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중 아직 미답인 화악산(華岳山)을 찾았다
경기도 가평군과 강원도 화천군의 경계를 이루면서 높이 솟아 있는 화악산은 경기도의 최고봉일 뿐만 아니라
경기 5악(화악산, 운악산, 관악산, 송악산, 감악산) 중에서도 으뜸이라 하는데
화악산이 100대 명산으로 선정된 이유를 나름 유추해 보니 이 산이 품고 있는 3개의 계곡때문인 것 같다
오늘 우리가 타고 내려온 조무락골은
곳곳에 크고 작은 푹포와 소가 수없이 이어진 수려한 계곡미를 자랑하고 있었는데
큰골과 오림골 또한 그러하다고 한다
보통 관청리나 건들내에서 산행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장거리산행이라 시간 단축을 위해 산행의 재미는 없지만 실운현(실운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100대 명산 중 아직 미답으로 남아 있는 7개 중 4개(명지산,백운산,용문산,천마산)가 이곳 경기도 가평 쪽에 있으니
앞으로 4번은 더 오늘같은 장거리 원정을 감수하는 고생을 해야한다
산악회에서는 물에서 씻는 시간 포함하여 6시간을 주었는데
점심을 떡 한조각으로 행동식을 한 것도 있지만 정작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부산에서 6시에 출발한 산악회 버스는 무려 6시간이나 달려 12시에 가까워서야 산행들머리에 도착을 한다
12:00 산행 시작
해발 873m인 실운현(실운고개)에서 화악터널 옆으로 오르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이 코스를 찾는 산꾼들이 많이 없는지 산행은 처음부터 우거진 잡목을 헤치며 올라야하고
나중에는 산허리를 바로 치고 오르는 돌밭길이라 짧은 구간이지만 간단하지는 않다
임도 합류
이제부터 정상 200m 아래까지는 이 임도를 따라 계속 가야하는데
이 때문에 산행의 재미는 없어지고 만다
단지 100대 명산을 또 하나 더 오른다는 의미만 있을 뿐이고
나중에 하산을 하게 될 조무락골에서 위안을 받기를 기대할 뿐이다
더위가 한 풀 꺾인 8월말이라 쨍쨍 내리쬐는 한 여름이 아니기 천만 다행이다
코 앞에 정상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도로를 따라 구불구불 휘돌다보니 산행시간은 제법 걸린다
저기 보이는 저 산은 우리가 출발했던 실운현의 반대편 쪽(동쪽)에 있는 응봉(매봉)이다
화악산 정상인 신선봉(1,468m)과 서쪽의 중봉(1,446m), 동쪽의 웅봉(1,436m)을 삼형제봉이라고 부른다
응봉 정상에도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어 정상에는 오를 수가 없고
그 아래의 도로를 따라 촉대봉으로 산행을 이어가는 모양이다
금강초롱
남부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개체인데 오늘 이 화악산에서 금강초롱을 처음으로 접해본다
이럴줄 알았으면 마크로렌즈를 가지고 올 걸 .....
닻꽃
용담과에 속하는 한두해살이풀인데, 꽃이 배의 닻 모양이어서 닻꽃이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화악산과 강원도 대암산에서만 발견된다고 하는 귀한 개체를 오늘 접해보는 감격을 누린다
구절초
과남풀(칼잎용담)
이윽고 화악산 정상 신선봉(북봉)이 보이는 고개까지 왔는데 정상은 군사시설이 있어 접근조차 못한다
중봉으로 가는 길은 옆으로 열려 있다
망원으로 당겨 본 화악산 정상 신선봉
중봉까지는 200m 거리다
중봉을 오르는 마지막 구간은 가파른 오르막이라
짧은 구간이지만 땀을 쏟게 한다
13:25 중봉 정상 도착
중봉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25분
중봉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조망이 펼쳐지는데
먼 남쪽에서 온 이방인의 눈에는 무슨 산들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가까이 보이는 저 봉우리는 석룡산(石龍山)인듯하다
저 석룡산은 화악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바로 연결이 되지만 군사시설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조무락골로 내려가다가 나오는 갈림길에서 올라야 한다
하산길 첫번째 만나는 애기봉갈림길에서는 적목리/관청리 방향으로 직진을 하고
두번째 만나는 이 갈림길에서는 오른쪽 삼팔교/석룡산 방향으로 내려서야 한다
왼쪽으로 직진을 하면 능선을 타고 적목리 가림으로 하산을 하게 되고
오른쪽으로 가야 조무락골로 하산을 하게 되는데
이정표에 석룡산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본 일부 일행들은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지도 않고 '웬 석룡산인가' 하고 무심히 왼쪽 직진길로 알바를 하는 바람에
하산 완료 시간이 다소 지체가 되었다
14:27 계곡
드디어 시원한 물이 흐르는 조무락골을 만나게 되고
숲이 하도 울창해서 산새들이 춤추고 재잘거리면서 즐거워한다고 해서 조무락골(鳥舞樂)골이다
이제부터는 날머리 삼팔교까지 장장 5km나 되는 조무락골을 따라 내려가게 된다
어제 비까지 온 탓인지 계곡 곳곳에는 크고 작은 폭포를 볼 수 있다
석룡산 갈림길
하산하는 길 내내 석룡산 갈림길은 몇군데 더 나온다
복호동폭포 이정표
50m 왼쪽에 복호동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복호동폭포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것 같다고 伏虎洞폭포라고 한다
두번째로 만나는 석룡산 갈림길
이제부터는 길이 좀 넓어지면서 걷기 좋은 평탄한 길이 계속된다
이제부터는 펜션과 휴양시설들이 보이면서
막바지 여름을 보내는 사람들로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소란스러운 사람들을 피해 계곡 한 켠 조용한 곳에서 옷을 벗고 물속으로 뛰어드니
막바지 여름을 지나는 계곡수가 너무 차가워 오래 몸을 담굴 수가 없다
16:33 하산 완료 / 총 산행시간 : 4시간 33분
삼팔교(38교)를 건너 조무락골을 벗어나 산행을 마치고 입구를 돌아다 본다
폭포 감상에 알탕까지 하다보니 조무락골을 벗어나는데만 2시간이 걸렸다
산악회 버스가 저기서 기다리고 있다
산악회의 하산완료 시간이 6시인데 아직 1시간 30분이나 남았다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추기고 있노라니 알바를 한 마지막 조까지 모두 5시 30분 전에 하산을 마친다
5시 40분 버스는 출발을 하고 도중에 원주IC 인근 식당에서 하산시을 가진다
(부산 동래 도착시간은 11시 45분 경, 그래도 지하철 막차 시간은 여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