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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의 촛불 켜는 밤
눈이 펑펑 내릴 것 같은
에이는 찬 공기가 업습하는 밤
길이 얼어붙고 마음마저 얼어붙을 것 같은
8층엔 세 사람의 눈빛이 촛불을 밝히고
멀리 방화대교 불빛이 한강변을 수놓은
차도의 질주하는 자동차의 행렬
무거운 발걸음 마냥 즐비한 거리
까마득히 멀어져간 추억을 줍고
사금파리처럼 반짝이는 눈
3차원을 향한 지성의 늪
시를 노래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시를 좋아하는 시인의 마음
청순한 시심이 평소 느끼는
애잔한 흐름은 말없는 공간을 메운다
주말이면 이포다리를 넘어
조용한 상념의 강이
눈빛 속에 언어로 다가오는
아름다운 만남의 광장
유년시절 백일장에
빛나던 추억을 떠올리며
깊은 사념의 창문을 두드립니다
긴 세월 접수 할
말을 잊은
상념의 밤이
촛불에 팔락이며
들려오는 카페에 내 사랑을 락 음악이
가늘게 흐르는 전율
지선상에 아리아
바람처럼 왔다가
구름처럼 흩어지는
맑은 영혼에 담아 남기고 싶은
세월을 감싸 안으며
이슥하게 나누던 발렌타인 잔은 뎅그러니 남기고
실려가는 거리에 웃음소리 들린다
깊은 인생을 담아.
겨울의 길목에서
별 부서져 쏟아져 내리는 밤
창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면
북극성 뚜렷이 나를 향해 반짝이고
무수한 별의 속삭임 달무리 지는데
캄캄한 하늘을 수놓은 천체의 궤도
까마득한 밤하늘은 높아져 내 가슴 쓸어내린다
서성거리는 방황
무게의 질량을 이기지 못한 하얀 입체
솜사탕처럼 하얀 꽃나비로 내려앉아
솔가지 고개 숙이게 하고
만물이 하연 은백의 세상에 젖게 하는
고요의 바다를 걷는다
이 밤이 새도록.
새해의 기도
어렵고 지루했던 지난 날
수많은 후회와 돌아볼 수조차 없는
아득히 먼 길을 터벅거리며
달려온 한해의 끝자락12월이 꼬리를 흔들며
엄습하는 고독마무리에
회한 속에
새로운 날을 맞이할
깊은 시름이 두 손 모으고 눈을 감는다
밝게 떠오르는 붉은 태양의
솟아나는 힘찬 맥박의 벅찬 차오름
이제 후회하지 않을
좋은 일 만들고
계획에 소홀함을 되풀이 않을
알찬 물방울 빛나는 수정체의 뚜렷함을
지속할 영특한 눈
긴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봉사하고 기여할 새날의
기쁨으로
우리의 행복의 문을 열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힘을 주시옵기를.....
빛과 같은 그대
어둠을 먹은 빛이 뚫고 나타나는
무지개 선명한 삶의 테두리
눈망울 번뜩이는 생존 경쟁
즐비한 자동차의 소음으로부터
뿌연 연기만 남기며 사라져간다
그대 내게 밝은 빛을 주고
내 마음에 안식을 주며
살아갈 의미를 주는 삶의 전부인지 모른다
눈을 뜨면 나타나는 목소리로 새벽을 열고
잠드는 순간까지 그대의 강한 빛이 있기에
오늘도 살아가는 의미가 된다.
눈 내리던 밤
세상의 온갖 더러움 난도질하던
아우성이 사라진 밤
견디다 못한 무게의 질량
잠든 사이 온 세상 잠시나마
깨끗한 나라를 만들고 있었어
주름진 늙은 한 해가 꼬리만 남기고
이 밤이 지나고 나면 하얀 세상 만들 수 있을까
심야의 하얀 광장에서
하늘을 덮고 누워 소리 없는 아우성
세파에 찌들어 허기진 배 채울 물 한 모금
그 앞에 주저앉아 다리를 펴고 누울 곳 없이 서성이는
방랑자의 밤은 길기만 한데
새 세상 새로운 날 희망에 빛은 어디로부터
새로운 탄생을 기다리는 염원처럼 반듯이
붉게 떠오르는 내일의 주인공을 기다리련다.
겨울 나비
에이는 찬바람 품고
인고로 견디어 온 세월
머리카락 흩날리며
어언 시간을 기다려온
흰 눈 쌓인 한나절에
너는...
자신도 몰랐던
별빛 가슴 달빛 가슴
고뇌의 끝자락에 열매되어 머물던
겨울을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구수한 옛날 얘기
겨울밤 깊어가는 줄 모르던
그 때가 그립구나
시간을 거스를 수 없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바람 부는 지점에 서서
여밀 수 없다.
12월에 생각
기나긴 터널 속을 뚫고 달려온 한 해
끝자락 모퉁이에 기대어 돌아보는
불빛 현란한 조명등 아래
화려한 시간 접어 펼치는 공간
숨겨둔 장기자랑의 묘미는
세월을 줍는 어줍은 것은
내 미래에 대한 고뇌의 창문을 엽니다
질팍한 어둠이 에워싸는 뜰
등에 업은 무거운 짐 내려놓고
갈 길 먼 시야에서
또 다른 이지적 생각
한 해를 마무리 하고 얻어야 하는
그 어떤 회한이 머리를 스칩니다
밝게 떠오르는 태양빛처럼 찬란한 설계를.
풍란
인고의 세월 견디어 온 긴 나절의 흐름을
고난과 극복 그 사이에 삶이 비록 힘겨운
세파의 언덕을 넘어 성취할 수 있는 결실의 계절이
빛나는 영광의 빛 결정체 담아 세월을 주워봅니다
아름다운 현실 속에
얼룩처럼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감싸
에너지의 피어나는 환희에 빛나는 인생에서
내 전부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랑비 내려 옷을 적시고 소낙비 퍼부어도 순간에 일
밝은 태양은 동녘에서 힘차게 떠오릅니다
미래를 예견하며.
