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을 살다간 체코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
어느날 우연히 그의 3대 걸작이라면서 누군가 극찬을 한 글을 읽고 그를 접하게 되었다.
카프카의 성향을 알기 위해 그의 3대 걸작 중 하나를 아무생각없이 구입한 것이 바로 '변신'이란 책이다.
'변신'이란 책에는 '변신'을 포함한 5개의 단편을 모아놓았다.(소담출판사)
책날개에 소개되어 있는 작가 프란츠 카프카에 대한 설명을 보고서야, 그가 죽은 뒤에 더욱 유명해 졌으며, 실존주의 선구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실존주의 문학이 무엇을 추구하고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는지는 문학사조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알리가 없었다.
평론가의 글을 보면 '변신'이라는 작품은 실존의 차원과 부조리의 세계를 묘사하고, 인간의 소외되니 현실을 대변해 주는 작품이라고 한다.
책장을 넘기는데 어려움이 없는 무난한 문체가 맘에 들었다.
그레고르.
주인공이다. 그는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커다란 벌레로 변신해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아침 일찍 회사에 출근을 해야하건만
벌레로 변한 자신의 몸을 움직이기란 쉽지 않았다.
집에서 가장 노릇을 하던 그였기 때문에..
자신이 출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몸부림을 쳐보지만,
침대에서 꼼짝할 수 없었다.
가족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모른체..
단지 그가 무슨 병이 생겼는지 알고 걱정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출근을 부추기기도 한다.
그러다가 결국은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를 보고 다들 놀라게 된다.
여동생과 부모님은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를 걱정하면서..
대안책을 고심해 보지만, 어느날 갑자기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수 밖에는 없었다.
여동생은 그의 방안을 청소하면서..
얼른 다시 제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집안의 생계를 이끌어왔던 그레고리의 변신으로 인해 집안생계에 대한 책임은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로 돌아갔다.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가 원래 인간으로 되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부모님과 여동생은 그에 대한 동정심마저 사그러든다.
그리고 하숙을 하고 있는 학생들 앞에 모습을 보인 그레고르는
이후 가족으로부터 소외 무시를 당하게 된다.
식욕을 잃고 기력이 약해진 그레고르는 결국 죽게 되고,
가족들은 그의 존재를 망각하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사실 나는 그레고르가 인간의 모습으로 되찾아 그 이후 사건 전개를 예상했지만,
소설은 극단적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판매사원으로 바삐 살아가는 그레고르가 방안에 갇혀 지낼수 밖에 없는 벌레가 되서야
자신의 무엇을 원하는가를 진실로 생각하게 되는데 남이야기 같지 않다.
가끔 회사생활을 열심히 하다 병이 생겨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은 이들의 이야기를 접하는데..
그들이 그레고르와 무엇이 다른가?
바쁨 속에서도 자신의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만,
이 넓은 세상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을 텐데..
아..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
...
그 밖의 단편 <선고><아버지께><어느 유형지에서><관찰> 등이 실려있다.
<아버지께><선고>에서 작가는 자신의 아버지와의 불편한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좀더 이해의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동시에..
아버지께 잘 해드려야겠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 머리속으로 들어왔다.
첫댓글 집필당시 체코의 경제 상황이 지금 우리와 아주 흡사했다죠?... 카프카는 낮에는 보험회사..밤에는 집필..주말엔 매형의 공장에서 일을 하며 상당히 고단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변신에는 자신의 이러한 상황이 잘 녹아나 있다고....
아.. 그렇군요.. 그냥 스토리만 쫓다보니. 그런 뜻이 담겨있는 줄은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