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부산에 사는 37세 남자 환자입니다.
저도 다른 회원님들의 글을 읽고 힘을 많이 내었거든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봐 올립니다.
남자환자, 지방병원 일기가 많이 없어서 ㅎㅎ 병원에 있는 PC에서 올려요
(50분에 천원)
올해(2010년) 6월 중순에 건강검진(서면 KMI)을 받으면서 갑상선에 결절이 보인다고 정밀 검사를 받으라는 얘길 들었습니다.
순간 너무 당황되고 겁도 났지만 결절중에서 20% 정도만 악성(암)이라고 해서 좋은쪽으로 생각했습니다.
종합검진 받은 곳에서 소개해준 부산의 여성유방,갑상선 전문 병원(세브란스유바외과)에서 초음파 검사와 세침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때까지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3일쯤 후인가 병원에서(간호사?) 전화가 와서 결과 나왔으니까 빨리 병원에 결과 들으러 오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지방 출장중이라 주말에 갈 수 있다고 하니까 되도록 빨리 오라고 해서
아무리도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빨리 오라는걸 보니 암인가 보다 ㅠㅠ
와이프한테 전화하니까 와이프는 전화상으로 울고 ㅠㅠ 내 맘도 울고
순간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고 ㅠㅠ 예후가 나쁜 암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저녁때쯤에 의사선생님께서 전화가 와서 유두암인데 초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이틀뒤 병원에 가서 0.6, 0.4센치의 혹이 악성(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주위에 임파선이 많이 부어 있어서 전이가 의심이 되었지만 의사선생님께서는 임파선에서는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았고 초기지만 양쪽에서 발견되었으니 전절제 수술을 하자고 하셨습니다.
의사선생님도 너무 친절하시고 병원도 깨끗하고 집도 가깝고 해서 수술 하려고 했는데
그즈음 처가댁에서 그 사실(암)을 알고 난리가 났습니다.
수술은 큰병원에서 해야되니까 당장 큰병원가서 검사 다시 받아보자고 ㅠㅠ
그때가 6월 말이네요..
그래서 부산 백병원(김상효선생님)에서 다시 외래 진료를 받았습니다.
(초음파 CD와 검사결과서를 가지구요)
초음파 자료를 보시고는 8월6일로 수술 날짜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초음파검사와 목 부분 CT를 찍어보라고 하십니다.
또 다시 걱정이 됩니다. (전이가 있는건 아닌가? 더 큰 문제가 있나?)
며칠뒤 초음파, CT를 찍고 결과를 들으러 외래 진료를 갔습니다. (8월초)
교수님 말씀이 ㅠㅠ
음~ 진행이 많이 됐네요. 큰수술 되겠네욤..하면서 초음파 자료와 CT자료를 보시고
결혼은 했는지 물어보시네욤.
얼마나 가슴이 무너져 내리던지. 겁도 많이 나구요
그리고 수술일자 8월6일에 수술하자고 하십니다.
그리고 전신 PET CT를 찍어보라고 합니다.
중증환자 신청서 작성하고 PET CT 접수를 하고 집으로 운전해 오면서 얼마나 많은
만감이 교차 하던지 ㅠㅠ
그때까지 본가에는 말씀도 못했어요..어머님 한갑이 있어서 환갑지나면 말씀드릴려고
"초기니까 걱정하니 말라고.." 그런데 점점 병은 커지고.. 겁도 나고
와이프한테 얘기하니까 와이프는 또 겁먹고 울고
환갑때 저녁먹고 나서 집에가기 전에 말씀드렸습니다.
분위기 쏴해시고 ㅎㅎ..어쩌겠습니까?
수술전에는 말씀드려야 하니까 ㅠㅠ
그리고 PET CT 결과 들으러 다시 외래 진료 갔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음 진행이 많이 된건 아시죠?
그리고 PET CT에서 머리 부분(뇌, 두개골)을 확대했다가 줄였다가 상세히 관찰하시고
전 짧은 영어로 검사결과 소견 보려다가 너무 걱정이 되어서 숨쉬는것도 잊은채
같이 모니터 보고, 와이프도 같이 갔었는데 마찬가지였어요.
(혹시 머리쪽에 전이가 있나?)
아무 말없이 1분정도의 시간이 흐른후에 " 다른 덴 괜찮습니다. 6일날 수술합시다."
그길로 올라와서 근무하고 4일날 밤에 KTX 타고 입원하러 내려오는데
여기 회원님들 후기를 하도 많이 봐서 그런지 조금 안정은 됐었습니다.
5일 입원하고
6일 오후 1시 30분에 수술실로 이동하여 오후 4시 30분쯤에 나왔다네요.
갑상선 전절제하고 주위 임파선도 절제했다고 하네요.
눈을 뜨니까 회복실(중환자실)인데 아버지,어머니,와이프 옆에 있고
다른 수술 환자들도 같이 있고, 순간 말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어서
말을 작게 해보니까 잘 되네요. 회복실에서는 너무 더워서 혼났습니다.
수술부위는 아프지는 않았구요.
가래가 끓어서 기침이 나올때 조금 아프긴 했어요.
아참 소변을 눠야 하는데 누워 있으니까 소변이 안나와서 고생했습니다.
배는 차오르고 소변은 안나오고..(결국은 튜브로 뽑아냈습니다.)
하루를 보내고 그 다음날 일반 병실로 옮겼습니다.