내 마음에 어머님
콜록대는 기침 소리에 눈을 뜬다
사립문 여는 새벽 호미자루
자나 깨나 자식 걱정 잠 못 이루고
일터에서 휘어진 허리
등줄기 흘러내리는 땀방울
어마님의 굵은 손 마디마디
풀벌레 고즈너기 바라보는 하늘
산그늘 물빛 드린
초승달 이고 돌아오는 주름진 얼굴
거친 손등에 세월을 걸머지고
사립문을 연다.
은사시나무
파스텔빛 고운 하늘에 구름이 뭉쳐 뿌연 안개 속
은사시나무 가지엔 하얀 솜털 눈꽃 나비 되어 나풀나풀
나비처럼 날아와 내 가슴에 안기어 꿈꾸고 있을 즈음
바위에 내리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은색 물빛 위 미끄러져 내리는 잔잔한 호수
하얀 구름 속으로 날아가는 입자들
새벽 아침 물빛 속에 젖어 커진 쪽달
나 언제나 볼 수 있는 목소리 들리는 울림
빛 보다 강한 결정체로 남아 은쟁반 겨울을 노래하네
그대 가슴 속 저려오는 사랑스런 전율이 차가운 겨울
따끈한 체온에 녹아내리네.
2006. 12. 22
내 마음에 보석상자가 되어
빛을 먹은 어둠이
땅거미처럼 기어들어 오면
나 그대 생각
보석상자에 넣어
간직하고 싶네
그대 그리다가 각인된 모습으로 남을 때
판화로 새겨서
아름다운 모습
가슴에 담아 드리고 싶네
파아란 새 닢으로 태어나
가지 위에 그늘이 되어
바람이 할퀴고 간 산등성이에 남아 있을지라도
당신이 함께하는 선물로
짙푸른 잎을 덮어 가까이에서
앙상한 가지를 벌려 흰 옷으로 눈보다 하얀 겨울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갈 보석상자로 남고 싶어라.
순백의 세상
바람결에 흩어진 기억의 뒤안길
사시나무 흔들리며 겨울이 깊어 간다오
하얀 눈 밤사이 나목 위로 흰 꽃나비
사뿐히 내려 앉은 가지에
둘이서 나누던 작은 눈빛에 교환
손에 손잡고 겨울을 노래 한다오
바람꽃 떡갈잎에 바스락 소리 들려오는
바람타고 두둥실
하얀 옷입고 하얀 모자 덮어쓴 눈사람
사랑으로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 준다오
왠지 쓸쓸한 외로움 가지에 걸려
불빛 반짝이는 카페
모락모락 피어나는 흰 구름처럼
겨울 깊은 이야기 속으로 잠겨 든다오
까만 밤 하얗게 지새우는 두견새 되어
눈 속에 속삭이는 두팔 벌려 소리쳐 본다오.
소 타는 아이
풀리지 않는 회전의자
입자들의 아우성
뚫린 공간을 메울
그 무게로 침잠하는
소 모는 아이
들녘에 꼴망태 둘러메고
아이는 언제나 즐거움에
소를 몰고
물속에 침잠하는 숨막힘이
즐겁다
캄캄함이 더욱 매료됨이여
낙엽 위에 접어
초연히
풀밭 사이 바위에 앉아
까치가 날다 쉬어간다.
하얀 눈사람 되어
하얀 밤 흰 눈이 소리 없는 대지 위로 소복이 쌓이며 백설의 하얀 나라 설백의 세상을 만들어 발꿈치 까지 쏙쏙쏙 하늘에서 내리는 흰 꽃나비 나뭇가지에 내려와 행복의 축복을 내려요 하얀 은백의 세상은 우리의 축제인양 밤이 깊은 줄도 모르는 천진한 아이처럼 걸어서 가는 낭만이 깃든 첫사랑 여인이 되고 싶네요 구름 한점 없이 수은등 불빛아래 손잡고 거니는 연인의 다정함이 파고드는 사랑을 흠뻑 마시며 밤공기에 젖어 하얀 밤을 까맣게 지새웁니다 하얀 눈사람 되어 눈 오는 날 Moon Child에서 만나자 하던 약속 쌕스폰 연주와 아코디온의 가느다란 손가락 짚는 천사의 소녀의 하얀 얼굴이 음율에 젖고 시 향에 젖어 축배의 잔을 들어 소리쳐 불러 보는 환상의 세레나데 간밤 꿈속에 내린 눈이 현실에 내 머리 위로 소복이 쌓여 세월의 강을 넘어 바람처럼 다가와 입맞춤 합니다 달의 아이가 되어 머무릅니다 너의 웃음소리 들려오는 밤 가지에 걸려.
생각하는 로뎅
미끄러지듯 한 세월
모퉁이 돌아누운
살살 건드린 내 심장
박동에 뛰는 열정
긴 터널 속에
비집고 않은 질팍한 상념
가랑잎 서걱이는 뒷뜰
바람소리 자동차에 경적을 남긴다
다시 돌아 볼 수 없는 시간을
부여잡고 보내지 않으려 안간힘 써보지만
뒤 보지 않고 떠나는 길섶
한산한 텅빈 공간에 바람이 분다
다시 올 미래 언제쯤 후회하지 않은 삶을 살까
가만히 턱 괸 로뎅이 된다.
기차를 타고
미루나무 신작로
뿌연 연기를 남긴다
사랑도 추억도 기차에 실려
바람처럼 사라져간다
지나치는 세월과 한낮의 햇살을 등에 지고
저 먼 터널 속으로
옥수수밭 사이
중앙선을 향해
중심으로 뻗어 내린
터널 속을 뚫고
인간의 삶을 실어 나르는
숱한 사연을 담아
알알이 맺힌 이슬방울
반짝이는 태양을 태우며
명상에 젖어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모두 싣고 떠나가는 기적을 남기는
아스팔트 옆으로 달려서
우리의 인생 기차가
기적을 울린다.
겨울 나비
에이는 찬바람 품고
인고로 견디어 온 세월
머리카락 흩날리며
어언 시간을 기다려온
흰 눈 쌓인 한나절에
너는...
자신도 몰랐던
별빛 가슴 달빛 가슴
고뇌의 끝자락에 열매되어 머물던
겨울을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구수한 옛날 얘기
겨울밤 깊어가는 줄 모르던
그 때가 그립구나
시간을 거스를 수 없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바람 부는 지점에 서서
여밀 수 없다.
