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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고 이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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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수편*[1부]
"음..소원이라...
나랑
평생동안 행복하게 사랑하는거?"
"그건 당연한 얘기고.."
"그럼..평생 서로만 바라보기?"
"자꾸 당연한
소리만 골라할래??"
"췌..그럼 대체 뭔데...니소원이.."
"서해수 하나만...평생
기억하기.."
"뭐야아~것도 당연한거
아니야??"
"....................그럴까....?"
그땐
몰랐습니다.
왜 그가 그렇게 쉬운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않았는지를....
그땐.....몰랐습니다.
왜 그토록 당연하게 여기는것을...
소원이라고
말했는지를....
"오빠 오늘도 회식이다 뭐다 하면서
늦었담봐...
아주 국물도 없을줄 알어..알겠어??"
"일찍들어오면
뭐해줄껀데?"
"으이구..변태..맨날 그런 생각만하냐?"
"결혼한지 2년이다 2년...
이제 너도 슬슬
우리의 2세준비에 힘써야하지 않어?"
"또그소리~아직은 안된다구 했지~
오빠 얼른 진급해서 우리 집도
장만해야하구..
나도 슬슬 휴직했던 직장도 복귀해야하구..."
"어이 아줌마..참는데도 한계가
있는거라고..."
"변태 아저씨~출근이나 하시죠오~??"
"암튼 오늘만큼은 그냥 못넘어가니깐..
각오
단단히 하라고..아줌마..."
특유의 애교스런 눈웃음을 치면서 야릇한 미소까지 덤으로
선보이고는
내볼에 '쪽'하니 애정표현을 해보이며 현관을 나서는 우리 그이다.
아파트 복도를 걸어가는 그이의 늠름한
뒷모습을 잠시 지켜본후
나또한 휴직을 했던 회사에 복직하기 위한 준비를 하려 집안으로
들어갔다.
결혼한후 지난 2년동안 회사 내부도 참으로 많이
바뀐듯했다.
내가 있을때는 저쪽에 여직원 휴게실과,탕비실이 붙어있었는데..
내가 없는 사이에도 이 회사는 잘만 돌아가고
있었다는거에...
약간 서운한 마음마져 들어온다.
그나마 일할때 같은 동료로 있었던
미향씨가 선뜻 날 반겨주고 있어서 다행스럽다.
"신혼재미는 어때?"
"말도마요..맨날
회식이다..간부접대다 뭐다...
기본이 새벽 두시라니깐요..."
"어머머~운명씨 그렇게 안봤는데...새색시한테
너무한다~.."
"제말이요..그나저나 미향씨도 영업부 이대리님이랑 날잡았다면서요?"
"어??..호호...술김에
어쩌다보니...."
부끄럽다는 붉게달아오르는 그녀의 볼이 참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말로는 술김이라고 하지만
내가 일했을적부터 사내에서 두사람의 염문설은 익히
들어온바다.
손에들린 자판기커피가 서서히 식어가고 있을무렵
뭔가 굉장히 신경질이 난듯
손으로 거칠게 타이를 끌어 내리는
한남자가 내 시야에
들어온다.
박정운....
한때는 내가 목숨보다 더욱 사랑했던
남자...
여전히 그의 옷입는쎈스는 한눈에 들어올만큼 깔끔하고
멋지다.
"어??..서해수??"
좀전까지만해도 오만가지
인상을 써대며 구겨있던 그의 인상이
서서히 풀리며 그가 나를 알아보고 있었다.
저벅저벅 내쪽으로 다가와 반갑다는듯한
얼굴을 지어보이는
정운이다.
"오랜만이야..."
나또한
참으로 어색한 웃음을 머금은채 그에게 인사를 건네본다.
"결혼식때 보고 우리
처음이지?"
"어??...어.....아마도...."
"근데 넌 결혼하더니 어째 더
예뻐진듯하네?"
