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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황제 타이거우즈를 잡은 '바람의 아들' 양용은(34ㆍ게이지디자인)은 많은 점에서 '탱크' 최경주(36ㆍ나이키골프)를 닮았다. 그래선지 아예 양용은을 '제2의 최경주'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나이는 두살 차. 형 동생할만하다. 하지만 청출어람이라할까. 최경주가 미국 PGA 투어 대회서 타이거우즈가 빠진 대회 우승을 한 반면, 양용은은 호랑이를 잡아버렸다.
먼저 두 사람 모두 섬 출신이다. 양용은 바람 많기로 유명한 제주도 출신이고 최경주도 완도 출신. 푸른 바다와 섬을 보면서 자랐다. 호연지기를 키웠을 만하다. 하지만 집안 사정은 몹시 어려웠다.
운동선수 출신으로 고교 때 골프를 시작한 최경주는 1993년 프로테스트를 받을 때도 남의 채를 빌려 테스트를 보았을 정도로 어려웠다.
양용은은 생계수단으로 골프연습장에서 일을 하게 된 게 골프와의 첫인연이었다. 무작정 상경해 처음 자리잡은 곳이 경기 여주골프장의 연습생 신분. 일찍 결혼을 해 가정을 꾸렸지만 프로 데뷔후 상금랭킹 톱10에 들어도 총상금이 고작 1800만원이라 골프를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당시 경기 용인의 지하 단칸 월셋방에 살았던 그는 아내에게 5년만 더해보겠다고 말했단다. 그러다가 2002SBS프로최강전에서 생애 첫승을 거두면서 일본에 진출, 그해 2승과 올해 1승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양용은은 내년 미국무대 진출을 위해 이달말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한다.
승부근성, 불굴의 의지도 닮았다. 최경주 역시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35위로 통과해 국내 남자로 처음 미국 프로무대에 진출했지만 골프 기량보다는 언어 장벽에 부딪혀 컷오프 탈락이 계속됐다. 결국 상금랭킹 134위로 시즌을 마쳐 다시 Q스쿨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이후 더 정교해진 샷과 퍼트를 앞세워 상승세를 타며 2002년 PGA컴팩클래식에서 한국남자 최초로 PGA 투어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또하나 이들은 강인한 체력의 소유자다. '탱크'라 불리는 최경주의 실력 밑바탕이 강한 체력이라면 양용은 역시 이와 비슷하다. 보다 빨리 경제적 안정을 이룬 최경주가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 체력훈련에 몰두하는 반면, 양용은은 평상시 체력 훈련에 몰두한다. 골프보다 체력 훈련에 더 열심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집에 있을 때 평상시에도 까치발로 걸어다니거나 물건을 집을 때 손가락 2개만 쓰거나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하는 등 돈이 들지 않는 나만의 체력 훈련에 열심이다. 과묵하고 철저하게 인생플랜을 짜서 실천하는 점 등 프로무대 진출 시기와 과정은 달랐지만 세계를 놀라게 한 양용은과 최경주는 무척 닮았다. < 이화순 기자 sun@>
◇최경주 VS 양용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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