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수한 햅쌀로 보슬보슬 윤기나게 갓 지은 밥 한 공기는 열 반찬이 부럽지 않은 최고의 음식. 꿀맛나는 밥을 지어주는 고마운 밥솥은 그 기능과 쓰임새가 해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잘 알고 사용하면 맛있는 밥은 물론 다양한 요리까지 책임져주는 똑똑한 밥솥 활용법. 압력솥과 전기밥솥, 당신의 주방에 어떤 밥솥이 놓여 있는가에 따라 그 방법도 달라진다.
묵은쌀이나 잡곡으로 밥지을 때 좋다! 압력솥
밥짓는 시간이 짧고 찰기가 많아 우리 입맛에 어울려 어른들이 즐겨 쓰는 솥이다. 열전도율이 높은 스테인리스로 두껍게 만든데다 뚜껑과 본체가 완벽하게 밀착되어 내부 압력을 높임으로써 음식을 단시간에 익혀준다. 압력솥은 묵은쌀로 밥을 지어도 윤기가 흐르고, 까끌까끌하게 느껴지기 쉬운 잡곡밥을 지을 때에도 잡곡이 쉽게 물러 먹기에 편리한 장점이 있다. 밥물은 쌀과 동량이거나 1.1배가 적당하다.
압력솥에 밥을 맛있게 짓는 요령
압력솥과 전기밥솥은 밥짓는 데 약간의 차이가 있다. 솥의 성질에 맞게 사용법을 잘 알고 활용하면 더욱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다.
① 오래 불리지 않기 밥짓기 30분 전에 쌀을 씻어둔다. 쌀은 수분을 충분히 흡수해야만 뜸이 잘 든다. 여름에는 30분, 겨울에는 1시간 정도 담가두는 것이 적당. 특히 압력솥에 밥을 할 경우에는 오래 불리면 진밥이 되기 쉬우므로 적당히 불리는 것이 중요하다. 물의 양은 쌀 분량의 1.1배 정도가 적당할 듯.
② 쌀은 되도록 여러 번 많이 씻기 쌀을 뿌연 물이 없어질 때까지 서너 차례 씻고 깨끗이 헹군 후 밥을 하면 잘 상하지 않고 오래 두고 먹어도 괜찮다. 쌀을 씻는 데도 요령이 필요한데, 처음에는 몇 번 휘휘 저어 물을 바꿔준 후 서너 번 박박 문질러 깨끗이 씻어 헹군다.
③ 묵은쌀이나 잡곡 활용하기 햅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분이 적은 묵은쌀이나 깔깔한 잡곡은 압력솥에 밥을 짓는 것이 더욱 맛있다. 묵은쌀은 밥을 짓기 전에 식초를 살짝 뿌리면 묵은 냄새가 제거되고 햅쌀처럼 윤기가 더해진다.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어 좋다! 전기밥솥
예약기능과 보온기능을 갖춰 젊은 주부들이 많이 선호하는 전기밥솥. 예전에는 압력솥에 비해 밥맛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요즘 제품은 압력솥의 장점을 그대로 채용하여 밥맛도 좋고 기능이 다양해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사용 설명서를 숙지하는 것이 중요.
전기밥솥으로 가마솥밥 짓는 요령
전기밥솥 밥은 찰기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기밥솥으로도 가마솥밥처럼 차진 밥을 만들 수 있다. 방법을 요약하자면 쌀을 박박 씻어 체에 건져 30분쯤 뒀다가 밥을 짓는 것.
① 박박 여러 번 쌀 씻기 첫 번째 열쇠는 쌀 씻기. 요즘은 쌀 도정상태가 좋은데다 너무 세게 씻으면 영양소가 씻겨나간다며 살살 씻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밥이 노르스름하고 쌀겨 냄새가 나기 십상. 옛날식으로 손바닥에 힘을 주어 20번가량 박박 씻은 뒤 4번쯤 물을 갈아주면 맛이 훨씬 나아진다.
② 씻은 쌀 체에 건져두기 흔히 몇 십분 동안 쌀을 물에 불렸다가 밥을 지어 보온상태에 들어가자마자 서둘러 주걱으로 헤쳐 놓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보다는 쌀을 씻은 후 체에 건져 30분 동안 뒀다 밥을 짓는 것이 좋다. 밥알 하나하나가 부드러우면서도 씹히는 맛이 생기기 때문.
③ 먹고 남은 밥은 냉동 보관하기 먹고 남은 밥은 전기밥솥에 그대로 보온해두기보다 냉동시키는 게 전기료 절약이나 맛을 보존하는 데 좋다. 전기밥솥에 보온상태로 두어 12시간이 지나면 밥 색깔이 노래지고 끈적끈적해지며 맛이 떨어지기 때문. 갓 지은 밥이 아니라면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먹기 전에 꺼내 데워 먹는 것이 제일 낫다.
여성조선
기획_문영애 기자 진행_김홍미(프리랜서)
사진_문지연, 김맑음 요리_이보은(쿡피아, 02-6384-5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