"그래??..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나선배는 아직도 그 전자회사
다녀?"
"응..."
정운이에 대한 마음을 접은지 이미 한참
오래전일인데도...
아직까지도 난 이 남자에게 면역이 되지 않은모양이다.
운명오빠가 끝까지 나에대한 마음을 포기하지
않은채...
굳건히 내옆을 지켜주지 않았다면...
어쩜 아직도 등신처럼 정운이에 대한 마음을
접지못한채
밤낮 눈물바람만 일으키며 하루하루를 청승속에서
살아갔을지도
"서해수..행복해...?"
정운이의
까만동공에 언뜻 씁쓸함이 스쳐지나간다.
이 남자는 무슨 의미로 내게 이런말을
묻는걸까?
"응...행복해....."
"픽....다행이네......"
가끔
이남자는 이런 지독한 미소를 짓곤했다.
그때도...
그리고 지금도....
그 미소가 얼마나 수많은 여자들의
애간장을 녹일듯 매료시키는지를..
정작 자신은 모른다는듯...
너무 지독해서 끊고 싶어도 끊을수 없는 마약같은 치명적
미소
그 미소는.....
여전히 아프고 아파서 눈물냄새가
베어있었다....
시계바늘을.....
아주 천천히
되돌려본다.....
너무 더디어서 속이 타들어갈만큼....
아주
아주....천천히.......
"헤어져..."
"오빠!!"
"아
진짜..말귀 못알아먹네..."
"잔인해..잔인해...흐흑...정운오빤 너무 잔인해.."
"아가야..이러면
곤란하지...
그동안 내덕에 실컷 째면서 학교생활해온건 생각안나나봐?"
"흑흑...그럼 내 뱃속에 있는 오빠
아가는?"
"계좌번호 불러..통장으로 입금해줄테니깐..."
"야!!박정운!!"
"내가 손잡고 직접
병원데려가리?"
"나쁜놈..나쁜자식...흑흑...개자식...평생 저주할꺼야..."
"바라던바야...그동안 나름
재밌었다...아가~"
학교 뒷교정에 벤치에 책을 읽고있던 내 귓가에 한차례의 두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자는 박정운...
여자는 얼마전에 그의명성에 줄하나를 더 치게만든 김세연...
정운이의 한낮
희생양이 되버린 김세연이 투다닥 뛰어가는듯한 소리가 들려온후
느릿한 걸음으로 내가 있는쪽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그다.
거리낌없이 내옆에 앉아서는 '처억'하니 내어깨에 팔을 두르는 능청스런
아이
"이번엔 좀
길었어..."
"담배땡겨..."
"사다줄까?"
"아니..."
"사탕있는데..그거라두
줄까?"
"그거말고...이거줘라..."
"이거라니...그게
뭔....우읍...."
내어깨에 두르고 있던 팔을 이용해 자신의 얼굴쪽으로
내얼굴을 돌려놓고는
순식간에 내입술을 집어삼키며 그는 내게 거친키스를 해온다.
그게 남들이 그토록 고대하며 바라던
내생의 첫키스라는 거였다.
일방적인 키스였지만....
난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
아니 밀어내고싶지 않았다가 정확하다.
수많은 여자가 거치고 거쳐간 농락당한 그의
입술이였지만...
숙달된 그의 혀놀림과 테크닉이 돋보여서 그랬는지 마냥 달콤하기만
했다.
"이 구닥다리 LP판들은 뭐냐?"
"왜~..난 세상에서
존레논만큼 훌륭한 아티스트는 없다고 보는데..?"
"존레논?..그거 혀짧은 녀석들이 발음하기엔 위험수위가
있는데?"
"나의 사랑 존레논을 모욕하려는 발언은 삼가해주라구.."
"사랑은 개뿔..."
"근데 집에
안가고 왜 우리집으로 온거야?"
"밖에 비오잖어.."
"비오는거랑 우리집으로 온거랑
무슨상관이라구.."
