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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불실(秀而不實)
꽃이 피었으나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배우지만 완성하는데 이르지 못한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秀 : 꽃필 수(禾/2)
而 : 말 이을 이(而/0)
不 : 아닐 불(一/3)
實 : 열매 실(宀/11)
출전 : 논어(論語) 第9 자한편(子罕篇) 21章
모를 심어 싹이 웃자라면 이윽고 이삭 대가 올라와 눈을 내고 꽃을 피운다. 그 이삭이 양분을 받아 알곡으로 채워져 고개를 수그릴 때 추수의 보람을 거둔다.
처음 올라오는 이삭 대 중에는 아예 싹의 모가지조차 내지 못하는 것이 있고, 대를 올려도 끝이 노랗게 되어 종내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것도 있다. 이런 것은 농부의 손길에 솎아져서 뽑히고 만다.
싹의 모가지가 싹아지, 즉 싸가지다. 이삭 대의 이삭 패는 자리가 싹수(穗)다. 싸가지는 있어야 하고, 싹수가 노래서는 안 되는 이유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공자는 논어 '자한(子罕)'에서 이렇게 말했다. '싹만 트고 꽃이 피지 않는 것이 있고, 꽃은 피었어도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것이 있다.'
苗而不秀者有矣夫,
秀而不實者有矣夫.
묘이불수(苗而不秀)는 싸가지가 없다는 말이다. 수이불실(秀而不實)은 싹수가 노랗다는 뜻이다.
싹이 파릇해 기대했는데, 대를 올려 꽃을 못 피우거나, 꽃 핀 것을 보고 알곡을 바랐지만 결실 없는 쭉정이가 되고 말았다는 얘기다. 결과는 같다.
모판에서 옮겨져 모심기를 할 때는 모두가 푸릇한 청춘이었다. 들판의 꿈은 푸르고 농부의 기대도 컸다. 애초에 싸가지가 없어 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고만고만한 중에 싹수가 쭉쭉 올라오면 눈길을 끌지만 웃자라 양분을 제대로 못 받고 병충해를 입고 나면 그저 뽑히고 만다. 탐스러운 결실을 기대했는데 참 애석하다.
한나라 때 양웅(揚雄)의 아들 자오(子烏)는 나이 아홉에 어렵기로 소문난 아버지의 책 '태현경(太玄經)' 저술 작업을 곁에서 도왔다.
두보의 아들 종무(宗武)도 시를 잘 써서 완병조(阮兵曹)가 칭찬한 글이 남아 있다.
중추(中樞) 벼슬을 지낸 곽희태(郭希泰)는 다섯 살에 '이소경(離騷經)'을 다섯 번 읽고 다 외웠다는 전설적인 천재다.
권민(權愍)은 그 난해한 '우공(禹貢)'을 배운 즉시 책을 덮고 다 암송했다. 하지만 이들은 후세에 아무 전하는 것이 없다.
천재가 꾸준한 노력을 못 이긴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 맞는 얘기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되 네 끝은 창대하리라. 이것은 성경의 말씀이다.
시작만 잔뜩 요란하다가 용두사미로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들이 더 많다. 재주를 못 이겨 제풀에 고꾸라진다. 꾸준함이 재주를 이긴다. 노력 앞에 장사가 없다.
⏹ 苗而不秀 秀而不實
인생에는 때, 시기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10대는 공부하기 좋은 때이고, 20대는 자신의 꿈을 찾고, 취직하기에 좋은 때이고, 20대 후반부터 30대는 결혼을 하기에 좋은 때라고들 한다.
물론 인생이 정해진 것처럼 흘러가지는 않지만 무언가를 하기에 좋은 때라는 것을 기다리기도 하고 바라기도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적절한 때를 중요하게 생각할까? 공자는 묘이불수(苗而不秀) 수이불실(秀而不實)을 걱정했다.
苗而不秀, 秀而不實.
싹은 틔었는데 꽃은 피우지 못한 것이 있고, 꽃은 피었는데 결실을 맺지 못한 것이 있구나.
논어(論語) 자한편(子罕篇)에 나오는 이 말은 모가 말라 죽는다는 뜻으로, 주자는 모(苗)를 곡식이 막 싹을 틔우는 것이라고 풀고, 수(秀)는 꽃을 피우는 것이라고 풀었다.
