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나들이 … 백일홍의 유혹 ♣
새벽의 시원한 공기를 가르며 경주로 달렸습니다.
먼저 도착한 곳은 보문정
봄이면 벚꽃이 작은 연못에 그림자를 비추며 지나가는 길손들을 유혹하는 곳.
그 벚꽃잎들이 떨어져 연못위를 하얗게 수놓은 모습은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몽환적인 정경에 혼을 놓고 나오는 곳.
이제는 연꽃과 개구리밥, 부평초가 보문정의 8월을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발길을 돌려 경주시 손곡동에 있는 종오정(從吾亭)으로 향합니다.
조선 영조때의 학자 文孝公 최치덕(崔致德)의 유적지로
종오정, 귀산서사(龜山書社), 연당(蓮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종오정은 앞면이 4칸, 옆면이 2칸의 규모로
위에서 보면 지붕 평면이 "工"자 모양으로 특이하답니다.
연당에는 연꽃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지만
종오정 앞에 서 있는 수백년은 됨직한 향나무.
종오정 양 옆에 서 있는 배롱나무가 지금 꽃망울을 활짝 피어 너무도 장관입니다.
길이 보존하여야 할 문화유적지를
후손들이 일반인들에게 민박으로 빌려 준다니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종오정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 더운줄도 모르고 셔터를 눌러대는데
나를 부르는 마나님의 목소리가 귓전을 때립니다.
"내가 배롱나무꽃 앞에 서니 꽃들이 나의 미모때문에 부들부들 떤다."고 하네요.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다가 무더위 때문이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말았습니다.
다시 핸들을 돌려 보문호 옆에 자리한 순두부 집에서 맛있는 아침 식사를 하고
안압지 옆에 있는 연밭으로 갔습니다.
그 넓게 심어져 있던 연밭은 이제 조그맣게 변하여 실망에 또 실망.
간단하게 인사만 하고는 경주시 배반동에 있는 경북산림환경연구원에 잠시 들렀다가
경주시 남산동에 있는 서출지(書出池)로 갔습니다.
서출지는 삼국 시대에 조성된 연못으로,
연못 뒷 편의 '이요당(二樂堂)'이라는 정자와 함께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곳.
특히 서출지는 사금갑(射琴匣) 설화를 간직한 곳인데, 그 내용이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답니다.
'신라 소지왕 10년(488)에 왕이 남산 기슭에 있던 ‘천천정’이라는 정자로 가고 있을 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더니 쥐가 사람의 말로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쫓아 가보라’하니
괴이하게 여겨 신하를 시켜 따라 가보게 하였다.
그러나 신하는 이 못에 와서 두 마리의 돼지가 싸우는 것에 정신이 팔려 까마귀가 간 곳을
잃어버리고 헤매던 중 못 가운데서 한 노인이 나타나 봉투를 건네줘 왕에게 그것을 올렸다.
왕은 봉투 속에 있는 내용에 따라 궁에 돌아와 화살로 거문고집을 쏘게 하니,
왕실에서 향을 올리던 중과 공주가 흉계를 꾸미고 있다가 죽음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 못에서 글이 나와 계략을 막았다 하여 이름을 서출지(書出池)라 하고,
정월 보름날은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을 준비해 까마귀에게 제사 지내는 풍속이 생겨났다.'
조선 현종 5년(1664)에 임적이라는 사람이 못가에 건물을 지어 글을 읽고 경치를 즐겼다고 하며,
지금 이 건물은 연못 서북쪽에 소박하면서 우아한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연못 앞 제방의 길을 깨끗하게 청소를 한 다음 쉬고 계시는 동네 어르신들로부터 얻어 먹은 떡은
그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흐르는 땀을 훔치며 오늘의 경주 여행은 이렇게 마감합니다.
덥습니다.
그래도 행복하세요…!…
*** 송 로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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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감사합니다,,,,,,^^**
와우~넘넘 멋지게 잘담으셨네요
화질좋고 백일홍꽃도 아름답고 정말 예뻐요^^*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
제 눈이 호강해유~~~~~~~~~~~~~~~~ 감사드립니다,
감사,...
잘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