지난 세월을 찾아서
지나간 내 정든
사랑 한다고 말하진 않았지
하지만 생각 뿐
이제 눈물 흘린 적 없지만
아쉬웠던 시간 속에
흘려보낸 세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등 뒤에 그림자
가슴에 숨겨놓은 하얀 종이학
학을 띄워 보낸다
환상적으로 피어오르는
구름을 타고 훨훨 날아서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라.
살가운 느낌에
삶이 살갑게 느껴지는 느낌으로
마음 열어 가슴에 둔
뿌듯한 행복
길을 걷다 생각나는
눈에 보여지는 내 삶에 전부
늘, 새로움의
엔돌핀 솟아나는 기쁨으로
그러나,
날마다 즐거움을 만날 수 없고,
슬픔과 고뇌의 한 켠
얻을 수 없는 공간을 채울 수 없기에
순조로운 길을 찾아
때론,
힘들고 힘에 부딛겨도
슬기로운 지혜로 일어날 수 있는 까닭
지혜의 현명한 눈으로
세상을 보아 주세요
앞이 보이지 않을 때
눈물을 거두고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짧은 시간 쪼개어
의미 있는 삶에 행복을 엮어가는
좋은 인연의 끈으로
보이지 않는가
훠이 훠이 쉬어가는 아름다운 인생길
그대와 같이라면 더없이 좋으리
그대 그림자마저 싣고 떠나가는
강으로 나가는 내 발걸음에는
달콤한 향기가 묻어
눈빛 토끼처럼 영롱한
강둑에 매인 나룻배 출렁이고
설레이는 물살 은빛에 반짝이는 물거품
부서지는 파도가 밀려옵니다
긴 부리 쪼던 물가에
철새 따라 날아가고
또 날아와 물 위에 떠다닙니다
아름다움을 나누는
현실과 비현실의 물줄기타고
물레방아 돌아가는
너의 뜨락엔
어제 그린 나의 감정을 수줍은
내 고향 향 내음
함께 적시어 갑니다
너를 만나면
당신도 모르는 사이 까만 밤
거울 속에 숨어
바람과 누워 세월 줍고 있었습니다.
제2부 영혼을 적시는 향기
푸른 하늘 푸른 날개
시끄러운 세상이
언제 편안해 질까
오직 감추어진
권력의 형평을
평화의 길을 안내 할까
언제까지 백성의
어려움을 헤아려
세상의 인심을 찾을 것인가
우리가 꿈꾸어 왔던 세상
평화로운 내 앞길 밝혀줄 등대
횃불을 밝힐 거야
어둡고 캄캄한 세상
늘 새로움에 대한 도약
푸른 하늘 푸른 에너지
끝없는 욕심일까
생활 속에서
내일을 꿈꾸고 새해의 빛나는 태양이
힘차게 솟아올라라
꺼지지 않는 영원함으로.....
블랙커피
그대는 나의 사랑 한 모금
그리움 한 모금
스푼에 담아
생각의 가지를 띄워서 마시는
따뜻한 너의 열기에
그대는 나의 사랑
나의 열정을 마신다
사랑에 부드럽고 잔잔한
표정을 담아
새싹처럼 파아란 하늘은 늘 그랬어
정말 날개 달고 싶어
꿈꾸던 나의 내실에
어느새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어
너를 입안 가득한 향기에 취해 버렸어
쵸코렛빛 달콤한 사랑을 마실 거야
세월의 강을 건너
오늘 이 시간 너를 마신다.
송년의 뜨락
달무리 진 홀 안에 시인들의 낭송이 흘러 별가루 뿌리며 흩어진 마음을 다짐하는 매일 가득 채워질 수 있는 마음을 모아 섹스폰소리 아코디온 메아리치며 쏟아져 내리었네 같은 공간을 가득 메운 숨소리는 불빛 사이를 발자국 새기며 가는 세월 아쉬워 잔을 채우리 아름다운 밤 음악이 흐르고 시향이 흐르는 카페의 눈빛은 아름다운 무대 정시여 시인님의 춤사위 나비처럼 사뿐히 날아와 꽃잎 되어 미소 짓는 밤 우리는 달의 아이가 되어 결집된 잔을 들어 서로 호흡하는 한 마당 달의 아이가 되어 그 곳에 머물리라 부러움 없이 자존심을 심어 기억 되리라.
희망을
깨끗함이 하늘이 내린 빛의 세상
바람이 걸쳐놓은 구름은
진실에 대한 마음의 생각
여전히 다가서는 질팍한 그리움
언제나 찡한 가슴을 울립니다
넘어가는 석양의 노을빛이
빠알갛게 물든 불타는 정열의 한 구석
이해가 가고 나면 희망의 횃불처럼
찬란한 태양이 떠오를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 가질 수 있는 행복의 크기를 헤아리며.
쑥부쟁이
바람 부는 대로 흘러서 가는
정처 없는 삶에 늪
가랑비 소리 없이 옷깃을 적셔
진흙에 뿌린 질퍽한 발자국
사람들은 모른다
세월을 안고
하루가 가고 또 오는 것을
까만 밤은 아침을 예견하고
석양이 서산을 넘어
밤이 오는 것을
들길에 곱게 핀 쑥부쟁이
소담한 언덕너머
사람들은 모른다
흘러서 가는 구름이
얼룩져 있다는 것을
구름을 헤치고 나타나
태양이 빛난다는 사실
빨강 분홍 보랏빛
온갖 꽃들로 장식하는
쑥부쟁이의 늪엔
창포잎 대궁에 까만 씨를 달고
버드나무에 새들이 짹짹거린다.
너
아름다움을 나누는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돌고 도는 물레방아 돌아가는
너의 시골 뜨락엔
어제 그린 나의 감정을 수줍은
내 고향 향내음
함께 꿈꾸는 세상을
걸어서 갑니다
너를 만나면 사랑과 행복이
더 커집니다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까만 밤 거울 속에 숨어
바람과 누워 세월을 줍는다.
겨울 이야기
바람이 불고 있었어
낙엽이 뿌려진 자리엔 휑한
흔적조차 없었어
바람소리 나뭇잎 뒹굴던
지난 가을
까치의 깍깍깍 울던 울음소리
앙상한 가지에
흰 눈이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던거야
안개 낀 정원은
항상 조용한 심연의 꿈을 꾸고 있었어
우리 가슴에 스밀어 드는 겨울 이야기
따뜻한 정으로 아늑한 공간이 필요한거야
차와 낭만 벽난로가 있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차를 마시며
겨울 속에 묻힐 거야
하얀 눈을 기다리며.
