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밥상 김현 신부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한 달에 한 번 구역별로 준비하여 교중미사 후에 다 같이 식사 나눔 할 수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좋은 생각이십니다.” “그런데 주일마다 찾아오는 그 사람, 식사 때에 들어와 소란 피우면 어쩌죠?” “함께 식사하면 됩니다.” 본당에 부임하고 곧장 소란 피우는 취객과 이상한 주장을 하는 사나운 이들을 자주 대면했습니다. 현명하고 착한 교우들이 지닌 너그러움의 크기가 하도 커서 걱정이 앞서 망설이던 저는 그 앞에서 아주 작아졌습니다. 그런 제게 주님이 따스하게 말을 건네십니다. “친구, 형제, 친척, 부유한 이웃을 초대할 때에는 용기 낼 필요가 없지. 그러나 함께하기 위해서 기다릴 줄 모르는 이들의 무례함, 선의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눈먼 이들의 가난을 감당해야 할 때는 기도준비가 필요할 거야. 흔히 말하는 ‘경우 없는 사람’을 참아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 그 일을 너희가 할 수 있다면 좋겠구나. ‘ 무례함을 받아 안을 만한 너그러움의 크기가 저희에게는 없습니다.’ 그 고백을 듣고 싶고, 그 기회에 무례함을 온전히 받아 안은 십자가의 내 모습을 너희 마음에 새겨주고 싶구나. 내 얼굴을 바라볼 때만 관대함의 맷집을 키울 수 있단다. 누구의 명령으로 그 일을 수행하는지를 드러낼 수 있겠니? 가난한 사람들에게 그렇게 가까이 다가간다면 보는 것만으로도 내 배가 부를 것 같구나.”
*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겪어봐야 알게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사랑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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