또 실(實)은 열매가 영근 것이라고 풀면서, 사람으로 치면 시작은 하였으나 중도에 그만두는 사람이 있고, 끝까지 열심히는 하였으나 제대로 된 결실을 맺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세상의 모든 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때(時)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는 그 때가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세상의 이치를 알고 세상의 때에 늦지 않게 처신하라는 의미이다.
그러기에 싹이 돋아 오르면 꽃을 생각하며 손을 멈추지 말고 때를 놓치지 않아야 하고, 꽃이 피면 열매를 생각하며 손을 멈추지 말고 역시 때를 놓치지 않아야, 결국 결실을 맺어, 열매를 딸 수 있는 것이다.
묘이불수(苗而不秀) 수이불실(秀而不實)을 보며 한 송이 꽃이 되기 위해, 한 알의 열매가 되기 위해 쉼없이 노력하는 자연처럼, 우리도 결실을 위해 때를 놓치지 않는 지혜와 끊임없는 정진을 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할 때인가?
◼ 論語 第9 子罕篇
공자는 한 나라의 왕도 아니었고, 나라를 구한 장군도 아니었다. 본인의 말대로 '술이부작', 옛것을 드러냈을 뿐이며, 아는 것도 없고 창작하지도 않았다고 하신 말씀과 같이 위대한 저술가도 아니다.
그런 분이 만인의 스승으로서 인류의 가슴에 자리잡게 되었는데, 어떤 점이 이토록 그를 위대한 존재로 끌어 올린 것인가?
그것은 능력과 처세 아니고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적 상황에서도 좋은 세상을 꿈꾸고 정도와 원칙으로 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준비한 분이었다는 점에서 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子曰: 苗而不秀者, 有矣夫; 秀而不實者, 有矣夫.
싹이 났어도 꽃피지 않는 것도 있으며, 꽃은 피었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설령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운명과 세상을 탓하지 않았고, 끝까지 희망을 보았으며, 제자들을 통해서라도 그 뜻을 펴려했다.
'세상이 나를 써주지 않았기 때문에 재주가 많아졌다'고 한 말씀처럼
산만큼 학문의 봉우리를 맺고 바보스럽고 우직하리 만큼 자신의 길을 간 한 존재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시대정신의 최고봉이 되어 그 뜻이 전해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이 자한편(子罕篇) 첫 장에서도 언급하건데, '스승은 이익과 운명과 인에 대해서는 말씀이 드무셨다(子罕言利與命與仁).'
그것은 이익(利)이 그분의 삶의 가치가 아니었으며, 사람이 하늘이 어떠한 운명(命)을 부여하더라도 이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고 하늘의 뜻을 겸손히 받들어야 한다는 것과, 인(仁)이란 겉모양과 언어가 아니라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할 최고의 가치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사람이 지위와 명성을 얻으면 자신이 뭔 대단한 존재인 것인양 떠들어 대고 거들먹거리고 제 멋로 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는데 그분은 자신의 뜻대로만 하지 않았고(無意), 함부로 호언장담하지 않았으며(無必), 또 자기 의견만 고집하는 고집불퉁이 아니었고(無固), 자기밖에 모르는 옹고집에 욕심쟁이가 아니었다(無我)는 말씀과 같이 해야 될 것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하지 않는 그의 겸손한 자세와 사람과 함께하거나 배려하려는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부국강병과 약육강식의 시대에 그의 철저하고 완벽한 자세와 원칙과 인의를 중시하는 태도가 당시 왕과 공경대부의 심기를 거스리거나 견재의 대상이 되었고 끝내는 그 뜻을 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 다시 귀국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전개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이 역시 시대와 제왕과 운명의 그릇됨이 아니라, 부자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는 그분의 태도는 뭇사람에게 감명을 주기에 충분하다. '산을 쌓는데 한 삼태기를 채우지 못해 중간에 그치는 것도 내가 그치는 것이며, 땅을 고르게 다지는데 한 삼태기만 덮더라도 내가 한 것이다.'
1.
子는 罕言利與命與仁이러시다
공자는 이와 명과 인에 대해서는 거의 말 하지 않았다.