사과가 익어가던 시절
탱자나무 울타리에 가시가 떨렸다
노란 탁구공이 달린 울타리 안방에
수줍게 고개 들어 발그레한 사과
스며드는 너 만의 향내음
소녀의 가슴은 빨갛게 물들어
사과나무 밑에서
꿈을 먹고
사랑을 먹었지
가지마다 알알이 맺힌
주먹만한 사과 한 입 베어 물고
시큼한 너의 향기
꿀맛 같은 친구가 되었었지
붉어지는 얼굴 감싸며
과수원 뜰에 소복이 쌓인
너를 고르며 자란 지난시절
빈 텃밭엔 휑한 바람이 스치는구나
머물다간 사과꽃 향기
잊을 수 없는
나의 작은 꿈 키우며 살았지
지금도 그리운 너를 보며 향수에 젖어
가다가 뒤돌아 널 생각하면
울타리에 주렁주렁 달린 탱자
사과향 모아 네게
고향 가는 언덕 너머 산고을로 띄워 보낸다.
살가운 느낌에
삶이 살갑게 느껴지는 느낌으로
마음 열어 가슴에 둔
뿌듯한 행복
길을 걷다 생각나는
눈에 보여지는 내 삶에 전부
늘, 새로움의
엔돌핀 솟아나는 기쁨으로
그러나,
날마다 즐거움을 만날 수 없고,
슬픔과 고뇌의 한 켠
얻을 수 없는 공간을 채울 수 없기에
순조로운 길을 찾아
때론,
힘들고 힘에 부딛겨도
슬기로운 지혜로 일어날 수 있는 까닭
지혜의 현명한 눈으로
세상을 보아 주세요
앞이 보이지 않을 때
눈물을 거두고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짧은 시간 쪼개어
의미 있는 삶에 행복을 엮어가는
좋은 인연의 끈으로
보이지 않는가
훠이 훠이 쉬어가는 아름다운 인생길
그대와 같이라면 더없이 좋으리.
시호크 호텔을 끼고
커튼을 올리면 꿈 바다가 보인다
바다를 끼고 반짝이는 타워의 불빛
나무가 수려한 바닷가 짭쪼롬한 내음
산책길 따스한 말투 정감이 어린
발자욱 새기며 아침 산책은 두고 온 서울을 그리며
해안선 멀리 부서지는 파도의 갯내음은 코를 찡하게
내 가슴으로 스며든다
구름다리 밑으로 찰랑이는 거센 물결
졸린 눈으로 햇살을 받으며 걷는 발걸음에 묻은
일본에서 바라보는 아침은 새로운 창 새로운 향기가 난다
콘크리트 다리 밑으로 바닷물이 잔잔히 흐르고
새벽안개 피어오르는 바닷가의 신선함
찌든 내 마음의 벽 사이에서 요동치는
나의 존재를 느끼며
상큼한 말투 네 사람의 눈은
바닷가의 한가로운 일상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밟고간 발자국을 지우며
긴 낚싯대 드리운 뚝방길을 걸어 끌어올린 물고기
찻집을 거스른다
아침식사는 호텔 뷔페식당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다
저 먼 바다의 해안선 흐르고 있는 후크호카
텐진거리에 젖을 불빛 속에 잠긴다.
석류가 익어가는 계절
가을 기다리는 마음
고웁게 물들면
시린 눈가에 붉은 빛
석류알
탐스런 저 모습은
지난 날 그리웠던 상큼한 시절
청아하게 맑은 하늘에
소스라치게 다가오는 무언의 그리움
아직은 모를 그 어떤 모습도
흉내 내지 못하는
그대
그 자태 천진스런 얼굴에 머금은 미소
석류알 익어
부드러운 너의 입술로
너를 향해 눈웃음치는 한낮같은 정열
부시도록
빨갛게 물들어
마음 적시네
하늘에 뜬 구름조차
꽃이 되어
흐르는 양탄자.
낙엽 숨소리처럼
지난 여름 푸르던 시절
가을이 되어 빨간 단풍 되어
화려한 빛으로 내 곁에 날아와
숨 쉬던 고운빛 햇살에
바람소리 낙엽소리
활량한 뜰에 바람
나뭇가지에 매달려 윙윙거립니다
아름다웁던 새들의 노래
흰 눈이 덮여 하얀 겨울이
발자국 새겨진 지나온 계절을 뒤돌아보며
가랑잎 밑으로 차가운 바람이 스칩니다
쓸쓸하게 지키고 서 있는 앙상한 나뭇가지
봄을 위해 겨우내 인내하며.
구름 같은 친구가 되어
그립던 나날 속에
하얀겨울 안개 뒤로
믿음이 가득 채워
깊어지는 마음
저물어 가는 이 세상
그래도 그대 하나 떠올려
구름 속을 흐르는
숲 속에 구름조차 함께
끈임 없이 그 속에 빠져
산책하고픈 생각
가지에 걸린 바람마저
친구가 되어 하늘을 흐르네
잔잔한 시냇물 같은 친구
파도처럼 밀려오는 그리움
오늘은 계서 머물어 쉬고 싶어라.
황포강(黃浦江)의 추억(追憶)
하얀 털모자 눌러쓴
실크를 뽑아내는
쌍둥이 누에는 그물을 치고
실크로드를 지난다
차밭에 하얀 웃음 날리는
시린 눈빛을 담아
용정차 입안 가득히
흘러 넘쳐는 가슴까지 스미는
미각을 돋우는 녹차의 은은함
황포강 선상의 아리아
아리랑의 돌아가는 춤사위
미끄러지듯 돌아가는
불빛 달무리 진 간판에 네온
유람선 떠가는 환상에 젖어
물빛에 잠긴 물결이 흘러간다
상하이의 흐르는 잔잔한 파도를 친다.
낙엽이 뒹구는 숲
훨훨 날아서 가려므나
가다가 힘들거든
한번 쯤 돌아보며
발자국 헤아려
눈썹달 그림자
탱자나무 울타리에 걸려있듯
눈 감고 반쯤 기대
산마루 외진 길섶
꾸불꾸불 넘어 가려무나
은행잎 노란 사랑 그리움으로
낙엽 따라 세월이 너를 닮았나 보구나.
