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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추자 노선에 투입된 레드펄호가 취항 닷새
만에 좌초되면서 행정과 선사, 면허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레드펄호를 대신해 투입된 '뉴드림호'가 8일 제주항으로 입항하는 모습.
고경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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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대형 여객선 투입이 운항 닷새 만에 좌초된 가운데 재취항을
위한 '안전조치'를 놓고 행정과 선사, 면허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11년 총 사업비 371억1500만원을 투입해 추자도 신양항에
3000t급 여객선 접안시설 조성공사를 실시했다.
기존에는 600t급 여객선만 접안이 가능해 사람과 물자 수송에 차질을 빚어온데다
풍랑주의보로 인한 운항 중지도 잦아 주민들로부터 대형 여객선 투입 요청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조성공사가 완료됨에 따라 선사인 한일고속 역시 지난달 19일 기존의
'한일카훼리3호'(606t)를 대신해 2878t급 대형 여객선인 '레드펄호'를 제주-추자-완도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그러나 취항 5일째인 지난달 23일 추자도 신양항에서 출항한 레드펄호가 암초에 걸려
좌초되면서 추자 주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도 예전으로 되돌아간 상황이다.
좌초 사고 원인으로 선장의 운항 미숙과 준설 공사 부실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선사는
대체 선박으로 '뉴드림호'(2013t)를 투입해 임시 운항하고 있다.
또 도는 9·10일 신양항 일대에 대한 수심측량을 실시하는 등 준설공사를 위한 준비와
함께 항로변경, 위험구간 항로표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문제는 면허청인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제주해양수산관리단이 재취항 이후 안전 운항을
담보하기 위해 도와 선사에 '예선' 투입을 검토토록 했지만 양 측 모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선 구입비용은 물론 매년 10억여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신양항 일대의 준설공사만 해도 수백억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다. 예선을
투입할 예산이 없다"며 "레드펄호가 취항하기 전 안전운항을 위한 항내 지도 및 주변 수심에 대한 정보를 모두 제공했다. 사고 원인을 준설
미흡으로 보고 행정에 예선 투입을 요청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한일고속 관계자는 "선사 입장에서는 적자가 날 수밖에 없어 예선까지 투입하기에는
버겁다"며 "추자 주민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재취항을 위해 예선을 투입해야 한다면 운항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도와 선사 모두 '예산 부족'을 이유로 예선 투입에 선 뜻 나서지 않으면서
수리를 마친 레드펄호가 돌아와도 재취항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으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추자 주민들에게 전가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고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