2.
達港黨人 曰 大哉라 孔子여 博學而無所成名이로다
달항당 사람이 말하기를, '위대하도다, 공자여! 아는 것이 많으면서도, 명성을 얻은 바 없으니' 하니,
子聞之 謂門弟子曰 吾何執고 執御乎아 執射乎아 吾執御矣로리라
공자가 그 말을 듣고 문하의 제자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무엇을 해야한단 말인가? 마부가 될까? 궁수가 될까? 내가 차라리 마부가 되리라.'
3.
子曰 麻冕이 禮也어늘 今也純하니 儉이라 吾從衆호리라
공자 이르기를, '마로 만든 관을 쓰는 것이 예에 맞는데 지금은 생사로 만든 것을 쓰니 검소하구나. 나도 여러 사람들을 따르겠다.'
拜下 禮也어늘 今拜乎上하니 泰也라 雖違衆이나 吾從下호리라
또한 이르기를, '임금을 뵐 때에는 당 아래에서 절하는 것이 예인데 지금은 당 위에서 절을 하니 교만한 것이다. 여러 사람들과는 어긋나지만 나는 당 아래에서 절하는 예를 따르겠다.'
4.
子 絶四러시니 毋意毋必毋固毋我러시다
공자는 다음의 네 가지를 끊어 버렸다. 사사로이 맘대로 하지 않았고, 장담하지 않았고, 자기 의견만 고집하지 않았고,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의견을 내세우지 않았다.
5.
子 畏於匡 曰 文王이 旣沒하시니 文不在玆乎아 天之將喪斯文也신대 後死者 不得與於斯文也 天之未喪斯文 也시니 匡人이 其如予에 何
공자가 광 지방에서 두려워하는 제자들을 위로하시기를, '문왕이 이미 가셨지만, 그 문화가 여기에 남아 있지 아니한가? 하늘이 만약 이 문화를 없애려고 했다면, 후세사람들은 이러한 문화를 섭렵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늘이 나를 죽여서 이 문화를 없애려고 하지 않으므로, 광 지방 사람이 나를 어찌 해칠 수 있겠는가?'
6.
大宰 問於子貢 曰 夫子는 聖者與아 何其多能也오
태재가 자공에게 물었다. '부자는 성자이신가, 어찌 그리도 능력이 많은가?'
子貢曰 固天縱之將聖이시고 又多能也시니라
자공이 말했다. '진실로 하늘이 낸 성인이고, 또 능력도 많은 분이다.'
子聞之曰 大宰 知我乎 吾少也에 賤故로 多能鄙事 君子는 多乎哉 不多也
공자가 그 말을 듣고 말했다. '태재는 나를 잘 아는것인가. 나는 어려서 빈천하였기 때문에 미천한 일도 잘한다. 군자는 능력이 많아야 하는가? 많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牢曰 子云 吾不試故로 藝라하시니라
노(자장)가 이르기를, '선생님께서는 '나를 세상에서 써주지 않았기 때문에 재주가 많게 되었다'고 하셨다.'
7.
子曰 吾有知乎哉아 無知也로라 有鄙夫問於我호대 空空如也라도 我叩其兩端而竭焉
공자가 말했다. '내가 아는 것이 있는가? 아는 것이 없다. 어느 비천한 사람이 나에게 물을 때, 그가 아무리 어리석다 하더라도 나는 그 질문의 처음부터 끝까지 드러내어 다 일러줄 뿐이다.'
8.
子曰 鳳鳥不至하며 河不出圖하니 吾已矣夫인저
공자가 말했다. '봉황새도 오지 않고 용마도 오지 않네 라는 말이 있는데 그런 세상이 된 것 같으니 나도 이제 어찌할 수 없구나.'
9.
子 見齊衰者 冕衣裳者 與 者하시고 見之에 雖少나 必作 過之必趨러시다
공자는 상복을 입은 사람과, 관복을 입은 사람과, 장님을 보면, 그가 비록 어린 사람이라 해도 반드시 일어났고, 또 그 앞을 지나갈 때에는 반드시 종종걸음을 하였다.
10.