감나무
당신이 애타게 그리워지면
지난 날 애틋하게 나누던
기억을 끄집어내겠어요
당신이 그리워 눈물이 나면
손잡고 거닐던 오솔길에 뿌린
낙엽을 밟으며
나뭇잎에 묻은 고운 빛을
생각하겠어요
당신이 몹시 그리워지면
바람소리 차가운
감나무에 매달린 홍시 감처럼
달콤했던
사랑을 기억 하겠어요
겨울이 오면 흰 눈이 가지에 걸려
흰백의 천사로 오면
그 속에 반짝이는 불빛 속에
따끈한 차 한 잔의
추억을 마시겠어요.
2006. 11. 30
상하이의 추억의 젖은 황포를 따라
안개 속에 젖은
소주 항주 상해
이슬비 젖어
인생의 대지 위에 삶이
문학의 아버지 노심 스님
한산사에서 비 젖은 장계의
월락오제상만천
한산스님 습득스님
상해임시정부 김구 선생
홍구공원 참배하는 가슴을 찡한
윤봉길 의사가 자폭하였던 자리
가슴저린 역사의 뒤안길에
고개 숙인 말없음이
홍구공원에 서린 열사의 투지
실크로드를 생각하며
실크옷 걸치고
용정 찻집 차밭에서 박은
강가에 핀 찻꽃의 향기
파륜공의 유교사상이 어린
황포강 다리를 넘어가는 대운하
8자를 좋아하는 중국인
5000년 역사의 대륙
큰 땅덩어리를 에워싼
크고 작은 사건의
개발을 위해 트럭의 행열이
그 것을 대신하듯
삶의 어느 곳을 향한 대행열
상하이의 고층건물을 지난다
추억의 잠긴 너를 향해.
작은 행복일지라도 l
시달리다 영글은
작은 열매로
알알이 맺어
거두는 작은 행복
소중하고 아낄 수 있는
작은 것에 대한
작은 것으로부터 커져가는
충만함
긴 여름 시련 끝에 얻어진 작은 씨앗
고이 간직하는 기쁨이어라.
가을 비
뒤척이는 낙엽 소리
빈 가슴 쓸어
가을비 적시고
우리의 가을을 반시감의 달콤한
눈으로 입으로 마음으로
가득한 풍성
애교있게 매달린 가지에
날아온 까치
깍깍거리는
내 하루가 간다
접을 수 없는 일련에 일
삶은 한편의 드라마시티였을까
촉촉이 내리는 가을비 젖어 흐른다.
비엔나 커피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너의 입김
달콤한 향내음
하얀 생크림 커피향과 어우러
눈으로 입으로 감칠맛
베어드는 머리끝에 희열
사랑을 마시고
추억을 마시고
달콤한 인생을 마시는
한 잔의 차 한 잔에 담긴
따끈한 맛의 향기가 퍼지는 아침
보글보글 끌어오르는 커피처럼
식지 않을 나의 열정
무언에 속삭임
형언 할 수 없는 감미로움
인생을 적시는 초코렛 이었을까?
공간
물빛에 잠긴
송선유와 서호 유람선 떠가는
당현종의 양귀비와
서태후의 절색이 유유히 흐르는
서호강을 따라
한나라 조비연까지
그들이 노닐던 누각의 흔적
예전 동원이 성을 따서 만든 유원
조각 공원 같은 아름다운 괴석으로 둘러싼
흔적의 발길 머물던 곳에
서동파 서벽루
아귀장군의 슬픈 전설
서호강 유람선 따라
서씨의 미색에 물고기들이
물밑으로 숨어 버리고
날던 새들도 떨어지는 서포
뚝방길에 늘어진 수양버들
유구한 역사 속에 안긴 상해.
그대의 그대가 되어
나비처럼
날아와
이슬비
스미듯
온몸으로
흘러드는
가랑비
이슬 젖어
일상이 된
보랏빛
인생
화사한 봄 날
곱게 핀
장미화
피어
꽃이슬
내립니다.
족자 속에
한지에 먹물을 갈아
붓으로 씁니다
옛 명언을 쓰고
담겨진 소중한 시를
잘 갈아진 벼루
붓끝으로 혼을 넣어
작품을 그립니다
신사임당이 어떻고
최치원 시가 어떤 의미에
옛 선인들의 훌륭한 말씀
감춰진 족자에 말아
간직합니다
글 쓰던 손이
혼이 이젠 이름만을 남긴
국보로 남아
우리들의 마음과 교훈을 줍니다
곱게 써 내려간 글자에
오랜 침묵
두루마리 속
깨어나는 아우성.
겨울 바다
아련한 그리움이 가슴을 파고드는
바다 속에 묻힙니다
그리움이 있는 추억을 모래밭에 새겨놓고
쓸려 왔다 밀려가는 파도의 부서지는 물보라
낡은 패선 부둣가에 나딩굴며
출렁이는 바다와 춤을 춥니다
방파제 벽에 부딪혀 신음하는 물거품
무형에 공연을 하면서
물결 속에 묻혀버립니다
바다를 바라보는 갈대의 소리 없는
윙윙대며 서걱거리는 소리
하얀 솜털을 날립니다.
봄을 기다리는 호수
푸르던 잎 단풍으로 곱게
뽀얀 입김 서리는
아침 새벽안개
상큼한 거리
리듬에 맞춰진 발레 음악이나
부드럽고 포근한 모자를 푹 눌러쓰고
세월을 걸어서 긴다
저토록 아름다운 낙엽 밭에
떨어져 누운 빛 고운
양탄자를 밟는 가을만의 낭만
물결마저 맑은 은빛에 흔들리며 파문을 낸다
물빛어린 호수처럼
언제 올지 모르는 빈 벤치 주인 기다려
바람이 스친다
봄을 기다리며.
