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
1976년 잠실지구 아파트 입주가 시작 되었다
행당동에서 3단지, 4단지, 구의동, 자양동, 삼전동, 5단지
잠실대교를 3번 왕복하는 이사했다
입주할 당시의 잠실지구는 막 한강 둑을 쌓고
잠실대교를 건설해 놓은 상태였다
그에 따라서 석촌호수가 생겼다고 들었다
석촌호수 중앙을 가로지르는 송파대로,
강남에서 잠실로 이어지는 테헤란로 주변은
온천지가 모래벌판이었다
모래벌판에서 자라는 땅콩이 주류였다
고등학교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이면
땅콩 줄기를 그대로 뽑아서 자루에 담아
움푹 파인 곳에 모여 구워먹곤 했다
서측에 있는 석촌호수의 바닥에 수몰된 민가가 여러채 있었던 기억이 있다
호숫가에 말뚝을 20여 개 박아놓고
낚시줄을 묶어놓고 지렁이, 생선 대가리, 원자탄을 던져놓고
다음날 새벽에 꺼내 보면 붕어, 메기, 가물치 등이 잡히곤 했다
이른 아침에 그 고기들을 꺼내야만
다른 사람들(낚시꾼)의 손을 안 타기 때문이었다
하루에 많게는 3,4수 정도의 고기들을 수확했는데
거의 매일 친구들의 집을 돌아가며 끓여 먹곤 했다
그것도 부족하면 지금은 면허시험장이 된 탄천으로
이동해서 족대질로 우리들 중 제일 덩치가 컸던
동네형의 엄지보다도 굵은 미꾸라지, 메기들을 잡았다
당시에는 한강 개발이 안되서 잠실대교 아래는
사방에 모래 채취 하다만 자국들로 널려 있었지만
비교적 물쌀이 빨랐던 곳에서 루어를 던지면 강준치, 눈치를 잡을 수 있었고
간혹 운 좋으면
움푹 폐인 모래사장에서 수영복, 누드 촬영을 훔쳐보기도 했다
혈기왕성한 고1,2때 얼마나 좋은 구경거리였나....
달력에서나 보던 연예인의 수영복 촬영 장면을 볼 수 있었으니
한탕기 먹고나면 당시에는 잠실지구가 근린생활 시설이 비교적 잘 되서
단지마다 놀이 공간 농구, 야구, 축구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았다
방학 때면 온종일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친구들이랑 놀기가 바빴다
이렇게 놀고 다녀도 지금 먹고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지금 애들은 불쌍해....
그 놀이 공간도 단지옆 새마을 동네 아이들하고 빈번하게 부딪치곤 했는데
우리의 주장은 우리 단지내에 들어와서 놀지 말라
그 애들의 주장은 원래 여기도 우리 땅이었다
그러니 그들도 농구장에서 농구를 하자는 것이었다
양측의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빈번하게 부딪쳤다
그 동네 일명 쨩 이라는 친구가
우리 동네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너희들도 새마을 동네로 들어오지 마라
그러면 가만두지 않겠다
전원 야구방망이 기타 등등으로 무장하고 일촉 측발 할 쯤에
그 동네 누군가가 나를 알아봤다
“ 야 너 누구 아니냐...?
“ 나 어디 학교 나왔다 ”
하고 말했던 친구는 모 중학교 동창이었고
학창 시절 주먹으로 날리던 친구였다
그 동네 쨩 인듯했다
2005년 11월 지금은 아산병원 가다가 봤는데
재개발이다 뭐다 해서 형질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지역이 개발로 인해서 온통 파 헤쳐져 파낸 곳을 유심히 보았지만
혹시나 했는데
너무 깊게 파내서 그런지 뻘이 나오고 있었다
겨울이면 황량하게 불던 바람들은 느껴지지 않고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모래바람이 많이 날렸던 곳인데
당시는 조금만 안목이 있었으면 이런 불모지 땅에라도...
하긴 그런 정보를 알고 있어도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
참으로 오래전의 감회를 맛봤다
소년기, 청년기 시절을 보낸 곳이니까
물도 깨끗하고 고기들도 많았었는데...
그곳이 향후 10년이면 어떻게 변할까....?
이렇게 옆 동네 하곤 쉽게 전쟁을 막을 수는 있었는데
부시성 빨리 끝내
2003년 3월 23일 이라크전쟁 발발 직후 서학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