顔淵 謂然歎曰 仰之彌高 鑽之彌堅하며 瞻之在前이러니 忽焉在後이다 夫子 循循然善誘人 博我以文 約我以禮 欲罷不能하여 旣競吾才하니 如有所立이 卓爾라 雖欲從之나 末由也已로다
안연이 길게 탄식하며 말했다. '우러러 볼수록 더욱 높고, 뚫을수록 더욱 굳으며, 바라보았을 때에는 앞에 계시더니 어느새 뒤에 계시도다. 공자는 차근차근 사람을 잘 이끌어주신다. 나를 학문으로 넓혀 주시고, 예로써 나를 단속해 주신다. 학문을 그만두려해도 그만두지 못하게
하시고, 내가 재주를 다해 좇아도 높이 서계신 듯하여, 따라가려 해도 따를 수가 없다.'
11.
子疾病 子路使門人 爲臣 病間曰 久矣哉 由之行詐也여 無臣而爲有臣 吾誰欺오 欺天乎인저 且予與其死於臣之手也론 無寧死於二三子之手乎아 且予縱不得大葬이나 予死於道路乎아
공자가 질병에 걸리자 자로가 문인을 시켜 가신의 일을 하게 하였다. 병이 조금 낫자 공자가 '오래 되었구나. 유가 거짓된 일을 했구나! 가신을 두어서는 안 되는데 가신을 두었으니 내가 누구를 속였는가!
하늘을 속였구나! 내가 가신의 손에서 죽기보다는, 차라리 그대들의 손에서 죽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또 내가 비록 큰 장례를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내가 길에서 죽기야 하겠는가.'
12.
子貢이 曰 有美玉於斯하니 而藏諸 求善賈而沽諸하니
자공이 '여기에 아름다운 옥이 있다면, 그것을 궤짝에 넣어 감추겠습니까? 좋은 값을 받고 팔겠습니까?' 하니,
子曰 沽之哉沽之哉나 我는 待賈者也로라
공자가 말씀하셨다. '팔아야겠지. 팔아야겠지만, 나는 비싼 값에 살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13.
子欲居九夷 或曰 陋커니 如之何잇고
공자가 오랑캐 지역에 살려고 하자, 어떤 사람이 말했다. '누추한 곳인데 어떻게 살겠습니까?'
子曰 君子居之면 何陋之有잇가
공자가 말씀하셨다. '군자가 사는데 어찌 누추한 것이 있겠는가?'
14.
子曰 吾自衛反魯然後에 樂正하여 雅頌이 各得其所하니라
공자가 말씀하셨다. '내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돌아온 뒤에 악이 바르게 되고 아와 송이 각각 제자리를 얻었다.'
15.
子曰 出則事公卿 入則事父兄 喪事 不敢不勉 不爲酒困이 何有於我哉오
공자가 말씀하셨다. '나가서는 공경을 섬기고, 들어와서는 부형을 섬기며, 초상의 예를 부지런히 하고 술로 인해 곤란을 겪지 않으니, 더 나에게 있어야 하는가.'
16.
子在川上曰 逝者如斯夫인저 不舍晝夜로다
공자가 냇가에 있으면서 말했다. '흘러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구나.'
17.
子曰 吾未見好德이 如好色者也케라
공자가 말씀하셨다. '여자를 좋아하듯이 덕을 좋아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노라.'
18.
子曰 譬如爲山 未成一饋 止도 吾止也 譬如平地 雖覆一 進도 吾往也
공자가 말씀하셨다. '산을 쌓는 데에 한 삼태기를 채우지 못해 중도에 그치는 것도 내가 그치는 것이며, 땅을 고르게 다지는데 한 삼태기만 덮더라도 진척시켰으면 내가 한 것이다.'
19.
子曰 語之而不惰者는 其回也與인저
공자가 말씀하셨다. '한 번 말해 주어, 게으르지 않는 사람은 안회인가 보다.'
20.
子謂顔淵曰 惜乎라 吾見其進也오 未見其止也라
공자가 안연에 대해 말했다. '아깝도다. 나는 그 사람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 보았고, 그치는 것은 보지 못하였다.'
21.
子曰 苗而不秀者 有矣夫며 ��️秀而不實者 有矣夫인저
공자가 말씀하셨다. '싹은 났지만 꽃이 피지 않는 것도 있으며, 꽃은 피었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22.