중턱에 앉아
고갯마루 내려 보이는
완만한 언덕으로 가을빛에
햇살 겨운 한 줄기 바람과
무언으로 달리고 있는 세월을
한 줌도 아닌 한낱 헛되고 헛된
인생의 고갯마루
가슴을 울리는 저 물결 속에
흘러드는 내 마음 적시는 감정의 곡선을
내 앞에 열린 모든 것을 포용하며
넘어가는 중턱에
돌층계에 앉아 턱을 괴고
흐르는 풍경소리 뗑그랑거리는 풀섶
세상 냄새 얼룩진 그림자
훌훌 털어 버리려 너울너울 춤을 춘다
내 마음 갈 곳 모르고
방황하던 안개 머리 풀고 솟아오르는
산등성이 고운 빛 빗살무늬 되어
돌아오는 무지개 꿈을 꾼다.
영혼의 바다
출렁이는 그리움의 바다
가슴에서 영혼처럼 버티고 서서
함께 숨 쉬며 호흡하고
발자국 헤아릴 수 없이
사선을 긋고
이지의 언덕을
말없이 걸어서 간다
도기 안에 담겨진 알 수 없는 형체
그 것은 지닐 수 없는 그리움 같은 향기였어.
겨울 매화
매화가 꽃피는 현대적 감각
가치에 비준을 아름다운 꽃술 켜지던
빛의 발란은 방안으로 파고들고 있었어
찬바람 꽁꽁 언 손을 주머니에 질끈 넣어
거리를 활보하는 멋 적은 방황은 신선함을 찾아
우리의 추억을 당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던 이 순간
작은 습관이나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큰 행복을 지켜보고 있었던 거야
흰 눈 속에 활짝 핀 꽃망울 봉긋한 내면
가장 아름다움을 만끽 하던 순간 그 것은
뛰어난 나의 환상 이었어
누구를 위한 겨울만이 지닐 수 있는 한계였던 것이야
바로 너였던 것을.
차 한 잔의 여유
온몸으로 녹아드는 너의 향
입안 가득한 전율
표현할 수 없는 그 맛
늘 너를 찾아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어
함께하는 시간
행복을 열어 주는 수호신이 되었지
내 마음 촉촉이 적시는 한 잔의 맛은
형언할 수 없는 일상이 되었던 거야
찬바람 불면 온몸으로 퍼지는 따뜻한 너의 열기
늘 곁에 있어 난 행복했던 거야
오늘 너를 마시며
사랑을 마시고
눈물을 마시고
행복을 마시는 이유가 되었던 거야
어제도 오늘처럼.
2006. 11. 19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
눈부시게 반짝이는 햇살
찬바람 불어 떨어지는 낙엽과 같이
흐릿한 빛을 가리고 서서
한 줌의 햇살 얻으려
안간힘 쓰는 나뭇잎을
땅에 뿌릴 즈음
민들레 홀씨 되어 흩어진 날
파란 꽃씨 매달고
훨훨 날아서
행복한 날개를 달고
꿈 찾아 행복 찾아 날아서 가요
저 먼 세상 끝없는 비상의 날개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정처 없는 방황에
구름다리를 건너서 가요.
2006. 11. 19
하얀 갈잎의 사랑
서로 부둥켜안고 고운 노래 부르고 있네
바람 스쳐 쓰러질 듯
서로 의지한 채
단단한 잎 부여 앉고
손잡은 의리에
노을 지는 강바람 맞으며 노래 부르네
내면에 깊이로
강인함 꼿꼿이 서서
아무리 거센 바람이 닥쳐도
저항하지 아니하고 묵묵히 서서
지는 노을 속에
붉게 물들이는 석양
서걱거리며
강물만 바라보네
갈대와 억새와의 불과 분의 관계
살아가는 힘으로
청청한 하늘 아래 수놓고 있었네.
해 저무는 강가에 서서
짙고 푸른 강가에 깃대 세우려
100 년쯤 흘렀을까
늘 그 어떤 변화를 모르는 채
세상을 향한 날개쭉지
펼쳐 보기도 했다
벼랑에 기대선 뿌리를 달고 달라붙은 난이나
소곤대는 갈대의 서걱거리는 울음
세상사 모든 희로애락이 담겨
강물처럼 흘러드는 삶
휘파람 날리며
결린 어깨 부추기는 나무에 기대어
우린 언제나 웃을 수 있는 애기들을
간직한
쓰러진 나무등걸 위로
이름 모를 풀이 솟아오르네.
커 피
입안 가득한 향기
너의 고운 입술에 묻어
혀 안 가득히 커피향 담아
온몸으로 향기를 냅니다
생각의 가지 숨어 있는
삶의 그림자 얼룩처럼
세월 흘러 잊혀졌던 그리움
흰 구름 되어 피어 올리는
달무리 드린 창가에 머무르겠네.
창포가 있는 늪
빛 바렌 단풍잎이 나무에 걸려
안간힘으로 버티어 보지만
무심한 바람 흔들어 놓고 사라지는
넓은 벌판 늪지대
창포대 나풀거리며
꽃피우는 갈대 대궁 치켜들고
검디검은 대에 묻은 속 씨 매달려
항아리 속에 흩어진 지느러미
잊은 날의 표정을 찾아
마른 잎 날려도
꽃이슬 머금은 지난 날
순수한 늪에 앉아 넋두리 늘어놓던
광탄 저수지엔 움푹 패인
물기를 말리며
꽃구름 흐르는 하늘 아래
파아란 비취색 추억을 만들겠지
새 봄이 오는 날까지.
산 불
산에 불이 났어요
온통 붉게 타는 물결 속에
이끌리 듯 끌려드는 감정에 목마름
산토끼 노루 뛰노는 그 곳
골짝을 메운 냇물소리
자연이 주는 신비의 바다
머루 다래 산딸기 농익은 언덕
산등성이 불어닥친 바람 맞으며
저 붉게 태우는 산불을 어찌 하리요
물든 가슴 속에
흘러드는 숨결이
새털구름 사이에 끼어
내려 보는 산하
아~ 저 붉은 황홀감의 세월을.
억새
하얀 솜털 부벼대며
속을 썩여 머리털이 하얗게 바랠 땐
물들어 가는 석양빛
서산마루에 걸뜨리고
속에 거울을 집어넣고
바라보는 면경의 논리
바람에 쓰러지며
이제 쓰러지지 않으려 안간힘 쓰는
님아, 나 건재하다 소리지른다
흰 꽃씨 찬바람에 이슬 말린다
기똥차다, 사는 게
고갯마루 노을이 타는 이유를.