"비오면 가슴이 시큰거려서 잠이 안와..."
"핑계쟁이...."
"서해수 향기에
취해서....여기서 잠들꺼다..됐냐?"
내침대가 자기침대마냥 벌러덩
드러누워 버리는 정운이였다.
지긋히 눈을 감은채 생각에 잠긴듯한 그의 얼굴에 또다시 씁쓸함이 묻어난다.
정운이 엄마는
그가 네살때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엄마의 빈자리를 아주 오래전부터 느껴오던 그는...
그래서 매일같이 여자들을
안아왔던거 같다....
"근데
정운아...."
"왜..서해수.."
"넌 왜 다른여자들처럼 날 안지않아...?"
"그게
궁금해....?"
여전히 눈을 감은채로 속삭이듯 나지막히 읖조리는
그다.
예전부터 그에대해 궁금해오던것중
하나다.
"응..궁금해....."
내가 여자로썬 매력이
없는건지....
아님 너에게 있어 나라는 아이는 심심풀이
상대일뿐인지.....
"부셔져
버릴까봐...."
서글픔이 깃든 그의 공허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그게 무슨소리야....?"
"박정운이....서해수의 착한영혼을
짓밟아버릴것같아서..."
*박정운편*[2부]
"흐흡...당신
정말 지독해요..알아요?"
"대체 내가 뭘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거지?"
"그걸...그걸 정말 몰라서
묻는거예요?"
"백날 그렇게 칭얼대봤자...안 움직여...."
"나쁜인간....정말..지독하게 못된
인간...."
"날 움직이려거든...
차라리 그손으로 직접 내심장을 꺼내 쥐어짜는게
났다고봐.."
"당신에겐..사랑이 장난인가요??.."
"그랬다면 오히려 더
쉬웠을지도....."
내가 이렇게 이여자에게 냉담해지고 차가워져야만 하는
이유...
그 위대하시다는...
빌어먹을 신의 손바닥에서 놀아나고
있는.....
시한부라는 족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는 핑계라도 갖다붙히려면 좀
나으려나?
세달간의 사랑놀음도 또다시 오늘로써 끝을봤다.
내가 갖다붙히는
이별선고에 여자는 무너져내려 흐느끼지만...
그녀를 달래줄 맘같은건 예저녁에 접은
바이다.
답답하다...
담배 생각이 간절하다...
이 옥상을 내려서면 직원하나에게 담배를 빌려볼 생각을
했지만...
이내 쓰디쓴 웃음을 머금은채 다시금 도리질을 쳐보여야한다.
그놈의 자욱한 연기녀석이 내 폐에
침투한순간...
아주 잠깐동안은 가슴의 뿌연먼지들을 치워낼순 있지만...
그도 그렇게 오래가지는
못할턱....
폐를 야금야금 갉아먹는 암세포 녀석들이 물만난 고기마냥...
얼씨구나 좋다 하며
반색을 보일게 안봐도 뻔하다.
그녀석들 좋아할짓을 구지 내가 스스로 하고싶지는 않은
바이다.
몸이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점차 숨쉬기가
버거워진다..
하다못해 지금 메고있는 넥타이까지 올가미처럼 내목을 조여오는듯한 압박감을 느낀다.
참지못한난 결국
알싸하게 느껴지는 가슴통증에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들어 넥타이를 풀어 내렸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한여자와 눈이
마주쳐온다.
반묶음을 한 단정한 머리와 밝은색이 잘어울리는 아이보리색 치마정장을 곱게 차려입은 예쁜여자...
잠식해있던
내몸속의 세포를 하나씩 하나씩 일깨우는 서해수다...
내겐 여전히 아프고
아픈이름.....서해수......
그녀를 놓칠세라 내다리가 쉴새없이 그녀쪽으로
향해간다.
다가가는 그순간순간....
저멀리 밀려오는 흑백사진속의 기억처럼....
