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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방환(洗心防患)
마음을 씻고 근심을 막는다는 뜻으로, 마음을 깨끗이 하여 앞으로의 근심을 막는다는 말이다.
洗 : 씻을 세(氵/6)
心 : 마음 심(心/0)
防 : 둑 방(阝/4)
患 : 금심 환(心/7)
출전 : 한강백(韓康伯)의 주역집해(周易集解) 卷十四
한강백(韓康伯)은 '주역'의 해설에서 재계(齋戒)의 뜻을 이렇게 풀이했다. "마음을 씻는 것을 재(齋)라 하고, 근심을 막는 것을 계(戒)라 한다(洗心曰齋, 防患曰戒)."
명나라 때 설선(薛瑄)은 '종정명언(從政名言)'에서 이렇게 말했다. "낮은 백성이 억울한데도 그 억울함이 풀리지 않는 것은 윗사람이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위를 지닌 자는 절대로 번거롭고 싫은 일을 마다하면 안 된다. 진실로 백성의 억울함을 살피고도 일절 다스리지 않으면서 '나는 일을 덜기에 힘쓴다'고만 하면 백성이 그 죽을 곳을 얻지 못하는 자가 많아질 것이다. 어찌 경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갑과 을의 논란이 전에 없이 뜨겁다. 늘 있어온 일인데 갑들의 잇단 안하무인 격 폭력과 횡포가 드러나면서 이참에 제대로 공론화가 될 모양이다. 힘센 갑이 약한 을 위에 군림하며 함부로 굴어온 관행이 빚은 결과다.
함께 건너가는 공생의 파트너를 천한 아랫것 다루듯 하니, 돈 버는 문제 이전에 인간적 모멸을 견딜 수가 없다. 천민 자본주의의 탄식이 절로 나온다.
회사가 영업사원을 다그치니, 그는 만만한 을(乙)을 족쳐서 경영자의 기대에 맞춘다. 문제가 생기면 꿈에도 그런 줄 몰랐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게 하겠다는 시늉만으로 대충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린다.
그간의 부조리한 관행은 한 문제적 개인의 돌출 행동으로 슬쩍 덮어 버린다. 이제껏 그는 실적 높은 모범사원으로 칭찬을 받아왔을 확률이 높다. 잘한다고 부추겨 놓고 그럴 줄 몰랐다는 것은 무책임하다.
일이 그렇게 되게 만든 모순의 구조는 외면한 채 한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은 보기가 딱하다. 영업 사원의 몹쓸 말보다 경영진의 비뚤어진 심성 탓이 더 크다. 우리 덕에 먹고 사니 족치면 된다. 어느 땐데 이런 못된 심보를 못 고치는가.
목욕재계하고 기도라도 해야 할 판이다. 당면한 근심을 막고 싶은가? 먼저 마음을 씻어라. 그저 구차미봉(苟且彌縫)으로 난국만 넘겨놓고, 뒤에 가서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을 손볼 작정이라면, 마음은 더럽혀지고 근심만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 洗(씻을 세, 깨끗할 선)는 ❶형성문자로 洒(세)는 동자(同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先(세)는 발을 내디뎌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지마는, 여기서는 발의 뜻을 나타낸다. 물로 발을 씻다, 물건을 씻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洗자는 '씻다'나 '설욕하다', '깨끗이 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洗자는 水(물 수)자와 先(먼저 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洗자를 보면 先자 주위로 물이 튄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先자는 사람의 머리 부분에 발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발을 강조해 그린 先자에 水자를 결합한 것은 발을 씻는다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洗자의 본래 의미도 '(발을) 씻다'였다. 그러나 지금의 洗자는 단순히 '씻다'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洗(세, 선)는 ①물로 씻다 ②다듬다, 갈고 닦다 ③설욕(雪辱)하다 ④조락(凋落)시키다(초목의 잎 따위가 시들어 떨어지게 하다) ⑤대야(둥글넓적한 그릇), 그릇 그리고 ⓐ마음을 깨끗이 하다(선) ⓑ발을 씻다, 목욕하다(선) ⓒ경건(敬虔)한 모양(선) ⓓ편안(便安)한 모양(선) ⓔ추워서 떠는 모양(선) ⓕ큰 대추(선) ⓖ벼슬의 이름(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씻을 식(拭), 씻을 척(滌), 씻을 탁(濯)이다. 