子曰 後生이 可畏니 焉知來者之不如今也리오 四十五十而無聞焉이면
斯亦不足畏也已
공자가 말씀하셨다. '뒤에 태어난 후배들이 가히 두려울 만하다. 앞으로 그들이 지금의 우리만 못할 것이라고 어찌 알겠는가. 그러나 사오십이 되어도 소문이 들리지 않으면 그런자는 이 또한 두려울 것은 못된다.'
23. 子曰 法語之言 能無從乎아 改之爲貴 巽與之言 能無說乎아 繹之爲貴 說而不繹하며 從而不改면 吾末如之何也已矣니라
공자가 말씀하셨다. '올바른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잘못을 고치는 것이 귀한 것이다. 완곡하게 해주는 말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실마리를 찾는 것이 귀한 것이다. 기뻐하기만 하면서 찾아내지 않고, 따르기만 하면서 고치지 않는 사람은 나도 어찌할 수 없다.'
24.
子曰 主忠信하며 毋友不如己者오 過則勿憚改니라
공자가 말씀하셨다. '충성과 신의에 주력하고,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벗으로 사귀지 말며, 잘못이 있으면 고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25.
子曰 三軍은 可奪帥也어니와 匹夫는 不可奪志也니라
공자가 말씀하셨다. '삼군과 맞서 그 원수를 빼앗을 수는 있지만, 굳게 다져진 필부에게서 그 뜻을 빼앗지는 못한다.'
26.
子曰 衣 縕袍 與衣 狐者 立而不恥는 其由也與 不不求면 何用不臧잇가
공자가 말씀하셨다. '해진 솜옷을 입고, 여우나 담비 옷을 입은 사람들과 서 있으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은 유일 것이다. 남을 해치지 않고, 탐내지 않으면 어찌 선하다고 하지 않겠는가.'
子路終身誦之한대 子曰 是道也 何足以臧이리오
자로가 종신토록 이 말을 외우려고 하니, 공자가 말씀하셨다. '이 정도의 도를 어찌 선하다고 족하다 하리오.'
27. 子曰 歲寒然後에 知松栢之後彫也니라
공자가 말씀하셨다.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것을 안다.'
28.
子曰 知者는 不惑하고 仁者는 不憂하고 勇者는 不懼니라
공자가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인한 사람은 근심하지 않고, 용맹스런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29.
子曰 可與共學 未可與適道며 可與適道 未可與立 可與立 未可與權
공자가 말씀하셨다. '함께 배울 수는 있어도 함께 도에 나아갈 수는 없으며, 함께 도에 나아갈 수는 있어도 함께 뜻을 세우지 못하며, 함께 세울 수 있어도 함께 일을 적절히 처리할 수는없다.'
30.
唐之華 偏其反而 豈不爾思리 室是遠而 子曰 未之思也 夫何遠之有잇가
'산오얏 고운 꽃은 산바람에 나부끼네
그대 생각하건만은 그대 집이 멀구나' 라는 시가 있거니와 이에 관하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마음이 없어서 그런 것이지, 어찌 집이 멀다 하겠는가.'
