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연주자나 최고 실력자만 음악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어느 레벨에서든 자신하고 연결이 되면
즐길 수가 있어요. 어떤 사람이든, 특히 장애인은 스스로에 대해 느끼고 표현할 기회가 많이 없잖아요. 그러니 음악을 통해서 잠깐이라도 그 순간을
느끼게 해주면 그게 얼마나 좋아요.
그렇게 기쁜 순간이 인생에 의외로 몇 번 없잖아요.
김호정의 ' "어깨뼈 부러지고, 더 좋은 음악가 됐다" 김영욱 바이올린' 중에서(중앙일보,2018.7.18)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올해 71세입니다. 각국을 돌며 연주자 생활을 하던 그는 50대 중반이었던 2003년 갑자기 서울음대
교수로 변신했었습니다.
중앙일보 인터뷰를 보니 그가 2014년부터 발달장애인들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일을 해오다, 올해 그들을 위한 음악축제 '스페셜
뮤직&아트 페스티벌'의 총감독을 맡았더군요.
김영욱 교수는 1960년 연주회를 위해 방한했던 피아니스트 루돌프 제르킨의 눈에 띄어 미국 커티스 음악학교에 입학했습니다. 1965년
국제 콩쿠르에서 최고상을 받고 레너드 번스타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등의 지휘자가 이끄는 관현악단과 협연을 하면서 세계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가 갑자기 교육자로 변신한 이유는 어깨뼈 골절이었습니다. 한국의 집에서 넘어져 어깨뼈가 5조각으로 부러진 그는, 이후 단 한 번도
무대에 서지 않았습니다.
"몸이 완벽했을 때도 모자란 연주를 했는데 이 상태로 어떻게 하겠느냐"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이후 연주자 생활을 접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몰두했지요.
"LA필과 연주가 예정돼있었고, 요요마를 비롯해 많은 친구가 연주하자고 몇번이고 제안했지만 다 거절했어요. 흔들림도 후회도 없어요.
이게 인생이에요!...어마어마한 무대에 서면서 연주했을 때보다 지금이 더 좋은 음악인인 것 같아요."
저는 김영욱 교수가 '일반인에게 음악이 무엇인가'에 대해 말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직업 연주자나 최고 실력자만 음악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어느 레벨에서든 자신하고 연결이 되면 즐길 수가 있어요. 어떤 사람이든,
특히 장애인은 스스로에 대해 느끼고 표현할 기회가 많이 없잖아요. 그러니 음악을 통해서 잠깐이라도 그 순간을 느끼게 해주면 그게 얼마나 좋아요.
그렇게 기쁜 순간이 인생에 의외로 몇 번 없잖아요."
그렇습니다. 저도 음악에 조금 관심이 있습니다만, 어떤 악기든 상관 없는 것 같습니다. 그의 말대로 어느 수준에서든 자신과 연결이 되면
즐길 수 있겠지요.
음악을 통해 잠깐의 순간이라도 느끼는 기쁨이 있다면 삶이 훨씬 풍요로워질 겁니다. 그게 음악이든 미술이든 또 다른 분야든,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