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 나오는 상업영화는 다 챙겨보는 편인데다가 특히나 애니메이션은 빼먹지 않는다. 인터넷에 레드슈즈가 재밌단 얘기가 많길래, 나도 보러 갔다. 다 댓글 알바였구나 깨달았다. 10점 만점에 1점이 적당한 것 같다.
국산애니라는 이유로 시간내서 챙겨본건데, 속았다. 속은 게 너무 화나서 휘갈겨 보는 영화 레드슈즈 후기. 댓글알바 후기 아니고 레드슈즈 리얼후기. 아쥬아쥬 솔직한 영화 레드슈즈 후기 써봄.
레드슈즈 솔직후기 1. 빨간 구두에 가득 담긴 극악무도한 루키즘(Lookism).
홍보문구로는 외모로 판단하는 일이 나쁘다고 우기지만, 결과적으론 여성에게 외모지상주의를 한번 더 주입시키는 영화였다.
주제의식이란 스토리만 보고도 관객이 스스로 깨우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지, 구태여 첨부 설명으로 납득시키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를 본 어린 여자 아이들은 ‘그래, 외면은 중요하지 않아. 내면이 중요해.’라고 느끼기보단, 그냥 마법의 빨간 구두를 갖고 싶어 할 것 같다. (이런 게 바로 레드슈즈 리얼 솔직후기 ㅋㅋㅋ )
레드슈즈 솔직후기 2. 여성 편향적 외모지상주의의 끝판왕.
영화 곳곳에는 의도한 차별과, 의도치 않은 차별이 공존한다. 당연히 의도치 않은 차별들이 무섭다. 외모에 따라 차별적 대우를 보여주는 남성들, 그리고 에버리지 왕자, 일곱 난쟁이 왕자, 레지나 마녀, 마법의 거울, 화이트 왕 등 거의 모든 주인공들의 대사와 태도에서 여자는 무조건 예뻐야 하며 여자들은 능력없이 그저 치장만 하는 존재라는 성적 비하를 암시한다.
자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레지나가 예쁘다고 무턱대고 결혼한 화이트 왕.
마법의 거울이 레지나 왕비를 놀릴 때, 왕비의 얼굴이 늙고 추하다며 “왕비님도 거울 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하하!”라고 놀리는 장면. 상당히 불필요한 유머이다. 영화 레드슈즈 후기를 작성하려고보니 총체적 난국이라 머부터 설명해야할지 난감할 정도ㅋ
스노우 화이트가 난쟁이들의 집에서 잠이 들었을 때, 난쟁이들이 자는 사람을 예쁘다고 관찰하고 쳐다보는 장면. 예쁘다고 황송히 잘해주는 난쟁이들. 못생겼다는 이유로 공주를 공격해서 벌 받고 있으면서 “예쁘니까 당연히 공주겠죠.”라는 등 아직도 정신 못차린 난쟁이들. 이 부분은 극의 전개상 의도된 대사이니 어쩔 수 없지만, 애초에 설정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이 후로 난쟁이들은 레드슈즈 공주에게 키스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는 가히 성희롱 수준. 이게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게 참 이상. 영화보면서도 어이없었지만 영화 레드슈즈 후기 쓰는 지금도 화남ㅋㅋㅋㅋ
에버리지 왕자에게 당신의 생일파티에 아름다운 공주들을 초대하면 왕자님의 체면이 더 설 것이라는 레지나의 말. 에버리지 왕자 역시 미녀를 초대하면 남들의 부러움을 살 것이라 생각하고 그로 인해 자신의 위신을 세우려 한다. 실제 대사 중에 미녀를 초대해서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파티를 해야지?”라고 하는 대목이 있다. 또한 “라푼젤은 뭐한데?” “아직도 머리 말린데요~” “인어공주는? 설마 다리 제모하느라 안 오는 건 아니겠지?”등의 비하적 발언도 많다.
마을에서 레드슈즈가 못생겼다고 놀리고 구두도 돌려주지 않는 군사들.
모든 사람들이 레드슈즈를 차별하는데, 정작 레드슈즈만 사람들을 외모로 차별하지 않는다는 점. 지금 이렇게 개인 블로그에 영화 레드슈즈 후기 작성하면서 느낀점은 애초에 이 영화는 기획이 잘못된 것 같다ㅋ 기획자의 성가치관이 올바르지 못하니 제대로 된 극본이 안 나온듯.