갑상선만 절제하신분들은 수술 다음날 저녁때부터 죽(미음??)을 먹는데
전 임파선까지 절제를 해서 피뽑는 튜브도 목에 달아야 하고
수술부위도 너무 커서 (12~14센치) 5일째 저녁이 되어서야 물먹었습니다.
물 안먹고, 밥안먹고 참는건 잘 참아 지네요 ㅎㅎ.
5일째 밤에 수술부위 실밥 뽑고, 피 뽑는 튜브 제거한 부분 깁고
7일째 백병원에서 나와서, 사직동에 있는 세계로 병원으로 입원했어요.
여자분들은 성형의사가 깁는데 전 그걸 몰라서 ㅎㅎ 그냥 수술하신분들이 기웠는데
상처가 많이 날까봐 걱정이네욤.
지금은 좀 몸이 많이 회복된거 같네욤.
앞으로 동위원소 치료가 남아 있지만
생각도 긍정적으로 몸관리도 잘해서 예전보다 더 건강하게
더 보람차게 생활하도록 할게욤.
빨리 직장에 돌아거서 돈벌어야 하는데 ㅎㅎ 그게 젤 걱정입니당..
다음주부터 출근해도 될련지 ㅎㅎ.
궁금하신거 있으시면 쪽지 주세욤 ㅎㅎ.
첫댓글 자세한 투병일기를 올려 주셔서 회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긴 글을 쓰시느라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고통속에서도 유머스럽게 쓰신 더구나 50분에 천원이나 투입하면서 장문의 글을 남겨주신 오징어멍멍이 님의 말솜씨에 웃음이 나오네요...ㅎㅎ 저도 남자이고 한 달전에 수술했고..나이도 비슷하고... 그래서 더 꼼꼼히 읽었습니다. ^^
수술 잘하셨으니 이제 잘 회복하셔서 더욱 건강하시길 빌겠습니다. 와이프님에게도 이제 울지 마시고...부모님 환갑 잔치도 망치셨으니..맛난 식사라도 대접해 드려야 겠네요....ㅎㅎㅎ 건강하세요~~~
마음고생, 몸고생~많이 하셨군요. 동위 치료결과도 좋게 나오길 바라고요. 그러려면 잘드시고 과로하지말고 운동도 적당히 하세요. 하루 빨리 회복하셔서 밝게 웃는 와이프모습과 함께 즐겁게 사시길 바랍니다.
오징어멍멍이님, 자세한 내용 적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가지로 마음고생 심하셨을텐데 이렇게 유머가 넘치는 멋진글을보니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앞으로 운수대통하시리라 믿습니다^^
힘내세요. 저도 수술하고 2주 지나서 출근했는데 목이 아프니 거래처랑 통화할때 힘들긴해요. 말을 많이 하면 머리도 아프거든요. 조금 더 책임감을 덜어 놓으세요. 수술하고 동위하고 나니 우울증 비슷하게도 오고 무기력증도 오고 하는데 열심히 살다가 몸이 예전처럼 안따라주니 마음의 병이 오는것 같아요.
체력이 돌아오려면 한참 걸리니 잘 챙겨두시고 힘내세요
고생 많이 하셨네요 ^^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말이예요...
저도 이제 다음 주 월요일 23일 수술 할겁니다. 백병원 김쌤께...
이젠 그간의 방황을 접고 ㅎㅎ
인생의 오아시스로 생각하고 여유를 찾고 있는데
주변의 안스러워 하는 눈길들이 견디기 힘들어요
그래서 가능하면 많은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 어찌어찌 알게되더라구요
아~~그 과도한 관심들...
그래도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건 그만큼 제가 잘 살아왔다는 뜻이겠죠.
어쨌든 회복 잘 하시고...
저도 수술 잘 받겠습니다.
여러모로 많이 힘드실텐데... 활력넘치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여러사람들에게 전염될 듯 합니다... 관리 잘 하세요~~파이팅~~^^
어느새 우리 카페에 남자 환우분들이 많이 느셨네요~ 환영한다고 해야는지... 어쨌든 반갑긴 하네요 헤헤~ 제가 방을 오래 비워서 이제서야 투병일기 읽어 보았네요~ 수술 하시고 동위도 두번이나 하셔야 한다고 하시던데 맘 크게 가지시고 천천히 가세요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회복은 다 된답니다 동위 받는 동안 체력적으로 좀 힘들답니다 가만하셔서 직장 일 조절 해 주시면 더 좋구요~ 힘내세요 ^ ^
네..고맙습니다..
저도 오늘 수술받았어요.. 3시간전 회복실에 나와서 이렇게 움직일수가 있네요... 피주머니가 달려있는데 좀불편하구.. 목도 너무 아프고.. 임파선전이가 젤 힘든것같아요.. 결혼도 아직안했는데.. ㅠㅠ 암튼 많은 도움되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같이 힘내요..화이팅
에궁~~고생 많으셨어요..
저도 수술3년차인데 그때의 감정들이 새록나네요ㅋ 몸관리 잘~하시고 행복하세요^^
넵 감사합니다..
저도어제백병원 김선생님께 진료받고 후두암이래요 예약하고왔지만 기다림이
지옥이네요 한달이나 기다려야되니까요 심적맘적으로 그동안얼마나 힘들었
겠습니까 오징어멍멍이님 수술잘되었어니까 힘내시고 빠른쾌유을빌께요
누가 그러더라구요..병은 병원에 맡기고 맘편하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노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