용례로는 옷이나 피륙을 물과 세제 또는 용제 등을 이용하여 깨끗하게 하는 일을 세탁(洗濯), 깔끔하고 품위가 있음 또는 말이나 글이 군더더기가 없이 잘 다듬어져 있음을 세련(洗練), 얼굴을 씻음을 세수(洗手), 얼굴을 씻음을 세면(洗面), 깨끗이 씻음을 세척(洗滌), 입교하는 사람에게 모든 죄악을 씻는 표로 시행하는 의식을 세례(洗禮), 자동차의 차체에 낀 먼지나 때를 물로 씻어 내는 것을 세차(洗車), 물에 타서 고체의 표면에 붙은 물질을 씻어 내는 데 쓰는 물질을 세제(洗劑), 깨끗하게 빨거나 씻음을 세정(洗淨), 부끄러움 따위를 씻어 버림을 세설(洗雪), 더러운 것을 씻어 버림을 세제(洗除), 쌀을 씻음 또는 씻는 그 쌀을 세미(洗米), 마음을 깨끗하게 함을 세심(洗心), 머리를 감음을 세발(洗髮), 다리를 씻음을 세각(洗脚), 물로 깨끗이 씻어서 검사함을 세검(洗檢), 빨래를 함을 세한(洗澣), 털을 씻음을 세모(洗毛), 눈을 씻음을 세안(洗眼), 발을 씻음을 세족(洗足), 간을 씻어 깨끗하게 한다는 뜻으로 마음을 청결하게 함을 세간(洗肝), 더러운 옷이나 피륙 따위를 물에 빠는 일을 세답(洗踏), 세례를 받는 일을 영세(領洗), 화초에 물을 주는 그릇을 화세(花洗), 물로 씻음을 수세(水洗), 일제히 씻어 냄이나 한꺼번에 싹 제거함을 일세(一洗), 깨끗이 씻음을 정세(淨洗), 머리를 빗고 세수함을 소세(梳洗), 양치질하고 세수함을 수세(嗽洗), 죄악을 깨쳐 마음을 깨끗이 함을 참세(懺洗), 상전의 빨래에 종의 발꿈치가 희게 된다는 말로 남을 위하여 한일이 자신에게도 이롭게 되었다는 말을 세답족백(洗踏足白), 남의 말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귀담아 듣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세이공청(洗耳恭聽), 가난하기가 마치 물로 씻은 듯하여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적빈여세(赤貧如洗), 피로써 피를 씻으면 더욱 더러워진다는 뜻으로 나쁜 일을 다스리려다 더욱 악을 범함을 일컫는 말을 이혈세혈(以血洗血), 칼로 창자를 도려내고 잿물로 위를 씻어 낸다는 뜻으로 마음을 고쳐먹고 스스로 새사람이 됨을 이르는 말을 괄장세위(刮腸洗胃) 등에 쓰인다.
▶️ 心(마음 심)은 ❶상형문자로 忄(심)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의 심장의 모양, 마음, 물건의 중심의, 뜻으로 옛날 사람은 심장이 몸의 한가운데 있고 사물을 생각하는 곳으로 알았다. 말로서도 心(심)은 身(신; 몸)이나 神(신; 정신)과 관계가 깊다. 부수로 쓸 때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로 쓰이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心자는 ‘마음’이나 ‘생각’, ‘심장’, ‘중앙’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心자는 사람이나 동물의 심장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心자를 보면 심장이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심장은 신체의 중앙에 있으므로 心자는 ‘중심’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옛사람들은 감정과 관련된 기능은 머리가 아닌 심장이 하는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心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마음이나 감정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참고로 心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위치에 따라 忄자나 㣺자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心(심)은 (1)종기(腫氣) 구멍이나 수술한 구멍에 집어넣는 약을 바른 종이나 가제 조각 (2)나무 줄기 한 복판에 있는 연한 부분 (3)무, 배추 따위의 뿌리 속에 박인 질긴 부분 (4)양복(洋服)의 어깨나 깃 따위를 빳빳하게 하려고 받쳐 놓는 헝겊(천) (5)초의 심지 (6)팥죽에 섞인 새알심 (7)촉심(燭心) (8)심성(心星) (9)연필 따위의 한복판에 들어 있는 빛깔을 내는 부분 (10)어떤 명사 다음에 붙이어 그 명사가 뜻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마음, 뜻, 의지(意志) ②생각 ③염통, 심장(心臟) ④가슴 ⑤근본(根本), 본성(本性) ⑥가운데, 중앙(中央), 중심(中心) ⑦도(道)의 본원(本源) ⑧꽃술, 꽃수염 ⑨별자리의 이름 ⑩진수(眞修: 보살이 행하는 관법(觀法) 수행) ⑪고갱이, 알맹이 ⑫생각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물건 물(物), 몸 신(身), 몸 체(體)이다. 용례로는 마음과 몸을 심신(心身), 마음이 움직이는 상태를 심리(心理), 마음에 품은 생각과 감정을 심정(心情), 마음의 상태를 심경(心境), 마음 속을 심중(心中), 마음속에 떠오르는 직관적 인상을 심상(心象), 어떤 일에 깊이 빠져 마음을 빼앗기는 일을 심취(心醉), 마음에 관한 것을 심적(心的), 마음의 속을 심리(心裏), 가슴과 배 또는 썩 가까워 마음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심복(心腹), 본디부터 타고난 마음씨를 심성(心性), 마음의 본바탕을 심지(心地), 마음으로 사귄 벗을 심우(心友),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한다는 심심상인(心心相印), 어떠한 동기에 의하여 이제까지의 먹었던 마음을 바꿈을 심기일전(心機一轉), 충심으로 기뻐하며 성심을 다하여 순종함을 심열성복(心悅誠服), 마음이 너그러워서 몸에 살이 오름을 심광체반(心廣體胖), 썩 가까워 마음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심복지인(心腹之人) 등에 쓰인다.