세 월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갈대
거센 바닷바람
막아내며 휘어질 듯 넘어질 듯
휘청거리며 지르는 함성
고된 세파의 언덕을 넘어
파스텔 하늘빛
청청한 구름을 받으며
가을을 노래하네
휘파람 부는 언덕에
뱃고동소리 머언 기적소리
바람이 잠재운 하늘을 담네
싹눈 틔워 적시는 세월을 등지고.
晩山 억새풀
산허리 하얀 솜털 하얀 수염 쓰다듬으며
노을지는 산 넘어
물고기들 노랫소리
정수리 지르는 晩山 물들이는 서걱거림
터오르는 석양빛
하늘마저 붉게 태운
애절한 외침
세월에 강
뭇한 시절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 속으로
불태운 사랑
가슴 한 자락 못 다한 불씨 태우리.
당신을 알게 되어 행복합니다
곱디고운 뺨처럼 발그레한
붉게 피어나는 가슴은
비췻빛 하늘에 내린 맑은 영혼을 지녀
저처럼 아름답게 물들었구나
가을을 사랑하고
푸른 시절 거닐던 골목길에 낙엽이 쌓여
한없는 그리움 속으로
밝고 환한 웃음 띠던 입가엔
부드러운 당신의 느낌
무엇을 봐도 싱그런 햇살에
빛나는 눈동자 세상을 아름답다 하는구나.
장미
누가 삶을 아름다운
보랏빛 향기라 말했는가
언제부터인지 모를 시간의 공간을
더 큰 무게로 왔음을
빗살무늬 햇살에 비친
헝크러진 가지에
농익은 잎의 생
세월이 주는 훈장처럼
버티고 서서
삶을 알가는 듯
인생의 참의미를 담아
보랏빛 향기로 머무네.
커피를 마시다 문득
잔잔한 꽃무늬 찻잔에
문득 당신이 보고 싶어지네
별빛처럼 흐르는 찻잔 위에
뜨거운 입김이 베인
사랑에 의미
달콤하고 부드러운 너의 향기
감미로운 입술에 부딪히는
언어의 속삭임
잿빛 하늘에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함박눈 하얀 송이 상상하는 뜰
흘러간 팝송 리듬에 휩싸여
바람소리 풍경소리
잔잔한 전율에 속삭임이
문득 당신이 보고 싶어지네.
2006. 11. 17
휴 일
노을 속에 해질녘
강가에 나가 노래 부르리
그리움은 손가락 끝마다 저려 오는데
하얀 억새 보드라운 솜털 가까이
숨을 쉰다
긴 하루 어디에서 무엇을 할까
검은 눈동자에 비친 하늘이여
산 두덩이 붉은 노을에
눈시울 붉어지는
조약돌 손에 쥐고
깊은 강 속으로 침잠하는 시간
너와 나의 그리움을 체크하는
심장이 뚜벅뚜벅
살랑이는 바람소리에
하얗던 구름 울먹이네
비 내리는 예감에
경복궁 돌담길을 거닐어 본다
보이지 않는 너의 숨결
희나리 나르던 시절에 넋을
휘파람 별 잠길 때
추억에 길을 한없이 걸어간다.
둥 지
언제부터인지 모른다
가을을 남기고간 자리에
휑한 바람이 지나갔다는 것을
녹음이 우거지고 단풍이든 나무가
낡은 벤치를 가려주던 나무 밑에도
떨어져 쌓인 나뭇잎을 밟으며
초겨울 바람이 스치다
나무에 걸려 베시시 웃고 있다
시간의 아쉽던 날
나누던 언어의 말들이 되살아나는
그 길을 걸어가고 있을 뿐
삶의 어디를 지나고 있을까
겨울은 따뜻한 둥지를 찾아
서성이고 있다
바람소리 들으며 낙엽이 뒹군다.
동 백
바다가 김장에 절여 금빛이 차가운 파도
물고기 지느러미 휘저어 나갈 즈음
젖은 날개 어둠에 감추고
스며드는 밤 수은등 환희 비추고 있었어
달과 그림자 속에 비춘
진홍의 물빛은 커다란 의미
별빛도 다정히 밤하늘을 메꾸고
쏟아지는 속삭임이 천지를 덥고 있었던 거야
아직도 붉게 태우지 못한 선혈의 빛을 간직한
숱한 세월을 연락선 고동소리 흩어진 날
고즈너기 바라보는 짙은 향수였던 것을.
수 선 화
한 송이 비련의 여인 같은
못다 이룬 서글픈 사랑
핏빛사랑과 허망함
비련의 아픔을 간직한
애처로운 사랑을 물에 풀어놓은 잉크빛
바다처럼 푸른 언덕에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은
그대 향한 손짓은
가지에 매달려 구름에 걸쳐
밤을 잊은 눈물방울이
영롱하게 물드는 그대.
갈대는 벌판에 누워 흐느낀다
갈대는 속으로
가만가만 울고 있었다.
가끔 아픈 기억
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날
갈대는 작은 바람에도 흔들린다는 것을
달빛 젖어 별들이 쏟아져 내릴 때도
갈대는 조용히 흔들거리며 울고 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바람인줄 알았는데
그냥이 아닌 마음속엔 언제나 눈물겨운
울먹임이 삶인 줄 몰랐던 것일까
갈대는 지금도 벌판에 누워 흐느끼며 울고 있다.
들 꽃
산모롱이 그림자 드린 그 길가에
찬 서리 히죽이 고개 숙인 풀섶
꽃이슬 묻은 향기
살폿함이 되어 그리움 낳고 있겠지
서늘한 아침 안개
언덕을 향한 행복을
뜨거운 불면의 시간
어이 기다려야 하는 안타까움
동면의 해뜨는 눈꺼풀이 떨린다
차가움 에워싼 안개 속으로
헤메던 날짐슴 울음 되어
연기 피워 올려 까맣게 누워 있다
헤적이는 날개를 달고
강물은 덧없는 세월 속에 천년을 두고 흘러가 듯.
