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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타트라산맥에서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되다.
글/사진:이종원
폴란드 크라크프를 둘러보고 남쪽으로 내달린다. 그동안 대평원만 보다가 구릉과 산자락을 보니 피붙이를 만난 것처럼 무척 반갑다. 역시 한국인은 산을 마주해야 마음이 편해지나 보다. 파란 초원이 위에 3층 통나무집은 동화속에나 나올 것 같은 그런 곳이었다. 아내와 아이들과 이런 곳에서 밀농사만 지으며 살아가면 얼마나 행복할까.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치열한 생존경쟁 게임을 해야하니 조금 억울한 생각도 든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배출한 나라답게 폴란드는 성당이 무척 많다. 십자가가 외부에 걸린 것이 특이하다.
폴란드 국경에서 고개를 하나 넘으면 슬로바키아가 나온다. 초원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재미가 그만이다. 사방 어디에 시선을 던져도 다 그림.
고개마루 휴게소에 들렀다. 온통 꽃천지 내가 지금까지 가본 휴게소중에서 가장 경치가 빼어나지 않을까 싶다. 금방이라도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풍경에 화장실 가는 것도 잊었다.
한 바탕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을 끝내고
멀리 만년설 타트라가 보인다. 녹색 초원에 하얀 산이 솟아 있어 더욱 영험해보인다.
붓으로 찍어 놓은 듯 침엽수가 뻗어 있고 에베레스트 산처럼 바위산이 우뚝 솟아 있다. 날씨까 풍경화에 일조한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중에서 알프스 장면을 모은 것을 편집해 틀어줬더니 이곳 분위기와 흡사하다.
저 고개를 넘으면 슬로바키아. 우리네 대관령 쯤 보면 되는데 완만하기 때문에 언제 산을 넘어왔는지 모를 정도다.
드디어 슬로바키아, 산아래 그림 같은 집이 점을 이룬다. 슬로바키아가 고향인 기사 밀란에게 '슬로바키아 최고'라고 했더니...싱긋 웃는다.
'돈 안드는 립서비스를 자주 해줘야지'
중부유럽 패키지 여행중 타트라를 들리는 이유는 폴란드 크라쿠프와 헝가리 부다페스트 사이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관광은 하지 않고 잠시 머물렀다 가는 곳이다. 다음에 이곳을 찾는다면 아침에 트레킹 3시간을 하고 점심먹고 헝가리로 넘어가련다.
간신히 마지막 케이블카에 올라탔다.
지붕이 훤히 뚫려 있어 하늘창을 통해 나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5분 정도 올라 갔을까 중간 Biltikova Chata에 도착
고민이 된다. 여기서 얼만큼 걸어야 다음 베이스캠프가 나올지 모른다. 이럴 때 대장이란 직책이 참 외롭다. 뭔가 결정해야 하니까~ 호텔 체크인 시간도 있고해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 와서 가장 후회가 되는 순간. 30 분 정도 더 걸을 걸~
조금만 더 걸을걸. 그럼 커다란 호수가 나온다는데~그러나 과욕을 부리다가 날이 컴펌해질까봐 그냥 포기했다. 그냥 타트라 맛보기만
빨간색까지만 갔으면 했는데, 일단 지도를 준비하지 않는 것이 실수
동유럽의 알프스에 왔으니 흔적은 남기고 가야지
저 푸른 초원에서 맥주를 마셔야 제 맛 . 뒷편으로 타트라 산 초고봉인 겔라초브스키 산이 솟아잇다. 높이가 2,663m 최고봉이다. 산맥은 알프스의 줄기로 폴란도와 슬로바키아에 걸쳐 있고 양쪽에 국립공원이 형성되어 있다.