딱딱한 구두를 신고 있는
내 발은.........
철없던 그 시절 그 시간속에 맞춰 흙냄새가 묻어나는 하얀색 운동화로
선명해져간다...
"얘가 문예부..서해수랜다.."
"뭐야..지극히
평범하잖아...?"
"근데 얘 사진은 왜 구해오라는거냐?"
"우리 박목사 친구분 따님이시라잖냐.."
"근데
그게 뭐.."
"이 기집애가 꼴에 또 허구헌날 맞고 다니신댄다..."
"맞어??"
"자세히는 모르지만 왕따
뭐..그딴거 비슷한거 당하는모양이야.."
"이지메????"
"쪽발이 언어
쓰지마라...구역질난다..."
"그래서 백마탄 왕자님마냥 기사노릇이라도 하겠다는거냐?"
"못할것도
없지....픽...."
겁먹은 새끼 고양이마냥 잔뜩 울상을 지은채 교복을 입고 있는 서해수가
담긴 사진을...
아무렇게나 지갑속에 끼워 박은채 잔디바닥에서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바보같은
기집애...
얼마나 못났으면 등신처럼 그딴 왕따나 당하고
살까...
"해수야..이리 나와보렴...
너 이뻐하는 성훈 아저씨 알지??..그분
아들이 너보러 왔다는구나..."
자신의 엄마의 부름에도 소해수는 좀처럼 모습을
들어내지 않아보였다.
살짝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려던 찰나....
쭈삣쭈삣 엉성한 걸음으로 다가오는 그녀가 눈에
들어왔다.
나이에 안맞게 분홍색 토끼가 그려있는 유치뽕짝 파자마 차림새....
정말 기가막힐
노릇이였다.
대체 이 기집애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
벌써부터 앞날이
캄캄해져온다.
"나참..주먹을
쥐라고..주먹을..꽈악..."
"이게...다쥔건데.....?"
"야!..장난해???..그게 니눈엔 주먹쥔걸로
보여?"
"응..."
"돌아버리겠네...그런 허접한 솜주먹으로 대체 뭘 하겠다는거냐?"
"더이상은
무리라구....."
"그런 약해빠진 썩은근성을 지니고 있으니 왕따나 당하는거다..아냐?"
"
흐흡...흡...나두....나두....이런 내가
싫어......싫다구!!"
안그래도 작아빠진 어깨를 더욱
움츠린체...
침대 귀퉁이에 주저앉아 흐느끼기 시작하는 서해수다.
원체가 돌려서 말을 하지 못하는 직설적인 성격이라서
그런거지..
절대 악의가 있어서 그랬던건 아니다.
들썩이는 어깨를 토닥여주려고 손을 뻗었지만...
이내
제자리로 돌아오고 마는 소심한 내손이였다.
미안했기에 더욱더 서해수를 변화시키려
노력을 쏟아부었다.
180도 바뀌어진 자신의 성격을 알았을때쯤엔...
내가 얼마나 그 성과를 얻게하려 노력했는지도 좀
알아달라는뜻에서였다.
"내 손바닥이 널 가로막고 있는 벽이라고
생각하고...
온힘을 실어서 한번 쳐봐..."
"시..싫어..."
"아..진짜..자꾸 좋은 성질
더럽혀놀래?"
"아..알았어...해볼게...."
-파악
여전히
솜주먹이였지만....
뭐랄까 전보다는 약간 달라진 강한느낌이 들어왔다.
처음으로 서해수에게 칭찬이란걸 해줄만한 가치를
느끼는 날이였다.
"야..정대발..."
"뭐 임마..."
"어떤
기집애가 자꾸 신경이 쓰이는데 그건 왜그런거냐?"
"주로 뭐가 신경이 쓰이는데?"
"눈앞에서 알짱거리지않으면
불안하고...
신호음 두번가기전에 전화안받으면 화딱지나고...