레드슈즈 솔직후기 3. 진짜 주인공은 레드슈즈가 아닌 그린 멀린.
이 영화는 레드슈즈라는 여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남주인공인 멀린의 성장물에 더 가깝다. 레드슈즈는 그냥 멀린의 성장을 도와주는 기폭제 역할 정도.
엑스칼리버를 뽑은 레드슈즈. 하지만 기껏 뽑은 엑스칼리버를 다시 꽂아 넣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차라리 그 엑스칼리버를 가지고 마녀를 무찔렀다면 괜찮은 어드벤쳐물이 될 수 있었을텐데. 레드슈즈와 함께 있던 남자 난쟁이 아더는 자신이 뽑지 못한 엑스칼리버를 레드슈즈가 뽑자 상심한다. (보통은 축하해주지 않나. 하지만 여자도 하는 일을 왕자인 자신이 못한다는 그런 류의 상심…) 상심한 아더의 모습을 본 레드슈즈는 자신이 엑스칼리버를 다시 뽑아서 아더에게 주겠다고 말했다. 그 얘기를 들은 아더는 마치 자기가 뽑은 것처럼 비밀을 지켜달라고 하면서 “나는 비밀 잘 지켜주는 여자가 좋더라.” 따위의 말도 한다.
여주인공 레드슈즈는 영화내내 평면적이다. 후반 마녀 레지나와 전투신에서, 마녀는 멀린을 잡아온다. 그리고 레드슈즈에게 이 사과를 먹으면 멀린을 풀어주겠다고 협박한다. 마녀가 준 사과를 먹으면 어떻게 될지 뻔히 알면서 멀린을 구하겠답시고 사과먹고 자살하는 레드슈즈. 민폐캐릭일 뿐더러 이해도 가지 않는다. 그리고 정작 전투는 멀린이 치루게 된다. 전투에 도움이 1도 안되고 아빠를 스스로 구하지도 않는 그저 남자 주인공의 부가 장식품 같은 모습으로만 그려지는 여주인공 레드슈즈. 이쯤되면 영화 레드슈즈 후기가 아니라 영화 그린멀린 후기인듯ㅋㅋ
레드슈즈 솔직후기 4. 여성을 억압하는 아름다움이란 족쇄.
레드슈즈는 아름다움을 탐하는 마녀 레지나를 이해할 수 없다며 그를 증오하면서도, 정작 본인 역시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이 커서 구두를 돌려주지 않았다. 후에 물 속에서 구두를 벗게 되는데, 그건 자신을 위함이 아니라, 단지 본인이 좋아하는 난쟁이 남자를 구하기 위해서이다. 이 영화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외모로 사람을 차별하지만 유일하게 레드슈즈만 타인을 외모로 하대하지 않는다. 난쟁이 남자들은 여주의 외모가 뚱뚱해지자 태도가 변한다.
레드슈즈는 못난 난쟁이 남자를 사랑할 순 있어도 뚱뚱한 자신은 사랑하지 못한다. 남성의 외모에는 관대하면서 여성인 스스로에게는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모습이다.
영화가 내면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장면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심지어 남주인공 멀린에겐 내면의 아룸다움이 요구되지도 않는다. (극중 멀린은 외모로 사람을 차별하며 포악하고 영악한 성격으로 나옴) 멀린은 오직 저주를 풀 수단으로만 레드슈즈를 좋아한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죠?” “난 원래 아주 멋져요. 내 본 모습을 알면 깜짝 놀랄걸요.” “잘생기든 아니든 내겐 똑같이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 전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죠?” “당신은 절 멋진 모습으로 되돌려 줄 아주 소중한 사람이에요.” 이때 멀린이 자기 원래 모습도 사랑해 줄거라 착각한 레드슈즈는 자신의 본 모습을 멀린에게 고백하고자 하지만 구두가 벗겨지지 않는다.
물에 빠진 멀린을 구하기 위해 구두를 벗고 통통한 모습으로 돌아온 레드슈즈. 레드슈즈의 본 모습을 본 멀린은 충격받고 도망간다. 그리고 스스로의 2인격 대화 장면에서 “레드슈즈가 좋아 스노우 화이트가 좋아?” “당연히 레드슈즈지”라고 답한다. 이 와중에 레드슈즈는 빨간 구두를 다시 신는다. 영화 레드슈즈 후기 결론만 말하자면, 이렇게 말도 안되는 전개가 많다.