왜 나무가 다 꺽이고 묘목만 자랄까? 바로 2004년 엄청남 바람(타트라의 폭풍)이 불어 이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2004년이면 우리나라에 태풍루사가 왔을 때인데 이곳도 큰 피해가 있었네. 특이한 것은 쓰러진 나무를 옮겨 놓은 것이 아니라 자연 그래도 내 버려둔 것이다. 스스로 숲이 회복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처음에는 볼썽 사납게 보였는데 나중에 한국에 와서 다큐프로그램을 보고 이런 예쁜 마음을 알게 되었다.
굽은 커브길. 어린 묘목이 새로운 숲을 꿈꾸고 있다.
쉬엄쉬엄 내려와도 30분이면 충분
위에서 내려다보면 세상이 탁 트인ㄷ. 포프라드 타트라 시내가 보인다. 산악지대 사이에 평야가 펼쳐져 있다.
전통교회다. 나무가 흔한 이곳에 지붕을 너와로 얹였고 눈 때문에 급경사 처마를 냈다.
복자 요한 바오로 2세가 1995년 7월 3일에 이곳을 찾아 타트라에 대해 뭐라고 했는데 글을 알 수있어야지.
다시 한번 교회도 둘러보고 우리나라 교회는 여백을 중요시 하는데 이곳은 멱에 뭔가 채워야 직성이 풀리는 것 같다. 나무를 엊대어 선을 기하학적으로 표현했네
운 좋게도 이 성당 결혼식 장면을 보게 되었다.
변함없이 아침 산책에 나섰다. 이방인이 싱그런 공기를 맡으며 새벽을 연다.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하면 참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스타리 소모코베츠 역. 역사도 전통가옥으로 2칸짜리 기차가 타트라 산맥 옆으로 횡단한다.
역에 일하는 분 같은데 빨간 모자가 어울려
기차가 자주 다니던데...한번 타봤으면~
만년설과 나무 집
마을 한복판에있는 그랜드 호텔. 슬러바키아 전통가옥 형식이다.
카페 조형물
집집마다 예쁜 꽃이 가득
우리가 머문 Bellevue 호텔. 뒤로는 타트라 산맥이 앞으로는 작은 평원이
새소리가 어찌나 듣기 좋던지. 매번 대도시 호텔에서 머물다 이렇게 조용한 곳에서 하루를 보내니 천국같다. 여운이 있어 좋다.
아래에서 바라본 호텔 전경
창문을 열면 시원스런 경치와 함께 새소리가
방마다 테라스가 있어 난간을 기대고 거침없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예쁜 산악열차가 달리고 호텔 주변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실내수영장까지
호텔 로비
헝가리까지 가는 길, 처음엔 타트라 산맥을 따라가게 된다.
차도 별로 다니지 않는다.
황홀한 경치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국경선 휴게소앞에 이렇게 너른 유채밭이 있다. 유채로 자동차바이오 기름을 만든다고 하는데 워낙 흔해서 이곳사람들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우리는 너무 신기한데~
이렇게 짧은 슬로바키아 일정을 마치고 헝가리로 넘어간다.
아듀~밀란의 고향 슬로바키아 |
첫댓글 대장님도 테마기행 슬로바키아편을 시청하셨군요.
쓰러진 나무들이 왜 그런지를 미리 알았더라면 따스한 시선으로.......공감!!
슬로바키아에 그렇게 멋진곳이 많을줄이야. 그때 알았더라면 ㅎㅎㅎ
또 가고 싶은 여운으로 남겨둬요.
첫 번째 사진은 모형인 줄 알았습니다.
"그림같은 풍경"이라는 것이 바로 저런 것이군요.
이곳이... 슬로바키아...... 슬로.바키아..... slow바키아.....
그래서 새도, 나무도, 풍경도, 사람의 마음도.... slow... slow.....sloooooooooooooow..........
어쩜 집과 풍광이 이리두 이쁠까요? 동화책에서나 본것처럼....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웬지 삶이 여유롭진 않을까요? 뭐 울 시골도 그 곳 못지 않게 한가해 보이지만...그래두 못가본 나라라 그런지 ...가곳픈 마음을 대장님의 예쁜사진과 설명에 그래두 대리 만족함에 감싸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