한번보면 자꾸 뭔가
허전하고....
그 기집애 웃는게 이영애보다 백만배는 빛나보이는거..."
"증상 바로
나오네..."
"병명이 뭔데..."
"상사병..."
"뭐????"
"새꺄..니가 그 기집애한테
홀딱 빠진거라고..."
정대발새끼 말로는....
박정운이 서해수에게 홰까닥
맛이 간거란다....
박정운이 서해수라는 기집애를 여자로
보는거란다.....
아주아주 장대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비오는날에....
서해수를 불러냈다.
그녀 집앞에서 얼마떨어지지 않은 공원벤치에 멍하닌 앉아있을때...
누군가가 급하게 뛰어오는듯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
점점 가까워지는 발자국이 내앞에서 멈춘다.
비에 젖은 고개를 들어올려 앞을
마주보자...
멍청한게 우산조차 들고 올 생각도 못했을만큼 급히
온모양이다.
"하아..하아...정운아
무슨일이야???"
빗소리가 들려야 되는데...
왜 서해수 목소리만이 오로지 내귀를
달궈오는걸까
....
"서해수....."
"응....???"
"서해수........"
"응??????"
"난
왜이렇게 니이름만 불러도...가슴이...아픈거냐......"
*작가시점*[3부]
해수의 눈에 비춰지는 정운은 늘 슬픔을 등에진듯한 서글픔을
불러일으켰다.
정운의 눈에 비춰지는 해수는 늘 작고,가냘퍼 금방이라도 부숴질듯
위태로워보였다.
"바다가 아름다운 이유가 뭔줄
알아?"
"아니...?"
"사람들의 서글픔을
닮아서..."
"억지쟁이..."
"정말이라니깐..."
"정운아...."
"왜
서해수....."
"넌 날 사랑하니.....?"
"사랑이라고 단정짓기엔 내 범위는 너무
거대해..."
"억지쟁이....."
정운에게 보내는 해수의 얄궂은
눈흘김에도...
여전히 정운은 쓰디쓴 미소를 머금은채 허공을
응시할뿐이였다.
이제 막 사랑이란 씨앗을 얻어....
가꾸며,보살피고,정성을 다해 돌봐주려고 했는데.....
안타깝게 그가 심은 씨앗은 꽃을 피우기도전에 자신의 곁에서
떠나보내야만 한다.
요즘들어 호흡곤란과,잦은기침에 단순감기라고 치부하며
가볍게 병원을 찾았던 정운에게...
난데없는 시한부선고가 떨어져버렸다.
이미 몸을 넘어선 뇌에까지 암덩어리들이
전이돼...
수술로도 가망이 없다고 너무도 쉽게 단정지어버리던 의사의 말에...
정운은 암흑이 무엇인지를 절실히
실감할수 있었다.
"그럼 바다가 슬픈 이유는
뭔줄알아...?"
여전히 허공을 응시한채 그의 입에서 또하나의 말이 흘러
나온다.
"뭔데?"
"그많던 사람들이 자신을 등지고
떠나버리면...
결국 또다시 자신은 혼자남겨지니깐..."
"순...억지쟁이...."
"그래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바다는...
서글픔과 외롬움을 동반한 쓸쓸한 바다야.."
"그럼 안떠나면
되잖아...
슬프지 않게 아프지 않게 옆에서 지켜주면 되잖아..."
"픽...말이야
쉽지...."
이제 겨우 내손을 잡고 어둠속을 헤쳐나온
너인데....
빠져나오자마자 다시 또 잡고 있던 너의 손을 놔버려야 하는데.....
나
어떡하냐.......
목으로 솟구치는 설움을 잠재우기 위해...
정운은 팔을
들어올려 자신의 얼굴을 덮어버렸다.
자신이 아픈건 둘째치고...
우선당장은 해수를
자신에게서 멀리 떼놓으려는 아픔을 감수해야만 한다는게...
