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생뚱인터뷰의 초대손님은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23)입니다. 갓 프로에 입단한 새내기임에도 불구하고 최강 삼성의 마무리를 맡으며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겁없는 루키입니다. 특히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냉철함은 시즌내내 화제가 됐습니다. 한국투수 사상 첫 트리플더블을 작성하고 한국시리즈 MVP까지 거머쥐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를 대구 경산볼파크에서 만나봤습니다.
< 우승세리머니가 뭐죠?>
-마운드에서 포커페이스로 좀처럼 표정변화가 없다. 타고 난 것인가, 아니면 훈련을 통해 만든 것인가.
▶(웃으며)투수가 마운드에서 웃을 이유가 하나도 없잖아요. 솔직히 저를 이쁘게 봐주셔셔 포커페이스라는 별명을 붙어준 것이라고 생각해요. 전 그냥 무뚝뚝하고 말이 없을 뿐인데 과분한 별명을 주신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달랐던 것 같다.
▶(진)갑용이형하고 얼싸 안고 기뻐하던거요? 솔직히 전 한국시리즈 우승이 그렇게 대단한 것인지 실감을 못했어요. 그런데 마지막 타자 공이 플라이볼로 뜨자 갑용이 형이 어린애처럼 좋아하면서 뛰어오더라고요. 10년 넘게 프로생활을 한 선배가 그렇게 좋아하며 내게 달려와 안기는 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울컥하더라고요.
-당시 인터뷰때 아버지 나이를 몰라 당황했는데.
▶참 황당하데요. 전 한번도 아버지 나이를 생각해 본 적이 없거든요. 게다가 그런 질문이 나오리라고 생각이나 했겠어요? 정말 피하고 싶은 질문이었는데….
< MVP라고요? 마운드에서 서는 것 자체가 꿈이에요.>
-대학때 재활을 하느라 2년동안 허송세월을 했는데.
▶어깨 수술한 뒤로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죠. 솔직히 그때만 해도 야구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몇번이고 포기하고 싶었죠. 한때는 무턱대고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다니까요.
-만약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뭘 했을까.
▶아마 그런 계획이 있었으면 진작에 글러브를 벗었을거에요. 솔직히 당시에 야구를 그만두고 뭘 해도 성공할 수있다는 생각이 있었죠. 근데 마운드에서 벗어나니까 막상 할 것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매일 웨이트에 매달리며 몸을 만들었죠.
-한국시리즈 MVP는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했는데.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 하고 내려올 때까지 전 김재걸 선배가 당연히 MVP라고 생각했죠. 성적이나 공헌도 면에서나 김재걸 선배님이 저보다 훨씬 낫잖아요. 근데 제가 MVP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는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김재걸 선배에게 가서 무슨 말을 했나.
▶대선배님인데다 제가 너무 미안해서 솔직히 만나서 말을 전하지 못했어요.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솔직히 저보다 선배님이 더 고생하시고 멋진 플레이를 펼쳐 보이셨는데….
< 완벽했다고요? 실투 투성이였는데…>
-선동열 감독은 자신보다 오승환이 훨씬 낫다는 평가를 했다.
▶정말 받아들일 수 없는 과분한 평가입니다. 내가 선감독님과 비교가 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죠. 겨우 1년동안 운이 좋아 잘 던진 내가 한-일 야구를 평정한 섬감독과 어떻게 비교가 되겠어요.
-마무리를 맡은 후에 단 1패도 없을 만큼 완벽했다.
▶저, 정말 운이 좋은 놈이에요. 실투를 한두번 한 것도 아닌데 운 좋게도 그 볼이 플라이로 끝나거나 선배들의 호수비로 무사히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죠.
-한국시리즈에서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에이, 말도 마세요. 보이지 않은 실투가 얼마나 많았는데요. 특히 2차전에서 2-2동점이던 10회 무사 1,2루에 올라가서 원아웃을 잡고 홍원기 선배님하고 붙을 때였어요. 번트 실패로 투 스트라이크를 잡았는데 마음껏 던진 볼이 가운데로 쏠렸죠. 던지는 순간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헛 스윙이 되더라고요.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죠.
< 여자친구는 6명 밖에 없었어요, 너무 적었죠?>
-독특해서 이상형도 남들과 다를 것 같다. 어떤 여자를 만나고 싶나.
▶저 한명보다 제가 알고 있는 선배들이나 친구에게 잘 해주는 여자를 만나고 싶어요. 아무래도 많이 바쁘니까 이해도 많이 해줘야 할 것 같고 섹시하기도 해야겠고…. 장가가기 힘들거에요.
-장가는 고사하고 여자친구 사귀기도 힘들겠다.
▶어? 저 그래도 여자친구 있었어요. 지금까지 사귄 여자친구가 6명 정도 되죠. 물론 지금은 다 헤어졌지만….
-6명이나? 대학때에만 그만큼 만났나?
▶6명이면 너무 적은 것 아닌가요? 제 친구들 중에 제일 적게 만난 편인데…. 그리고 올해 프로에 들어와서도 여자친구가 있었어요. 근데 오래 버티질 못하더라고요.
-바빠서 그런가.
▶바쁜 건 둘째치고 여자친구의 불만이 있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풀어줘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예를 들어 단둘이 데이트할 때도 친구들이 부르면 모든 일을 마다하고 가거든요. 또 남자친구들하고 있으면 잘 나오던 말도 이상하게 여자친구하고 있으면 나오지도 않고….
-그래도 속된 말로 차이지는 않았겠다.
▶에이. 왜요? 제 의지로 차 본 적이 한명도 없어요. 6명 모두 한테 차였죠.
-올시즌 신인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다 이뤘다. 남은 꿈이 있다면.
▶한화 송진우 선배님처럼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 10년 넘게 아프지 않고 던지고 싶은 것이 꿈이에요. 아프면 성적과 목표는 아무 의미도 없어요. 아파본 사람만 안다니까요.
-코나미컵에서 선배인 이승엽과 맞붙는다.
▶지난해까지 TV로만 보며 부러워했던 이승엽 선배님과 직접 만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죠. 하지만 선배라도 일본팀의 선수 중 한명일 뿐이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던질 뿐이에요. < 야구팀 기자 chinason@>
ㅜㅜ 난 머냐??ㅜㅜ |
첫댓글 트리플 더블의 압박!! 트리플 크라운 아닌가요?
6명? 헐헐....-_-;;;;;
승-홀드-세이브 두자리수라고 그렇게 붙였습니다. 트리플 크라운은 시즌 성적이 세부문(자세히는...) 1위여야 되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원래 없던 용어라고 하지만 그렇게 부른다고 해서 안될것도 없겠죠... 그리고 저 기록이 혹사로 인한건 아니니까 부정적으로만 볼수도 없구요...
트리플크라운은...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올스타전 MVP를 모두 먹었을때를 말하죠.. 또다른 트리플크라운은 투수는 다승, 방어율, 탈삼진이고 타자는 타격, 타점, 홈런인걸로 암니다만.. 맞나요??ㅎㅎ
ㅋㅋㅋㅋㅋ오승왈트~
아니 무슨 렌즈를 이런 광각으로 써서..-_-;
오승왈트 은근히 염장질..
내년엔 좀 더 완벽한 모습으로 ㅋㅋㅋ 오승왈트는 대학교때 부상이 오히려 큰 자극제가 된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