感興(감흥)
최경창(崔慶昌:1539~1583)
본관은 해주(海州). 자는 가운(嘉運), 호는 고죽(孤竹).
당시(唐詩)에 뛰어나, 백광훈·이달과 함께 삼당시인(三唐詩人)으로 불렸다.
저서로는 『고죽 유고(孤竹遺稿)』가 있다.
약초를 캐면서 오래 살기를 바라는데
採藥求長生 채약구장생
고죽 최경창이를 어찌해야 좋겠는가?
何如孤竹子 하여고죽자
서산의 고사리 한 번 먹어봤는데
一食西山薇 일식서산미
오히려 맑은 바람이 불사약이라네
淸風猶不死 청풍유불사
*
갈라진 몸 꿰매기
김기택
의자에 꽉 붙어
떨어지려 하지 않는 엉덩이를 억지로 떼어내
산에 오른다 기진맥진
약수터에서 찬물 한 모금 들이키자
마른 모래에 물 스며드는 소리 들린다
갈라진 세포에 물 들어가는 소리 들린다
살들이 일제히 내지르는 비명이다
살 깨지는 소리가 뻥튀기하는 소리만큼 크다
따끔따끔하다
멍멍하다
찬 물 바늘이 바싹 마른 상처를 찌르고 있다
찔린 자리마다 돌기가 일어나고 있다
물 두어 모금을 마시고도 나는 거친 숨 몰아쉬며
심장이라도 꺼낸 듯 헉헉거린다
한 발짝도 더 올라가지 못하고
몸이 다 터지도록 기다린다
물 비늘이 마른 균열을 일일이 꿰매도록 기다린다
끝까지 기다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
『갈라진다 갈라진다』, 김기택, (주)문학과 지성사,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