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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스터-도덕과 관습을 무시하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장난꾸러기 같은 존재
1. 전 세계 신화/민담에서 등장하는 존재
Trickster
도덕과 관습을 무시하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장난꾸러기 같은 존재를 가리킨다. 트릭스터는 영리하면서 동시에 교활하기도 하며, 혼돈을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하고, 때로는 악의를 가지고 행동하지만 결국에는 좋은 결과로 나타날 때가 많다. 사회에 반항하고 질서를 깨뜨리려면 당연히 머리가 좋아야 하기 때문에 세계관 내에서 지적 능력, 최소한 잔머리 능력은 최고를 찍는 경우가 많다. 이야기에 파란을 일으키는 행동으로는 도둑질이나 주인공에게 장난을 치는 패턴이 많은 게 특징. 트릭스터가 등장하는 세계관이면 십중팔구 그 트릭스터가 없었으면 이야기 시작이 안 됐을 정도로 사건의 기폭제 역할을 한다. 완전히 악당으로만 묘사되면 캐릭터성 자체가 단조로워지기 때문에 적을 유리하게 만드는가 하면 또 결정적인 순간에는 아군에 서서 전세를 역전시키는 등, 가치 중립적인 성향을 가지며, 심정을 종잡을 수도 없고 미워할 수도 없는 특유의 캐릭터성을 만들어낸다. 이런 선/악으로 구분 짓기 힘든 중립적인 성향이 입체적이라며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은 편.
대표적인 예로 북유럽 신화의 로키, 그리스 로마 신화의 헤르메스, 이집트 신화의 세트나 여러 설화 속 토끼나 여우가 있다. 아메리카 원주민 설화에서는 코요테가 이런 포지션을 차지하는 이야기들도 많이 있다. 기존 체제에 반하는 행동을 취하는 캐릭터로서, 기존 체제에서 벗어난 행동을 함에 따라 트릭스터는 영웅이 되기도 하며, 지혜와 변혁의 상징이기도 하다. 따라서 단순한 악당이나 악마와는 엄연히 다른 부류다.
1.1. 특징
트릭스터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모호하면서도 변칙적이다.
꾀가 많고 영리하다.
남을 잘 속이며, 트릭을 사용한다.
다른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다.
항상 일을 만든다. 설령 그 일을 벌여 일어나는 손해가 자기 자신에게 돌아올 지라도. 자기가 만든 일을 자기가 수습하는 게 주요 행보인 이야기도 많다.
신의 사자이거나 모방자이다. 혹은 신 그 자체이거나.
신성시되며, 외설적이거나 선정적인 것에 재주가 있다.
여행, 방랑, 상인 등을 상징하기도 한다.
명백한 악의를 가지고 행한 행위가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이득을 챙기면서도 항상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른다.
1.2. 예시
그리스 로마 신화 - 헤르메스, 오디세우스, 에리스
메소포타미아 신화 - 인안나, 엔키
북유럽 신화 - 로키, 오딘
서아프리카 신화 - 아난시
성경 - 야곱
아즈테카 신화 - 테스카틀리포카, 우에우에코요틀
여우 이야기 - 르나르
이집트 신화 - 세트
잉글랜드 민담 - 로빈 후드
일본 신화 - 스사노오, 갓파
켈트 신화 - 마나난 막 리르, 요정(이스시)
핀란드 신화 칼레발라 - 레민케이넨
한국 신화 - 도깨비, 구미호
한국 민담 - 김선달, 전우치
힌두교 신화(인도 신화) - 인드라
축치캄차카 신화 - 쿠트흐
트릭스터/ 안희연
내놓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는 모자를 벗는 척하면서 얼굴을 벗고
벽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들 앞에 하나의 벽이 놓인다
멀리서 새가 날아오고 있습니다
이내 그 새는 벽에 부딪힐 것입니다
쿵
보았습니까
방금 전까지 새들은 자유롭게 날아가고 있었습니다만,
의아해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다시 새 이야기를 시작한다
새라고 말하는 순간
새의 날갯짓은 나타납니다
새는 모든 사물의 심장 속
물 항아리 같은 침묵에 담겨 있지요
장미가 불이 되고
어항이 물 없이 흘러넘치고
어둠 속에서 저절로 팽이가 돌아가는 것은 모두
새의 소관
나는 불가능을 말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새를 호명했습니다만,
액자를 든 사람들이 가까이 몰려들었다
몇몇은 원하는 이야기를 골라 담아 자리를 뜨기도 했다 회랑을 따라 액자가 내걸리고 있었다
우리는 페달이 없는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불붙은 손으로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음악에 휩싸인
길들이 두 갈래 세 갈래로 갈라지고
불현듯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고
쿵
눈을 뜨면
벽에 부딪히는 순간이 있습니다
새로서 존재했던 순간이 있습니다
결국은 이 모든 게 믿음의 문제겠습니다만,
도착을 모르는 이야기들에 사람들은 금세 지루함을 느꼈다
모두들 다른 새로움을 찾아 떠나갔다
우리를 가로막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끝없이 미끄러지는 음계를 통해서
나는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성대 잘린 개들을 위한 발성법
빛이 한 사람을 어디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지......