▶️ 防(막을 방)은 형성문자로 埅(방)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方(방)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方(방; 한 계단 높아져서 좌우로 죽 계속되는 둑, 물을 막다, 막는 일)과 좌부변(阝=阜; 언덕)部 흙을 쌓아 놓아 막아 놓았다는 뜻이 합(合)하여 막다를 뜻한다. 그래서 防(방)은 ①막다, 방어하다 ②맞서다, 필적(匹敵)하다(능력이나 세력이 엇비슷하여 서로 맞서다) ③헤살놓다, 훼방하다 ④둑, 방죽(물이 밀려들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쌓은 둑) ⑤요새(要塞), 관방(關防) ⑥방(=房)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막을 옹(壅), 지킬 수(守), 막을 거(拒), 막을 저(抵), 막을 저(沮), 막을 장(障), 막을 두(杜), 거리낄 애(碍), 금할 금(禁), 막을 어(禦), 막을 고(錮), 가로막을 알(閼),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칠 격(擊), 칠 공(攻)이다. 용례로는 남 또는 적의 침노하는 것을 막아냄을 방어(防禦), 어떤 일이나 현상이 일어나지 못하게 막음을 방지(防止), 전염병의 발생을 미리 막음을 방역(防疫), 적의 공격을 막아서 지킴을 방위(防衛), 재앙을 막아서 없앰을 방제(防除), 간첩을 방어함을 방첩(防諜), 침입이나 피해를 미리 막아서 지키는 설비나 수단을 방비(防備), 추위를 막음을 방한(防寒), 탄알을 막음을 방탄(防彈), 재해를 막음을 방재(防災), 미리 대처하여 막는 것을 예방(豫防), 공격과 방어를 공방(攻防), 외적에 대한 국가의 방비를 국방(國防), 화재를 예방하고 불 난 것을 끔을 소방(消防), 수해 예방을 위해 토석으로 쌓은 둑을 제방(堤防), 적을 막을 계책을 방적지책(防敵之策), 여러 사람의 입을 막기 어렵다는 뜻으로 막기 어려울 정도로 여럿이 마구 지껄임을 이르는 말을 중구난방(衆口難防) 등에 쓰인다.
▶️ 患(근심 환)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괴로움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串(관, 환)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患자는 '근심'이나 '걱정', '질병'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患자는 串(꿸 관)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串자는 사물을 꿰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꿰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물건을 관통하는 모습을 그린 串자에 心자가 결합한 患자는 꼬챙이가 심장까지 관통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근심은 마음을 짓누르는 병이다. 병이 들거나 근심 걱정이 생기면 몸과 마음이 아프게 되니 이렇게 심장을 꿰뚫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진 患자는 '근심'이나 '질병'을 뜻한다. 그래서 患(환)은 환난(患難), 마음에 걱정이 생기는 근심의 뜻으로 ①근심, 걱정 ②병(病), 질병(疾病) ③재앙(災殃) ④근심하다, 걱정하다, 염려하다 ⑤미워하다 ⑥앓다, 병에 걸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근심 없을 개(恝), 근심 수(愁), 근심 우(憂)이다. 용례로는 병을 앓는 사람을 환자(患者), 근심과 걱정을 환난(患難), 병이나 상처가 난 곳을 환부(患部), 앓는 사람이 있는 집을 환가(患家), 근심과 재앙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환란(患亂), 근심 때문에 생기는 고통을 환고(患苦), 가난함을 걱정함을 환빈(患貧), 앓는 자리를 환소(患所), 병 또는 근심과 걱정을 환우(患憂), 앓는 부위를 환처(患處), 환난으로 생기는 해로움을 환해(患害), 병든 가축을 환축(患畜), 웃어른의 병을 높이어 일컫는 말을 환후(患候), 환난이 생겼을 때 서로 도와 주는 것을 이르는 말을 환난상휼(患難相恤), 이익이나 지위를 얻기 전에는 얻으려고 근심하고 얻은 후에는 잃을까 해서 걱정한다는 뜻으로 이래저래 근심 걱정이 끊일 사이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환득환실(患得患失), 병이 나아 평상시와 같이 회복됨을 일컫는 말을 환후평복(患候平復),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라는 뜻으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아니함 또는 뒷걱정이 없다는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글자를 아는 것이 오히려 근심이 된다는 뜻으로 알기는 알아도 똑바로 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지식이 오히려 걱정거리가 된다는 말을 식자우환(識字憂患), 내부에서 일어나는 근심과 외부로부터 받는 근심이란 뜻으로 나라 안팎의 여러 가지 어려운 사태를 이르는 말을 내우외환(內憂外患), 범을 길러 화근을 남긴다는 뜻으로 은혜를 베풀었다가 도리어 해를 당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양호후환(養虎後患), 도둑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근심을 일컫는 말을 절발지환(竊發之患), 보는 것이 탈이란 뜻으로 보지 않아서 모르고 있으면 그만인데 눈으로 보면 무엇인가 문제가 생겨 우환이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견물우환(見物憂患)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