떤 사람은 정반대지.
이런 사람들은 행복의 금리가 낮아서, 행복 자산에서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런 사람은 현금흐름성 행복을 많이 창출해야 돼. 그게 엘라야. 걔는 정말 순간순간을 살았지.
여기까지 생각하니까 갑자기 많은 수수께끼가 풀리는 듯 하더라고.
내가 왜 지명이나 엘리처럼 살 수 없었는지, 내가 왜 한국에서 살면 행복해지기 어렵다고 생각했는지.
나는 지명이도 아니고 엘리도 아니야.
나한테는 자산성 행복도 중요하고, 현금흐름성 행복도 중요해.
그런데 나는 한국에서 나한테 필요한 만큼 현금흐름성 행복을 창출하기가 어려웠어.
나는 본능적으로 알았던 거지. 나는 이 나라 사람들 평균 수준의 행복 현금흐름으로는 살기 어렵다.
매일 한 끼만 먹고 살라는 거나 마찬가지다, 하는 걸.
(다섯번 읽었더니 이해가 된다. 나는 자산성 행복은 아니야. 이건 확실해.
성취감 잘 못 느껴. 신기루처럼 순간 반짝했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현금흐름성 행복쪽에 가까워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파묻혀서 살고싶어.
'행복하고싶다' 보다 좋아하는 것들 투성이에 둘러쌓여서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가끔은 행복한 그 벅찬 감정도 나는 힘겹더라.)
나는 지금 편입(우리나라)이냐, 유학이냐를 고민하고 있어.
내가 생각했을 때, 나는 이 나라에 한 번 더 기회를 줬어. 지금 다니는 대학으로
근데 여전히 재미없고 다니기 싫었어. 공부는 재미있었지만,
그건 그냥 그 학문이 재미있었던거야. 다른 것들을 형편없었어.
편입하면 기회를 한 번 더 주는건데, 굳이 왜 그래야 하나 싶어.
유학은 어렸을 때, 막연하게 동경하던 건데
질문을 많이한다는 다른 나라는 도대체 어떤 교육환경을 가졌는지 궁금해지더라.
나는 왜 그런 성격을 가지지 못한건지, 이 나라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나라는 못 정했었는데,
작년에 '미적으로 완벽한 프랑스 파리테러 추도식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eHf/1139722 (쩌리) '을 보고 정했지.
'이 나라를 떠나야겠다' 마음을 굳힌건 세월호였어.
사고가 안 날 수는 없어. 그래.
근데 그 후가 중요하잖아. 우린 그 이후의 시간을 사는 사람들이잖아.
그래서 한 번 따져보자.
과연 세월호는 날 수가 있는 사고였는지.
어떤 일이 일어나건 나는 항상 내가 피해자 입장으로 이입이 되는데,
그래서 사후처리에 분해서 몸이 치 떨리는 일을 더 이상 경험하고 싶지 않아. 너무 힘들어.
(이번 위안부 협상은 또 어떻고?)
책에서 보기 전까지 애국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 없는데, '대한민국'이 뭐라고.
나는 대한민국 보다 우리 민족에 더 가치를 두는데, '조선'이었으면 '조선'을 길이 보전하기 위해서 살았으려나
'대한민국'은 나랑 잘 안 맞는거같아.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나라를 너무 사랑해. 난 이 나라를 절절하게 사랑하는데, 좋진 않아. 싫고, 괴로워.
나라한테 이쁨받고 싶어서 부단히도 애썼던 거 같아. 근데 애초에 나라는 날 사랑하지 않았던 거 같아.
나는 이 나라 이상형에 맞지 않는 국민인 거 같아.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절세미인도 아니네.
근데, 그럼에도 난 이런 내가 좋은데. 맘에 들고.
여기서 계속 살면 나를 아끼는 내 마음을 잘 지킬 수 있을까?
언젠가 내가 피해자가 될 게 뻔히 보이는 나라에서 왜 버텨야하는지 모르겠어.
고민이 많아.
머뭇거리는 이유는
머뭇거리는 이유는 뭘까. 그것도 모르겠네. 미련인가
앉은 자리에서 후루루루룩 한 권을 다 읽은건 진짜 오랜만이야.
한 10년만인 거 같아. 책도 되게 가벼워. 재생지인가?
재밌게 잘 읽었어. 내 고민이 무거웠지, 책이 무겁게 풀리진 않아. 술술 읽혀
이거 워홀 특히 호주갈 예정인 여시들 보면 좋은듯 ㅎㅎㅎ추천고마워 다읽었당 ♡♡워홀갈예정이었는데 진짜내용이현실적이고ㅋㅋㅋ읽을만햇어!!!
시험 끝낫으니 한번 읽어봐야겠다!! 고마워
중간에 낙하산 얘기나올때.. 여시한테 글 올려줘서 고맙다는 말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어서 연어해왔어요 정말 고마워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12.09 15:04
읽어봐야지💖
꼭 읽어볼거야
여샤 ... 나 이글 지난 2016년에 읽고 또와서봐 여시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