공터에 앉아 혼잣말을 하던 그는
남몰래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모자를 불태우고 사라진다
사람들은 보았다고 믿는다
벽의 위치를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쳇GPT분석
1. 제목의 의미
**「트릭스터」**는 기존 질서나 규칙을 뒤틀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존재를 의미합니다. 신화나 문학에서 트릭스터는 경계와 규칙을 넘나들며, 혼란을 유발하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시에서 트릭스터는 "그"로 등장하며, 벽과 새, 그리고 이야기들을 통해 현실의 경계와 믿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제목은 이 시의 중심인물(트릭스터)을 통해 진리, 믿음, 현실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기존의 관념을 깨뜨리는 상징적 역할을 함축합니다.
2. 주제 분석
현실과 허구의 경계: 트릭스터는 벽, 새, 그리고 이야기들을 통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흐립니다. 이는 우리가 믿는 현실이 얼마나 허구적일 수 있는지를 드러냅니다.
믿음과 상상력의 문제: 시는 "믿음의 문제"라는 구절을 통해, 현실이란 우리가 무엇을 믿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구성된 것임을 강조합니다.
소통과 소외: 트릭스터의 이야기와 행위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관념을 제시하지만, 결국 사람들은 지루함을 느끼고 떠납니다. 이는 새로운 사유가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의 소통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창조와 파괴: 트릭스터는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혼란과 파괴도 동반됩니다.
3. 상징 분석
벽: 현실의 한계와 경계를 상징합니다. 벽은 트릭스터에 의해 만들어지고 부딪히며, 사람들이 그것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모습은 우리가 현실의 경계를 의심하지 않고 수용하는 태도를 반영합니다.
새: 자유, 가능성, 그리고 상상력을 상징합니다. 새는 벽에 부딪히는 존재로 묘사되며, 이는 자유와 가능성도 현실의 한계에 의해 제약받는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액자: 사람들의 믿음과 관념을 담는 틀을 상징합니다. "액자를 든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골라 담는 모습으로, 각자가 자기 믿음에 맞는 현실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페달 없는 자전거: 불완전한 노력과 허망한 움직임을 상징합니다. 이는 우리가 끝없이 노력하지만 도달할 수 없는 상태를 암시합니다.
모자: 트릭스터의 정체성을 상징합니다. 마지막에 모자를 불태우고 사라지는 장면은 트릭스터의 존재 자체가 허구적이고 일시적임을 암시합니다.
음악과 불: 현실을 변형시키는 힘으로, 트릭스터의 상상력과 창조적 에너지를 상징합니다.
4. 문장 단위 분석
1) "내놓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내놓으라"는 요구는 진리나 실체를 밝히라는 요청으로 해석됩니다. 이는 사람들이 트릭스터에게 구체적인 답변이나 실재를 요구하는 모습입니다.
2) "그는 모자를 벗는 척하면서 얼굴을 벗고"
트릭스터는 단순히 외형적인 것을 넘어서 자신의 정체성마저 벗어던집니다. 이는 그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흐리는 존재임을 드러냅니다.
3) "멀리서 새가 날아오고 있습니다 / 이내 그 새는 벽에 부딪힐 것입니다"
새의 비행은 자유를 상징하지만, 벽에 부딪히며 그 자유가 제한됩니다. 이는 우리가 상상하는 가능성이 현실의 한계에 의해 좌절되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4) "새라고 말하는 순간 / 새의 날갯짓은 나타납니다"
언어와 현실의 관계를 탐구하는 구절입니다. 말하는 순간 대상이 존재하는 듯 보이지만, 그 본질은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트릭스터는 언어(명명)와 상상력(역동성)을 통해 현실을 변형하고, 기존 질서를 깨뜨리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존재입니다.
5) "장미가 불이 되고 / 어항이 물 없이 흘러넘치고"
현실의 전환과 왜곡을 묘사하는 표현으로, 트릭스터가 기존 질서를 해체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하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6) "우리는 페달이 없는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이는 노력과 진전이 없는 허망한 상태를 상징합니다. 트릭스터는 우리가 기존 질서 속에서 얼마나 불완전하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암시합니다.
7) "불현듯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고 / 쿵 / 눈을 뜨면 벽에 부딪히는 순간이 있습니다"
자유로운 순간(공중으로 떠오름)과 그 자유가 제한되는 순간(벽에 부딪힘)이 대조적으로 나타납니다.
8) "도착을 모르는 이야기들에 사람들은 금세 지루함을 느꼈다"
트릭스터의 이야기는 끝이 없는 가능성을 열지만, 사람들은 이 불확실성과 무한함을 견디지 못하고 지루함을 느낍니다. 이는 인간이 명확한 결말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본성을 반영합니다.
9) "우리를 가로막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트릭스터는 현실의 경계를 스스로 탐구하라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이는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벽을 의심하고, 그것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질문하도록 유도합니다.
10) "모자를 불태우고 사라진다"
트릭스터는 자신이 창조한 허구와 경계마저 없애버립니다. 이는 트릭스터의 존재가 일시적이며, 그의 역할이 끝났음을 암시합니다.
11) "사람들은 보았다고 믿는다 / 벽의 위치를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본 것을 진실로 믿지만, 그것은 벽의 위치(기존 질서와 믿음)를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인간이 현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기보다 당연히 받아들이는 경향을 반영합니다. 트릭스터는 모자를 불태워 자신과 정체성을 지워서 사라져 무화되었습니다.그런데 아직도 그 존재를 본 것처럼 착각합니다. 이는 사람들이 관습적으로 받아들이는 믿음과 현실을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