▶️ 秀(빼어날 수)는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벼 화(禾; 곡식)部와 乃(내)를 합(合)한 글자이다. 乃(내)는 孕(잉)의 생략형으로 벼가 잘 익었다는 뜻을 나타내는 듯하다. ❷회의문자로 秀자는 '빼어나다'나 '(높이)솟아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秀자는 禾(벼 화)자와 乃(이에 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乃자는 줄이 굽어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秀자의 소전을 보면 禾자 아래로 乃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벼가 잘 자라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秀자는 본래 '솟아나다'에서 '성장하다'나 '(꽃이)피다', '무성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에 빗대어 '빼어나다'나 '뛰어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秀(수)는 성적이나 등급 따위를 평점하는 기준의 한 가지로 수, 우, 미, 양, 가의 다섯 계단으로 평점할 경우에 우의 위로 으뜸가는 등급으로 ①빼어나다 ②(높이)솟아나다 ③뛰어나다, 훌륭하다 ④성장하다, 자라다 ⑤(꽃이)피다 ⑥아름답다 ⑦무성(茂盛)하다 ⑧이삭(꽃대의 끝에 열매가 더부룩하게 많이 열리는 부분) ⑨꽃 ⑩꽃이 없이 열매가 맺는 것 ⑪꽃이 피고 열매가 맺지 않는 것 ⑫수(繡), 자수(刺繡) ⑬정수(精粹) ⑭지초(芝草: 지칫과의 여러해살이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준걸 준(俊), 뛰어날 걸(傑), 빼어날 정(挺)이다. 용례로는 학문과 재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을 수재(秀才), 재주가 빼어나고 현명함을 수민(秀敏), 우수하고 월등함을 수월(秀越), 산수의 경치나 사람이 얼굴 모습 등이 빼어나게 아름다움을 수려(秀麗), 재주가 뛰어나고 고상함을 수아(秀雅), 우수한 작품을 수작(秀作), 재주와 기능이 남보다 뛰어남을 수걸(秀傑), 빼어나고 깨끗함을 수결(秀潔), 산과 들의 맑고 아름다운 경치를 수색(秀色), 재지가 빼어나고 훌륭함을 수영(秀英), 재주가 뛰어나고 영묘함을 수령(秀靈), 아주 빼어나게 아름다운 눈썹을 수미(秀眉), 여럿 가운데 아주 뛰어남을 우수(優秀), 재주나 지혜나 풍채가 뛰어남을 준수(俊秀), 남의 집 처녀를 점잖게 이르는 말을 규수(閨秀), 특별히 뛰어남을 특수(特秀), 얼굴이 깨끗하고 준수함을 청수(淸秀), 재능이 남보다 뛰어나게 우수함을 교수(翹秀), 보리만 무성하게 자란 것을 탄식함이라는 뜻으로 고국의 멸망을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맥수지탄(麥秀之歎), 나뭇잎이 저 산 모양이 드러나 맑고 빼어나다는 뜻으로 가을 경치가 맑고 수려함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각로청수(刻露淸秀), 눈썹과 눈이 수려하다는 뜻으로 얼굴이 빼어나게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을 미목수려(眉目秀麗) 등에 쓰인다.
▶️ 而(말 이을 이, 능히 능)는 ❶상형문자로 턱 수염의 모양으로, 구레나룻 즉,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말한다. 음(音)을 빌어 어조사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而자는 ‘말을 잇다’나 ‘자네’, ‘~로서’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而자의 갑골문을 보면 턱 아래에 길게 드리워진 수염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而자는 본래 ‘턱수염’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而자는 ‘자네’나 ‘그대’처럼 인칭대명사로 쓰이거나 ‘~로써’나 ‘~하면서’와 같은 접속사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하지만 而자가 부수 역할을 할 때는 여전히 ‘턱수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而(이, 능)는 ①말을 잇다 ②같다 ③너, 자네, 그대 ④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⑤만약(萬若), 만일 ⑥뿐, 따름 ⑦그리고 ⑧~로서, ~에 ⑨~하면서 ⑩그러나, 그런데도, 그리고 ⓐ능(能)히(능) ⓑ재능(才能), 능력(能力)(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30세를 일컬는 이립(而立), 이제 와서를 이금(而今), 지금부터를 이후(而後), 그러나 또는 그러고 나서를 연이(然而), 이로부터 앞으로 차후라는 이금이후(而今以後), 온화한 낯빛을 이강지색(而康之色)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實(열매 실, 이를 지)은 ❶회의문자로 実(실)의 본자(本字), 実(실), 宲(실)은 (通字), 实(실)은 간자(簡字)이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貫(관; 끈으로 꿴 많은 동전, 재화의 뜻)의 합자(合字)이다. 