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렘 효과(golem effect)는 교육심리학에서 심리적 행동의 하나로 교사가 학생에 대해 부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을 경우 학습자의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즉, 특정 학생에 대한 교사의 기대 수준이 낮으면 낮을수록 그 학생은 그 기대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고, 성취도가 낮아진다는 자기실현적 예언의 한 종류로 분류된다. 소위 ‘로젠탈 효과(Rosenthal effect)’와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 등과 반대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면, 교사가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 않는 학생이 있다면, 실제로 그 학생은 좋은 성적을 낳지 못하게 된다. “너는 머리가 나빠. 너는 일을 못 해!”라는 부정적인 말을 자주 들으면 실제로 일을 잘하고 머리가 좋아도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가 낮게 되면서 상대방은 노력하지 않는다.
필자가 정년퇴직 후 모 대학의 국제 리더십 센터에서 ‘마스터 코치 전문가 과정’을 이수한 적이 있다. 수업 첫 시간은 모종의 운동경기에 출전하는 두 학생의 서로 다른 훈련과정을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시청 소감을 주고받는 시간이었다. 이 동영상이 한 학기 과정의 본질을 보여주는 알파와 오메가였다고 기억한다.
운동경기는 천장에 매단 바구니에 오재미 주머니를 던져 누가 먼저 바구니를 터트리는가를 경쟁하는 기록경기였다. A 교실의 어머니는 딸이 바구니를 명중하지 못하고 실수할 때마다 이를 지적하고 교정하기 위한 잔소리가 이어지고 그러는 과정에서 이 학생은 더욱 주눅이 들고 자신감을 상실하는 것으로 보였다.
한편 B 교실의 어머니는 딸이 실수해도 조용히 지켜보다가 좋은 샷이 나오면 손뼉을 치고, “바로 그거야!”라고 말하며 격려하고 응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A와 B 중에 어떤 학생이 경기의 본선에 진출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까요?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Tiger Woods)가 어린 꼬맹이 시절 미 해병 중령이던 아버지를 따라 군 골프 연습장에 가서 구경하다가, 아버지가 만들어준 작은 골프클럽으로 장난삼아 샷을 날렸다고 한다. 어린 애의 골프 샷이 오죽하겠냐마는 우주의 아버지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우즈가 멋있는 샷을 날리자 아버지는 B교실의 어머니처럼 반응했고, 아버지의 칭찬과 멋진 샷을 날릴 때의 손맛을 느낀 우주는 골프에 매력을 느껴 골프에 전념하였고, 결국 PGA의 전설로 남아 아직도 활동 중이며 그가 가는 곳마다 갤러리가 운집한다.
이제 골렘 효과의 불편한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 골렘 효과를 유발하는 교사, 부모, 리더 등 갑(甲)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대단한 착각을 지적한다면, 그들은 타인의 장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격려하는 것을 아부나 인기 전술로 폄하한다. 자신은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 솔직한 사람, 잘못을 잘못된 것이라 지적하는 의로운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의 ‘갑질’이 계속되는 사례를 보자.
가장 빠른 동물을 말할 때, 하늘에는 군함조 혹은 송골매를 말하고, 땅에는 치타, 바다에는 정어리과 돛새치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의 개별성과 독특성이 하늘과 땅과 바다에서 모두 빠르게 날고 달리고 헤엄친다는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이들은 오리에게 모두 무릎을 꿇어야 한다.
‘2-6-2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느 생태학자가 개미를 유심히 관찰했더니 열심히 일하는 개미가 20%, 어중간한 개미가 60%, 그리고 게으름을 피우는 개미가 20% 정도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2-6-2 법칙’은 인간사 모든 영역에 적용해도 좋다고 본다. 2(A)-6(B)-2(C)로 업무성과나 학점을 부여할 수 있고, 다시 A그룹은 2(A+)-6(A0)-2(A-)로 재분류 되는 것이 정상이다.
A그룹의 장점을 말하고 격려하는 문화와 B그룹의 단점만 지적하고 비난하는 문화의 차이는 무었일까요? B그룹 6의 행동 성향이 전혀 다를 것이다. 성숙한 사회는 상위 A그룹 2를 지향하는 교육과 평가가 자연스럽게 열려있는 사회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의 ‘성숙의 불씨’ 808호 원고(2020.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