산사에 내려앉은 가을새
오늘도 고운 옷 입혀 바라볼 수 있음에
저 불타는 불빛 속에 잠겨
타오르는 물결의 속삭임
산사의 정적소리 목탁소리
자비의 계단을 밟으며 깊어진 골짜기
외로운 단풍잎에 묻은 향기
한 잎 떨어진 낙엽
매달려 파르르 떨고 있는 아쉬운 상념
그대 그려 눈물나도록
보고프게 흘러나온 그리움
사랑 하나
까칠한 얼굴 등걸처럼 누워
구름 한 점 머물어 쉬어가는
아기자기한 잎새에 일렁이는 바람이 스칩니다
길고 긴 겨울을 지나 봄을 재우며.
늦가을 해안선의 외포리 안개
갈바람 머무는 능선
구름 걸쳐 놓은 나뭇가지에
넘어서는 등마루
하이얀 웃음 솜털에 묻혀
산 그림자 드리는 무지개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불면의 세월을 등지고
낮은 바람소리 귓전에 버걱거리며
이별의 마지막 눈매
가슴엔 태고의 그리움이 흘러
저리도 순수함을 지녀
파도처럼 밀리는 저린 안개가
어찌할 수 없는 세월 따라
아침 햇살겨운 실루엣 되어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능선 너머 불어오는 바람과
여인의 옷자락 팔락이며
쓴웃음 날리며 걸어온다.
강화 외포리 젖은 가슴 속으로
스며드는 젖은 서늘함
작은 바람 초겨울의 가슴 설렌
단풍이 물든 자작나무 떡갈나무
나의 마음 흔드는 망설임
갈잎에 서걱이는 나뭇잎
애처러운 이파리에 남겨진
쓰러지지 않으려 안간힘 쓰는
눈물처럼 매달려 가슴에 울고 있나요
행복하게 살아
우리의 행복을 주는
찬바람이 불면 널 사랑한다
말 할 수 있는 힘이 생길까
외포리 삼식이
동막을 거쳐
해안을 따라 거꾸로 집을 지난다
소금기 절여진 해안선
가장 아름다움을 선사 하는
겨울비 젖어 추적추적 유리창을 부딪쳐
빗줄기타고 흐르는 지나간 추억의 노래가
현실을 아름다운 의미
성향에 의미로 옵니다.
행복에 묻은 향기
지척에 두고도 보고픈 그대
늘 목마름으로 공간을 채웁니다
바람 스쳐 우는 골짝을 넘어
풀내음 가득한 들꽃들의 이야기
들국화 코스모스 바람에 나부끼고
고추잠자리 비행하는 고즈너기
차가운 기온이 살갗에 부딪힘이 있어
언제이던가 속삭이는 강변
영화촬영소 향수 묻은 석양의 불빛
은은한 스크린 머무는 감성의 자동차극장
작은 향기 줄 수 있는 추억의 골목길
가을 들길에 내 가슴 벽을 오르내리는
가을 하나 싣고 떠나는 풀꽃의 노래
창포 잎사귀 마른 대 끄트머리
마른가지 깊은 시름 달래는
늪은 촉촉한 그리움 솟구치는 낙엽을
고이 간직하고 쌓이는 눈을 기다리며, 그대.
서해 바다새
받아들이는 함성
열풍을 만들고
잿빛 하늘겨운 사랑이
포구에 비릿한 갈매기 울음소리
갯벌의 조개들이 뻐꿈대는
바닷물을 당겨
휘늘어진 노송의 우아함
상수리나무 떡갈잎이 터널을 만드는
재두루미 한가함을
길다린 다리 서성이는 한가한 늪의 진흙
창후리 외포리 석모도 가는 길엔
운명처럼 따라가며 끼억거린다
파도는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물결을 일렁인다
잔잔한 파도를 가르며.
스침에 바람
빗금치는 절벽
솔솔 부는 바람결에
터치할 수 없는 운명이
자연의 섭리를
풍화에 의해 뒤바뀌는 자연
백리 흐른 강이
다리쉬는 흰 영혼을
주체할 수 없는 흐름을 지나
구름 사이에 끼어서
수놓은 불꽃같은 입자들이
붉디붉은 알갱이로
하얀 드레스
가장 아름다운 꽃이 되어
구름 한점
흐르는 사랑의 물결
하얀 드레스
눈빛 고운 사랑이
하객의 환호와 격려
출발점에서
지인의 얼굴 얼굴
계절을 초월하는 순간이었어
이제 중년되어 머무는 순간 순간
새로움으로 꽃피우는 한 쌍의 비둘기
고이 키워 사랑으로 이어지리라
먼 훗날 오늘을 기억하는 날이 되리라.
스침에 바람
빗금치는 절벽
솔솔 부는 바람결에
터치할 수 없는 운명이
자연의 섭리를
풍화에 의해 뒤바뀌는 자연
백리 흐른 강이
다리 쉬는 흰 영혼을
주채할 수 없는 흐름을 지나
구름 사이에 끼어서
수놓은 불꽃같은 입자들이
붉디붉은 알갱이로 잊혀져가는 세월 앞에
또 하나의 새로움의 형성
갈밭에 흙냄새 나는
시러운 나무가지에 걸려있네.
밤하늘의 피어난 별
밤하늘 수놓은 별빛
박꽃이 환한 눈빛으로 인사 하는
눈빛 보다 고운
눈웃음치는 달빛 속으로
하이연 등불 밝혀 잔잔히 흐르는
선율의 흐름
날씨의 차가운 밤을 지새는 오늘
귀뚜라미 추위에 떨며
어디론가 멀어지는
불빛을 헤치고
저무는 가을을 부른다.
갈대의 노래
회색 하늘가
잔잔히 흐르는 물빛여울
빗살무늬 곱게 비치면
하얀 깃털 날리며
숨 쉬는 벌판
갈대가 우거진 숲
가로등은 차가운 별이 되어
하얀 겨울을 향해
바람에 일렁이는
가득한 향기
갈대밭에 물새
깊은 상흔 속에
촉촉한 겨울이 깊어져 가네.
들국화 너의 은은함으로
노란 별빛에 속삭이듯 다가와
마음 한 구석 그리움
별빛 스민 달 은은한 늦가을
고개 너머 손짓하는 너
구름 사이 노란 햇살
오색빛 찬란한 나뭇잎 추억
아쉬워 놓지 못하여
향 가득 안고 들판을 갸웃거리나
바람서리 떨리는 이파리
겨울 차면 하얀 눈 속에 묻혀
봄을 기다리겠지 .....
81-160...