집안에 금은재보(金銀財寶)가 가득함의 뜻으로 전(轉)하여 씨가 잘 여문 열매, 참다움, 내용의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實자는 '열매'나 '재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實자는 宀(집 면)자와 貫(꿸 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實자의 금문을 보면 宀자와 田(밭 전)자, 貝(조개 패)자가 결합해 있었다. 집에 밭과 재물이 있으니 이는 매우 풍족함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밭과 재물이 貫자로 바뀌면서 집에 돈뭉치가 있음을 뜻하게 되었다. 實자는 '부유하다'를 뜻했으나 후에 '결과가 좋다'는 뜻으로 확대되면서 지금은 '열매'나 '재물', '내용'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實(실, 지)은 (1)내용(內容). 실질(實質) (2)실제(實際)의 착실한의 뜻으로 쓰이는 접두어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열매 ②씨, 종자 ③공물(貢物) ④재물(財物), 재화(財貨) ⑤내용(內容) ⑥바탕, 본질(本質) ⑦녹봉(祿俸: 벼슬아치에게 주던 급료), 작록(爵祿: 관작과 봉록) ⑧자취(어떤 것이 남긴 표시나 자리), 행적(行跡) ⑨참됨, 정성(精誠)스러움 ⑩곡식(穀食)이 익다 ⑪굳다 ⑫자라다 ⑬튼튼하다 ⑭실제로 행하다 ⑮책임을 다하다 ⑯밝히다 ⑰적용하다 ⑱그릇에 넣다 ⑲참으로, 진실로 ⑳드디어, 마침내 그리고 ⓐ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다다르다(지) ⓑ도달하다(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실지로 얻은 이익을 실리(實利), 진짜 이름을 실명(實名), 현실의 경우나 형편을 실제(實際), 실제로 시행함을 실시(實施), 실제로 해냄을 실천(實踐),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실태(實態), 실제로 시험하는 것을 실험(實驗), 실제의 업적 또는 공적을 실적(實績), 실제로 나타냄을 실현(實現), 실제의 역량을 실력(實力), 실제의 물체를 실체(實體), 실제의 사무를 실무(實務), 실상의 본바탕을 실질(實質), 실지로 행함을 실행(實行), 현실에 존재함을 실재(實在), 실제의 모양을 실상(實相), 실제의 상태를 실상(實狀), 실제로 있었던 일을 사실(事實), 현재의 사실이나 형편을 현실(現實), 틀림없이 사실과 같음을 확실(確實), 거짓이 아닌 사실을 진실(眞實), 어떤 일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이 뼈저리게 강렬한 상태에 있음을 절실(切實), 몸이 굳세어서 튼튼함을 충실(充實), 정성스럽고 참됨을 성실(誠實),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먹을 수 있는 나무의 열매를 과실(果實), 사실 그대로 고함을 실진무휘(實陣無諱), 사실에 토대하여 진리를 탐구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실사구시(實事求是), 꾸밈이 없이 성실하고 굳세고 씩씩함을 일컫는 말을 실질강건(實質剛健), 실제로 몸소 이행함을 일컫는 말을 실천궁행(實踐躬行), 사실 그대로 고함을 일컫는 말을 이실직고(以實直告),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이르는 말을 언과기실(言過其實), 성격이 온화하고 착실함을 온후독실(溫厚篤實), 꽃만 피고, 열매가 없다는 뜻으로 언행이 일치하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화이부실(華而不實), 이름과 실상이 서로 들어맞음 또는 알려진 것과 실제의 상황이나 능력에 차이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명실상부(名實相符), 이름만 있고 실상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명무실(有名無實), 허를 찌르고 실을 꾀하는 계책으로 싸우는 모양을 이르는 말로써 계략이나 수단을 써서 서로 상대방의 약점을 비난하여 싸움 또는 허실을 살펴서 상대방의 동정을 알아냄을 이르는 말을 허허실실(虛虛實實), 사실에 근거가 없다는 뜻으로 근거가 없거나 사실과 전혀 다름을 일컫는 말을 사실무근(事實無根), 겉은 허술한 듯 보이나 속은 충실함을 일컫는 말을 외허내실(外虛內實), 갑자기 차거나 비어 변화를 헤아리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일허일실(一虛一實), 성격이 온화하고 착실함 또는 인품이 따뜻하고 성실함이 넘침을 일컫는 말을 온후독실(溫厚篤實), 발이 실제로 땅에 붙었다는 뜻으로 일 처리 솜씨가 착실함을 말함 또는 행실이 바르고 태도가 성실함을 일컫는 말을 각답실지(脚踏實地), 말하면 실지로 행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은 반드시 실행함 또는 각별히 말을 내 세우고 일을 행함을 이르는 말을 유언실행(有言實行)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