그의 눈에서 진물을 불러일으킨다.
이토록 심장을 도려내듯
커다란 고통은 삼켜낸적이 없는 정운이다.
자신의 엄마가 죽었을때도...
이토록 가슴을 쥐어짜듯 애통함은 느껴지지 않았던 그이다.
아무것도
모른체 정운의 옆에 가만히 누워보이는 해수의 행동에....
밀려오는 토울음을 꾸역꾸역 목아래로 밀어넣어보이는
그다.
유난히 햇살이 밝게 비추는 푸근한 가을
어느날....
"흡...그게 무슨말이야...."
"여어~왜이러실까...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너랑 나랑 살맞대고 일 저지른것도 아니잖어.."
"왜그래..정운아...너
왜그래...."
"하도 어벙하길래 흥미가 생겼는데...것두 몇조금 못가더라고..."
"흡...왜그래 박정운!!..너
진짜 왜이러니!!
말도없이 흔적감추고 사라진걸로 사람 애간장을 태우더니...
몇달만에 나타나서 한다는 소리가
고작...그런거냐구...!!!!!"
"아 씨발..거 말많네...너도 결국 딴 기집애들하고 다를바가 없네.."
"내가
언제 너한테 나 사랑해달라고 애원했니...?
그런거 아니잖아...그냥 네옆에 있는건만으로도 난
충분하다고...
내가 그랬잖아....근데 나보러 다신 니앞에 나타나지 말라니....
어떻게...어떻게..그렇게
잔인한 말을 할수 있는거야..."
"신파를 찍어라..
아주 눈물나는 사랑이네....라고..
뭐
칭찬이라도 바래 지금?"
수많은 여자를 매몰차게 떼어온 정운을 모르는바는 아닌
해수다.
하지만...
잔인함에 감춰있는 정운의 숨은 표정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해수였기에...
이렇게라도
악착같이 그에게 매달려야만 했다.
그를 이렇게까지 독하게 몰고가는 그 무언가를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어떻게서든 자신은 정운옆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정운은 힘없이 주저않는 해수를 등진체
냉정하게 떠나가 버렸다.
그의 그림자라도 어떻게든 붙들고 싶은
해수는....
주저앉은채로 손을 뻗어 정운의 그림자를 움켜쥐려 해보이지만.....
그녀의 손에 잡히는건 눈에보일리 없는
차디찬 공기와 바람일뿐이다.
바위를 얹은듯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억지로 옮기며
돌아서는 정운은..
또다시 밀려나오는 잔기침이 혹여 해수에게 들릴세라 손바닥으로 세차게 쥐어막아보인다.
물컹한 무언가가
그의 입밖으로 튀어나온다.
세상 두려울게 없던 강인한 그또한 가느다랗게 떨리는 자신의 손바닥을 천천히
내리며...
그쪽으로 시선을 옮겨간다.
피막이 뒤덥인 얇은 핏덩어리와 함께 핏물이 손바닥을 흠뻑
적신채이다.
이봐....아직은.....이르잖아....씨발...........
뿌연
먼지가 앉아있는 운동화가...
다시금 서서히 검은 광채가 번쩍이는 까만구두로
돌아왔다.
"넌??..넌 좋은소식 없어...?"
"너도
알다시피 내가 한사람에게 매일 몸은 못돼잖냐.."
빙그레 웃으며 말을 건네는 해수의
모습에...
정운은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은채 애써 미소를 지어보이며 장난스레
대꾸해보인다.
서해수 이 바보야....
널 만난 그
순간부터......
난 이미 서해수안에 결박되어버렸다는거 몰라.....?
"그래도 이제
사랑하는 사람만나서 가정도 갖구 정착해야지....."
해수또한 아픈가슴을 꾹꾹 눌러담으며 밝게 말을 건네보였다.
여전히 니눈에
들어있는 서글픔을 덮어줄....