레드슈즈 솔직후기 5. 허술한 설정과 연출, 그리고 개연성이라곤 1도 없는 스토리.
주제가 내면의 아름다움이라면서, 일곱 왕자는 왜 아름다운 공주의 키스를 받아야 저주에서 풀린단 설정을 두는가. 그리고 백번 양보해서 공주의 키스를 꼭 받아야만 한다면, 내면이 아름다운 공주의 키스를 받아야 저주가 풀린다는 설정을 둬야지 왜 하필 아름다운 공주의 키스를 받아야 한다는 설정인가.
또한 이야기 전개가 아버지를 구해야 하는 미션이 __점이라면, 아버지를 구하면 되지 왜 갑자기 빨간 구두를 신고 예뻐져야 하는 지 잘 모르겠다. 아버지가 남긴 편지 중에 꽃세븐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라고 써있지만, 진정 어드벤쳐 물이라면 레드슈즈 스스로 엑스칼리버를 뽑아서 해결하는 모습이 낫다. 영화 레드슈즈 후기 요약하자면 이 영화는 무심하게 성차별을 한다.
더불어 원래의 성인 모습일 때 전투력이나 신체능력이 더 좋은 남주 멀린에 반해, 여주 레드슈즈는 예쁜 모습일 때에 오히려 힘도 약해지고 튼튼하지 않다. (그래서 멀린을 구하려 돌 덩이를 들어올릴 때 힘을 내기 위해 빨간 구두를 벗은 것) 몸에 좋지도 않은 빨간 힐을 대체 왜 신는가…
레드슈즈 솔직후기 6. 관객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섞어놓은 건가.
백설공주, 라푼젤, 오즈의 마법사, 슈렉, 마더고델, 클래쉬 오브 클랜 등… 스토리랑 설정도 이것저것 다 베껴서 짬뽕해 놓았으면서 그림체랑 연출마저 베끼다니. 이 정도면 표절아닌가.
(그런데 몇 년 전에 이 영화 홍보영상 볼 때, ‘백설공주 패러디’라는 문구로 홍보했던 것 같다. 표절은 아니고 레퍼런스로 보는건감?!ㅋ 레퍼런스가 대체 몇개인가…)
2017년도 상영당시 부적절한 포스터 홍보문구와 트레일러 영상의 비윤리적 측면이 하도 욕 먹어서 다시 들어갔던 걸로 기억한다ㅋ 많이 고쳐서 지금 재개봉 한 것 같은데, 애초에 기획이 별로면 고쳐도 소용없단 걸 느꼈다.
이렇다 할 교훈도 없고 스토리 재미도 없고 영상미도 없고. 워낙 애니 좋아해서 웬만한 건 다 챙겨보는데 이건 완성도가 심각하게 떨어져서 보고 나서 후회했다. 시간 아까웠고 돈 아까운 영화였다. 얼마 전에 본 토이스토리4와 넘나 비교됨. 영화 레드슈즈 후기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할말하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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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rubiechung/221597446598
첫댓글 예상대로의 후기네..
이거 그 엘사 캐릭터 고안했다고 유명한 한국인이 작업하던데 역시 그런영화군
ㅇㅈ 보는 내내 불쾌했음
쭉빵에서 괜찮다는 글 많아서 보러 갔는데 뻥 안치고 10분만에 나올 뻔 했음 돈 아까워서 딘짜 꾸역꾸역 봄 애니매이션은 잘 만듬 스토리가 개꾸질 뿐
ㅇㅈ 한 10년전 나왔을법한 스토리였음
진짜 싫다
디즈니의 대단함을 새삼 느낌..부족하다는데 여기랑은 비교불가
윽 디즈니 아류도 안되는 한남 애니
이러니 ㅉㅉ 한남 국산 애니안보지
개빻빻파티 쯧 보러갈라했는데 돈만 날릴뻔 ㅎ
쓰레기 장면들 삭제했다면서 그대로 있네 뭐여...어휴
한남애니 수준이 이정돈거면 아예 폭싹망했으면^^………
캐릭터 디자인 스토리 갬성 센스 모든게 한남스러웠음 싼티나
오....안봐여지..
정밀한 분석 감사합니다...줗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맞아 봤는데 본문 다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