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실패는 한파 때문이 아니였다
1,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1769~1821)이 러시아 원정에서 참패한 것은 지독한 추위가 아니라 자신의 실수 때문 이었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변명하기 위해 '우리를 파멸시킨 것은 겨울이다. 우리는 날씨의 희생양이다' 라는 대참패에 대한 그의 유명한 변명은 자신의 실책을 호도 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실제로 그의 러시아 원정 대부분 기간 동안 날씨는 보통 때 보다 더 추웠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따듯했다.
당시에 대한 구전적 자료에 의하면 후퇴하기 시작했던 1812년 10월 키예프 지방과 바르샤바 지방의 평균기온은 영상 10도 였고, 탈린 지방과 리가 지방의 평균기온은 영상 7도 였다. 이른바 꽁꽁 얼어붙은 베레지나강을 건넜다고 하는 11월 말에도 그 강은 전혀 얼지 않았다.
2, 더하여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맞으며 거대한 얼음 덩어리와 싸우는 프랑스 병사들을 보여주는 유명한 상상화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사실과 전혀 다른 변명의 그림이다. 나폴레옹 전기의 작가 '앙드레 모루아' 가 러시아 군이 유탄으로 강의 얼음을 깼다고 서술하고 있지만, 그것 역시 나폴레옹황제의 거짓말에 속은 것이다. 1812년 12월 3일 나폴레옹이 발표한 공고문에서 '추위가 갑자기 심해져 11월 14일에서 15일 사이의 밤에는 수은주가 영하 16~17도 까지 떨어졌다. 길이 얼음판이 되어 騎兵, 砲兵들 보급품을 실어 나르는 말들이 밤마다 무더기로 넘어져 죽었다. 수백이 아닌 수천이 죽었다'......우리가 가지고 있는 대포들도 대부분 파괴해 버리고 후퇴 할 수 밖에 없었다. 군수품과 식량도 마찬가지였다.
3, 당시에 추위가 심해졌던 것은 사실이나 그건 한참 뒤의 일이었다. 나폴레옹이 퇴각하면서 물자손실이 엄청나게 많았던 것은 계획이 잘못되었기 때문이지 추위 때문이 아니였다. 모스크바에서 후퇴할 때 프랑스 군대는 말에게 줄 먹이가 1주일 치 뿐이 없었다. '보급품을 실어 나르던 말들이 밤마다 수천마리 죽었던' 것은 먹이 부족 때문이었지 추위 때문이 아니였다. 관련 기록을 따르면 1812년 11월 키예프의 평균기온은 영상 2도나 되었고, 가장 추웠다고 전해지는 11월 말 스몰렌스크(러시아 서부: 모스크바와 유럽을 잇는 교통요지, 나폴레옹 전쟁과 2차 대전 격전지) 지방의 기온이 영하 8도 였으므로 나폴레옹이 말하는 끔찍한 한파나 혹한은 없었다.
4, 그런데도 사람들이 이런 거짓말을 믿게 된 것은(대군원정 실패가 추위 때문 이란 것) 진짜로 혹한의 큰 한파가 12월에 되어서 왔고, 그것도 대참패가 있은 지 한참 뒤에 실제로 전장 일대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어 뒤늦게 귀향한 몇 명의 병사들이 도중에 만난 혹한의 추위 얘기를 무용담처럼 얘기 하게 되면서 사람들이 나폴레옹의 변명을 사실로 믿게 된 것이다. 거기에 나중에 영웅화 작업의 일환으로 그려진 상상화들의 역할도 컸다. 그러나 실제는 나폴레옹의 '대군대(80만)' 가 전쟁에서 이미 참패한 뒤에 혹한의 추위가 찾아 왔다는 것을 간과 한 것에서 비롯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