그런 바다같은 여자를 만나지
못한거니.......?
우린 아직도.....사랑하는
걸까...............?
여전히 서로에게 하나일수밖에 없을만큼
소중한 두사람은....
자신의 가슴속에 수북히 쌓여있는 사랑이란 감정을 깊숙히 억누른채로.....
그렇게 다시금 서로의
마음의 문을 닫아보이고 있었다.
1년후
이제 갖 출산을 한 산모의 몸이 된
해수는..
자신의 남편인 운명이 선물해준 넓다란 마당이 있는 자신의 집 마루에 앉아...
아들인 해명을 재운체 느긋한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산들거리는 가을 바람을 타고 하늘이
새겨있는 종이한장이...
살랑거리며 그녀의 품안으로
날아들어왔다..
'아 프 고 아 픈 이
름'
눈물이 베어있는듯 휘갈겨있는 글체를
바라보며....
해수는 그동안 참고 참고 또 참아왔던 눈물들을 기어이 쏟아내버린다.
출산하기 몇달전 해수는 한통의 전화를
받았었다.
[해수야....]
'성훈 아저씨세요?'
[그래...잘
지냈니...?]
'네...아저씨도 건강하시죠....?'
[그래.....]
'근데 아저씨 목소리가 안좋으신거
같은데.....'
[해수야.....]
'네.....?'
[어제....우리...우리....정운이가....하늘로
돌아갔단다.....]
'네....??....
아...제가 지금 임신한상태라..몸이 좀
안좋아졌거든요...
금방 아저씨가 한말 잘못들은거 같아서요...
다시 한번만 말씀해주실래요...?'
[그 녀석은....흡....널.....무척이나
사랑했단다....
부디...꼭.....예쁜아이를 낳아주길
바란다......]
'아저씨......'
그
바보요.....
맨날 나보러 바보라고 하던 그 진짜 바보요....
진짜 내맘도 모르고 억울해서 어떻게
눈감았을까요......
아직도 저때문에 이렇게나 슬프고 지독히 외로운 내맘도 모르고....
어떻게 어떻게 조용히
눈감을수 있었을까요......
[해수야...부디 그녀석을
위해서라도...
행복하게
잘살아야한다..알겠니...?]
'아저씨.....'
[그래...아가...]
'왜...하필 정운이란 이름을
그토록 슬프게 붙여놓으셨나요....'
[흡...흐흑....]
'정운이란 이름...너무
아파요......
정운이란 이름...너무 슬퍼요........
정운이란 이름...너무
가여워요.........'
[해수야.....해수야......]
'아프고
아파서....흡.....아파서....아파서.....
감히 입밖으로도 꺼내지
못하겠잖아요......'
[아가...해수야....흐흑.....]
아프고
아픈이름......서해수......
아프고
아픈이름.......박정운........
그 어딘가에서
듣고있다면.......
우리의 가여운 이름을 단 한번만이라도 진심으로 불러줄래요....?
-THE END-
첫댓글 설마하고 얼핏 이치고 이치에님의 닉넴을 본거같아서 들어와봤는데...와와..이게 웬 횡재랍니까>ㅁ<이제 단편에까지 진출을..근데 이거 너무 슬퍼요...해수랑 정우니 너무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고 잘보고 갑니다 >_<얼른 유혹이도 써주셔야죠
뜨여기서 깐다삐야님을우앙 어떻게 알고 이리 려와주신건지요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어흐구ㅜㅜ슬퍼요
슬픔이 잘 전해져서 너무 뿌듯하다는 감사해요 바나나님^^
..아, 너무 슬퍼요. ㅜ_ㅜ 매우 잘쓰세요 훌쩍, 눈물 나요 * 으. 담작 기대 하겠습뉘당. 배경도 잘 어울리고 음악도 잘어울리고 - 좋습니다
아아...너무 슬퍼여...그래도 다시 한 번 만났으니 후회는 없겠네여...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